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Interval1 바다×친구→BirthDay←Horror opening
    2022년 05월 11일 10시 18분 5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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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230fu/133/

     

     ※ 2부 시작이라서 등장인물을 다시 소개하는 느낌이다.


     

     

     청명한 하늘. 푸른 하늘과 흰 구름. 반짝거리며 빛나는 수면이 코앞에 보인다. 나는 좌석에 등을 맡기고는 둥근 창문을 통해 바깥을 바라보고 있다. 설마 이렇게 되어버릴 줄이야.

     

     "츠구미, 츠구미! 갈매기야!"

     "응, 그렇네, 린쨩."
     "츠, 츠구미쨩, 높아서 무서우니 조금만 다가가도 돼?"
     "안전벨트를 풀면 위험해, 미미쨩."

     "츠구미, 사탕 줄게."
     "응 고마워, 쥬리아쨩."

     옆에는 린. 뒤에는 미미와 쥬리아. 앞좌석에는 코우와.......레오라고 이름을 댄 츠나기. 떠들썩한 우리들 때문에 두 사람이 짓는 한숨소리가 들려왔다.

     조금 더 주위의 귀를 기울이면 반대 측 좌석의 대화도 들려온다. 가장 앞의 두 자리에는 린의 어머니인 마호와 마미. 그 뒤의 두 자리에는 쥬리아의 어머니인 사츠키와 오우카. 그 자리가 우리의 옆자리라서 잘 보여서 그런지, 사츠키 아주머니는 시종일관 볼에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리고 그 뒤에는 미미의 어머니인 나츠와 레오의 보호자로서 온 츠바키. 더욱 뒷좌석의 모습은 잘 모르겠지만, 린의 아버지인 카즈마와 미미의 아버지인 테츠, 그리고 대디가 앉아있다.

     

     "린쨩, 몸상태는 괜찮아?"
     "괜찮아! 비행기는 처음이지만, 즐거워!"

     "그래? 다행이다."

     쾌청한 하늘을 뚫고 나아가는, 1대의 자가용 제트기. 염원을 이루어 바다로 가게 된 우리들한테, 대디와 마미는 '소유'하고 있는 무인도에서 1박 2일의 여행을 선물해줬다.

     모두 바쁠 텐데도 며칠 전부터 계획은 짰던 것인지, 아니면 스폰서의 파워인지 이만한 대인원이 참가하게 되었다. 그것 자체는 정말 기쁜 일이지만.

     

     '저기, 츠구미, 보여? 비행기야.'

     '무리.'

     

     눈을 감고 의식을 향한다. 전처럼 가깝지는 않지만, 전보다도 강하게 마주할 수 있게 된 키리오 츠구미. 그녀는 풀이 난 아스팔트의 위에서 담쟁이 의자에 앉은 채 창백한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키리오 츠구미는 비행기가 쥐약이었지. 그녀의 기억을 참조해보면, 언제나 잠에 들도록 의식했던 모양이다. 연기를 위해서라면 비행기의 외부에 달라붙는 일도 상관없겠지만, 사적으로는 어려운 모양이다.

     

     '나는..... 비행기 좋아할지도.'

     

     만일 달라붙는 연기를 한다면, 역시 창문이 좋겠어. 해보고 싶을지도.

     

     "저기 린쨩."

     "응?"
     "창문 바깥에 달라붙으면 재밌지 않을까?"

     "......츠구미, 바깥에 나가면 떨어질 거야."

     왜, 왤까. 린의 눈이 정말 뜨뜻미지근하다.

     

     "어이 레오, 뒤쪽 녀석이 묘한 말을 했다고."

     "츠구미는 가끔 이상해지니까. 그런 면도 귀엽다고 생각해."

     "아니 좀 말리라고."

     으으, 코우 군과 레오까지...... 왜지.

     나는 주변에서 보내는 시선에서 도망치는 것처럼, 좌석에 몸을 깊게 파묻고 얼굴을 숨겼다. 그럴 셈은 없었는데......

