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Interval1 바다×친구→BirthDay←Horror scene1
    2022년 05월 11일 16시 50분 3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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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230fu/134/

     

     

     

     무한이 펼쳐진 푸른 하늘. 광대한 에메랄드의 바다. 하얀 백사장에 내리쬐는 뙤약볕.

     백사장에 발을 디디자 따스하고 바스락거리는 감촉의 모래가 발가락 사이를 빠져나오자,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나는 푸른 리본이 돋보이는, 고급진 원피스 수영복을 입었다. 린은 연보라색 민소매+반바지 타입이고, 미미는 오렌지색 가장자리가 귀여운 원피스. 쥬리아는 탱크탑 비키니 타입으로, 정말 움직이기 쉬운 적백 줄무늬.

     

     "좋아! 도자에몬 놀이 하자!"

     "츠구미, 너 말이야."
     "응? 왜 쥬리아쨩."

     

     쥬리아는 내 말에 넌더리가 난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키리오 츠구미의 장기인 '도자에몬'이란, 일단 츠지구치 뿐만이 아닌 카키누마와 오우카도 실신시킨 적이 있는 공포의 기술이다. 널빤지에 달라붙어서 수면에서 빙글 뒤집는다. 널빤지라고 생각했더니 사실 시체였다! 라는 콤보인 것일까. 재미있어 보여서 해보고 싶었는데.

     

     "널빤지는 어떻게 하려고?"

     "아. 맞다, 그렇네."

     쥬리아의 말은 지당하다. 널판지 따윈 어디에도 없다. 기껏해야 깔개뿐인데...... 저건 뒤집기 어려워 보여.

     

     "리, 린쨩, 저 두 사람 말리자~"
     "그래......"

     

     린과 미미가 뭔가 상담을 하고 있다. 당연하게도 다 들리는데..... 아, 맞다. 넷이서 도자에몬 놀이는 어려우니까, 모두 함께 놀 수 있는 걸로 하자.

     

     "저기, 츠구미쨩. 너 헤엄칠 수 있어?"
     "음......"

     키리오 츠구미는 수영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전혀 수영해본 적이 없다. 요령만 파악하면 수영할 수 있지 않을까?

     

     "......수영 가르쳐 줄래? 미미쨩."

     "맡겨줘."

     즉답이었다. 미미는 내 손을 붙잡더니 쑤욱 다가와서 대답해줬다. 그런 우리 사이에, 이번에는 쥬리아가 끼어든다.

     

     "미미, 츠구미, 준비운동이 먼저라고~ 린, 너도."
     "아~ 쥬리아 너 엄마 같아."

     "맞아! 난 어머니도 믿고 맡기는 어른이 될 테니까!"

     가슴을 펴는 쥬리아의 모습에, 나를 포함한 세 명은 얼굴을 마주 보았다. 그건 사츠키 아주머니도 기뻐하겠네.

     고개를 돌려보니, 파라솔이나 비닐 시트의 옆에서 제각기 준비하는 어른들의 모습. 그중에서 사츠키 아주머니만 쥬리아의 모습에 쓴웃음을 짓는 것 같았다.

     

     "린, 츠구미, 쥬리아, 미미. 일단 내가 인솔한다. 준비운동은 제대로 해. 내 눈이 닿지 않는 곳에는 가지 마. 나한테 민폐 끼치지도 말고. 규칙은 이것뿐이다. 지킬 수 있겠나?"

     "네에~!"

     

     우리들의 목소리가 겹친다. 코우는 그 다운 붉은 수영복 팬츠에다가 흰 재킷을 입은 모습이다. 묘하게 그럴듯하다기보다, 멋지다.

     그런 코우의 뒤에서 나타난 레오는, 노란색 수영복 팬츠. 왼쪽 허리에 제대로 묶어놓은 것은 울리지 않는 방울. 그는 우리를 둘러보고는 쓴웃음과 함께 인사를 했다.

     

     "모두들 처음 봐. 나는 레오. 동료로 넣어주면 기쁘겠는데, 어.....때?"

     

     소극적인 그의 말에 내가 수긍하기보다 먼저, 린이 소리 내었다.

     

     "물론 좋아! 글치? 츠구미!"

     "응! 미미쨩하고 쥬리아쨩도 괜찮지?"

     레오의 정체를 눈치챈 린한테, 레오는 츠나기의 연장선상에 불과한 것 같아.

     린과 나의 긍정적인 반응에, 미미와 쥬리아도 받아들여 주는지 조금씩 고개를 끄덕여줬다.

     

     "으, 응. 모두가 좋다면, 좋아."
     "난 좋아!"
     "모두들 고마워."

     레오는 그렇게 미소 지으면서 고마워했다. 레오 자신의 타고난 연기력도 있는 탓이겠지만, 요즘은 예전처럼 소녀 같은 몸짓을 거의 보이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순간만큼은 왠지 중성적이다.

     

     "좋아, 그럼 너희들 준비 운동하고서 놀러 가. 지켜봐 줄 테니까."

     "코우 군은 안 놀아도 괜찮아?"
     "난 나중에 적당히 헤엄칠래."

     흘끗 어른들의 모습을 보는 코우. 대디와 마미가 이쪽으로 오면 교대해서 마음껏 수영한다는 뜻인가 보다.

     

     "고마워, 코우 군."
     "쓸데없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까, 빨랑 가."
     "후후, 네~"

     

     우리들은 쥬리아의 선도로 준비운동을 끝낸 다음 바다에 들어갔다. 젖은 백사장에 서서 파도를 매만지자, 기분 좋은 서늘함이 등줄기를 달린다.

     

     "히익."
     "츠구미쨩, 이거 차갑네."
     "맞아."