     

     『착륙 준비에 들어갑니다. 안전벨트를 확인해주세요』

     

     조종자인 마카베 씨의 안내방송이 흘러나온다. 그에 따라 안전벨트를 확인. 착지의 충격에 대비하자, 생각보다 훨씬 부드럽게, 무인도에 딸린 활주로에 착지했다.

     

     "오오, 대단해. 믿음직할지도."

     오가사와라 제도에서 서쪽. 혼슈와 괌의 정중앙에 있는 위치에 이 무인도가 있다. 듣자 하니 마미의 친가인 소라호시 가문이 소유한 무인도라고 하지만, 졸업선물로 받았다던가.

     

     "츠구미가 다 자라면 네게 줄게."

     "에엥......받아도 처치 곤란한걸, 마미......"

     "괜찮은데. 내 천사의 섬이다. TsugumiAngelLand 라고 이름 붙일까."
     "그, 그럼 부끄러워......대디......"

     

     무인도를 받아도 관리할 수 없어 보여......

     너무 커다란 선물에 몸을 떨면서 무인도에 착륙한다. 섬 중앙에 넓은 평원이 있고, 이곳에 활주로가 설치되어 있다. 평원 가장자리에는 커다란 통나무집이 있어서, 여기에 묵는 모양이다.

     코하루 씨가 솔선해서 안내와 지원을 해주고 있다. 그녀는 남성진과 함께 통나무집으로 짐을 날라주고 있지만.

     

     "코하루 씨, 난 내 화물은 내가 옮길래."
     "츠구미 님......정말 상냥하셔...... 하지만 괜찮아요. 츠구미 님을 돌보는 건 제 보람이니까요."
     "그래? 하지만 무리하지는 말아야 해?"
     "네, 약속할게요."

     약간 미소를 지으며 고하는 코하루 씨한테 수긍하고는,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린다. 기다릴 수 없다는 기색으로 뛰어가는 린. 린한테 질질 끌리듯이 끌려가는 코우. 그런 코우한테 어째선지 끌려가는 레오. 카오스다.

     쥬리아는 모두를 흐뭇하게 바라보면서, 어머니한테 붙어있다. 잊은 물건은 없냐고 확인받는 모습은 발돋움을 하고 있는 것만 같아서 흐뭇하다. 미미는 뭐하나 둘러보니, 나를 향해서 종종걸음으로 다가오고 있다.

     

     "가, 가자, 츠구미쨩!"

     내민 손을 쥐자, 여름의 뙤약볕에 달구어진 손바닥이 정말 따스해서.

     

     "응. 같이 가자, 미미쨩."

     이렇게 손을 맞잡자, 그때의 일이 생각난다. 석양이 지는 학교. 쳐내버린 손. 감정을 폭발시키며 어두운 곳으로 달려간 미미의 모습. 만일 그대로 있었다면 분명 이런 관계는 되지 않았다.

     

     '그때는 힘을 빌려줘서 고마워ㅡㅡ츠구미.'

     

     살짝 눈을 내리깔며 의식 안의 츠구미를 생각한다. 내 생각에 그녀는ㅡㅡ반응하지 않고 창백한 얼굴로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뭔가, 미안?

     

     

     

     

     

     

     

     

     

     

     통나무집이라고 말했지만 다가가서 보니 그 위용이 남다르다. 이거, 산장이나 통나무집의 규모가 아니라 펜션이나 커다란 별장 수준의 건물이다.

     현관에서 신발 채로 들어가고, 집안에서도 신발을 신은 채. 평소에는 대디와 마미가 쓰던 방을, 이번에는 부모끼리의 교류도 겸해서 남녀로 나뉘어 잔다고 한다. 코우와 레오는 둘이서 한 방을 쓰고, 나는 여자애들의 방.

     곧바로 할당된 방으로 들어가자, 입구에서 쥬리아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무심코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음~"
     "쥬리아쨩, 왜 그래?"
     "신발을 신은 채잖아...... 우리 어머니, 잘못해서 신발 벗을지도 모르겠다 싶어서."
     "아~"

     음, 아마 괜찮을 거라고는 생각하지만.