     미미한테 고개를 끄덕이고서, 서로 손을 잡고 바다로 걸어간다. 깊게 나아가면 나아갈수록 바다 쪽이 더 따스하다는 감각을 느꼈다.

     

     "츠구미~! 나도, 나도 거기 갈래! 자, 레오도!"

     "으아앗, 리, 린!?"

     

     ...... 그러고 보니, 레오는 린이 자기 정체를 눈치챘다는 걸 모르는구나. 갑자기 친한 거처럼 끌어당겨진 레오는, 린과 함께 넘어졌다. 당황한 네가 달려가자, 린은 입안의 바닷물을 필사적으로 뱉고 있었다.

     

     "퉷, 퉷. 으으, 짜."
     "아아, 정말. 갑자기 달리니 그렇지. 린쨩도 레오도 괜찮아?"

     "응. 당겨서 미안해, 레오."

     "아, 아하하, 괜찮아."

     레오는 깜짝 놀란 모습이었지만, 어떻게든 일어서 준 모양이다.

     이렇게 해변에 서자, 짙은 바닷물 색을 한 레오의 눈동자가 잘 보인다. 그래, 떠올랐다. 이런 색의 바다를 해연이라고 부른다지.

     

     "레오는 헤엄칠 수 있어?"
     "응. 집에 수영장이 있으니까."
     "아~"

     

     시죠 레키의 집이었지. 커다란 스튜디오를 개조한 집. 난 들어가 본 일이 없지만, 내 호위인 마요이는 들어가 봤다던가 아니라던가.

     

     "츠구미는?"
     "아마, 괜찮을 거야."

     그렇게 말하고는 모래에 누워 헤엄쳐본다. 음, 역시 지식으로라도 요령을 알면, 다음은 상상한 대로 몸이 움직일 뿐이니까, 딱히 문제는 없는 모양이야.

     

     "츠구미쨩, 정말로 처음 맞아?"
     "처음인걸? 미미쨩."
     "어딘가에서 또 누구를 곤란하게 만들지 않나, 거, 걱정돼. 역시 내가 붙어야겠어그리고장래에는파트너로서금단의아와와와와와."

     

     미, 미미쨩?

     깡총깡총 뛰면서 따라온 미미가 멋진 수영을 선보여줬지만, 분위기가 조금 무서워.

     

     "츠구미, 츠구미. 쥬리아가 튜브를 갖고 와줬어...... 어, 미미는 왜 그래?"

     "그, 글쎄?"

     오리 무늬의 귀여운 튜브를 장착하고서 수면을 미끄러지듯 이동해 온 린은, 미미의 모습에 약간 의아해했다.

     

     

     "어~이! 모두들! 비치볼도 갖고 왔다고~! 3대3으로 하자!"

     

     

     쥬리아의 기운찬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 목소리에 제정신을 차린 미미와 이쪽을 향해 헤엄치던 레오도 그녀를 바라보았다.

     

     "3대3...... 내가 들어가면 심판이 없어지잖아. 각하."
     "오빠는 너무해. 츠구미랑 같이 놀고 싶다는 생각도 없어?"

     "뭐어?"

     

     나는 린한테 이끌려서 코우의 앞에 섰다.

     

     "자! 귀엽지!?"
     "린쨩, 좀 부끄러워....."

     

     내 몸을 가리키면서 척하고 내뱉는 린.

     

     "그래 그래 귀여워."

     반면 적당히 대답하는 코우.

     왜지. 왠지 조금, 아니 너무 실례 아냐?

     

     "코우 군...... 나 귀엽지 않아?"

     약간의 장난기.

     눈썹을 내리며 슬프게 보이도록 하는 미소를 양념으로.

     

     "윽."

     아주 약간 동요를 보이는 코우의 모습에, 내심 승리포즈. 내 라이벌을 자칭한다면, 대등하게 봐주지 않으면 곤란해.

     

     "네귀여움은외모가아니라연기할때생겨나는거라서어쨌든난안한다고알겠지!"

     "응? 지금 뭐라고?"

     

     작고 빠르게 뭔가를 말하는 코우. 승리의 여운 때문에 전반 부분은 듣지 못했지만, 뭐라고 말했지? 저 모습이라면 가르쳐주지 않을 것 같아.

     

     "흥......그럼 좋아. 스승님도 부를래!"

     "스승님......응? 키리타니 오우카!? 어이 기다려 린, 앗."

     

     코우의 옆을 지나서 어른들한테 달려가는 린. 쫓아갈 수 없었던 코우는 어깨를 떨구고 말았다.

     음~ 코우는 심판을 계속할 생각인가? 하지만 모두 레오와 코우하고 놀고 싶어 할 테니......좋아.

     

     "코우 군."
     "앙? 츠구미냐...... 왜. 또 뭔데?"

     "코우 군은 심판을 할 거야?"
     "맞아. 어린애들이랑 어울릴 수 있겠냐고."

     어린애라. 흐응~

     

     "그럼, 코우 군은 보고만 있어도 돼."

     "그렇게 할 셈인ㅡㅡ"
     "후후, 내 부전승. 맞지?"

     "ㅡㅡ인데, 뭐?"

     내 말에, 코우가 움찔하더니 굳는다.

     

     "하, 하하, 좋아. ......린! 아버지도 데리고 와! 전원 참가다!"
     "엥? 아, 알았어~!"

     

     어른들을 설득하던 린이, 코우의 외침에 고개를 끄덕인다. 전원 참가라니, 대디랑 마미도!?

     

     '좋아...... 불타오른다.'

     

     어떻게 되든 승부는 승부. 자신의 능력을 구사해서 각축전을 벌인다. 왠지 그런 거, 정말 재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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