     처음 만났을 때는 상상도 못 할 정도로 쥬리아는 어머니인 사츠키와 서로 화해한 것으로 보인다. 그 저택 옥상의 빗속에서 눈물을 흘리던 쥬리아. 그녀의 당초의 모습에서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친한 모녀 사이'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부딪히고 마주 보며 나눈 말은 분명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츠구미는 내 최고의 친구고, 최강의 라이벌이다!』

     

     왠지 얼굴에 미소가 나올 것 같네.

     

     "바다!"

     "린쨩?"
     "츠구미, 바다에 헤엄치러 가자!"

     

     린은 짐을 좌악 늘어놓더니, 그중에서 수영복을 꺼내 들었다. 우리들의 수영복은 전부 원피스 타입이나 민소매+반바지, 잘해봐야 튜브탑이다. 린의 수영복은 연보라색을 베이스로 한 민소매+반바지 타입으로, 왠지 귀엽다. 

     

     "자자, 먼저 짐 정리! 나는 린을 봐줄 테니 미미는 츠구미를 봐줘."
     "쳇~ 나중에 해도 되잖아."
     "안 돼!"

     

     쥬리아는 그렇게 말하고서 자신의 집을 척척 정리하면서 린의 짐도 봐줬다. 잘 돌보고 참견을 잘하는 쥬리아다운 광경은, 뭔가 기분 좋은 느낌이다.

     

     "츠, 츠구미쨩, 우리들도 짐정리.....하자?"

     "아, 응."

     "후후. 이렇게 둘이서 짐정리를 하고 있으면 신혼부부 같지 않아?"
     "엥, 그런가?"

     "정말, 심술궂기는."

     미미의 어머니인 나츠는 멜로드라마의 간판 배우라고 한다. 그 영향인지, 미미도 때때로 이렇게 어른스러운 말장난을 한다.

     자신의 짐을 정리하고 있자, 방 바깥에서 기척을 느낀다. 코하루 씨를 잘 찾게 된 나는 이제 기척을 찾은 일이 수월해졌지만, 이 기척은.......

     

     "코우 군? 레오?"

     방문을 열고 복도로 고개를 내밀자, 손잡이에 손을 뻗던 코우 군이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

     

     "...... 이제 안 놀란다고."
     "충분히 놀란 반응이야, 코우. 갑자기 찾아와서 미안, 츠구미."

     "아니. 저기 무슨 일이야?"

     벌레씹은 얼굴의 코우 군과 쓴웃음 지으면서도 쾌활한 모습의 레오. 레오의 이번 여행의 목적은 요양을 위함이지만, 일단 명분으로는 오우카 씨가 부른 츠바키의 조카로서 참가하고 있다. 여러 가지 사정이 있어서, 츠나기는 당분간 레오로서 활동해야만 한다. 잘못 부르지 않도록 조심해야겠어.

     

     "준비가 되면 부를 테니 그때까지 방에서 짐 정리를 하라고 아버지가 말했어."

     

     코우가 퉁명스럽게 고하길래, 알았다고 수긍해줬다. 우리는 기운이 넘치지만 대디와 마미는 한숨 돌리는 참일 테니까.

     

     "츠구미와 바다에서 노는 거 기대하고 있어."

     "어이 레오. 너 지금 내 앞에서 여자 꼬시려는 거냐?"

     "난 츠구미뿐인데?"

     "뭐......?"

     정체는 밝히지 않았지만 왠지 사이가 좋아 보여서 안심한다. 츠나기의 첫 친구는 코우였던 모양이니까. 레오도 그걸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분명 아직 힘든 일이 많이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도움이 되었다면 나도 기쁘다.

     

     "오빠! 이제 바다에 가도 돼!?"
     "조금 기다려 린. 아직이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준비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
     "엥~!"

     

     내 뒤에서 고개를 빼꼼 내민 린이 내 등을 끌어 안은 채로 코우한테 항의의 목소리를 낸다. 목덜미의 린의 숨결이 닿아서 조금 간지럽다.

     

     "그럼, 우리도 준비해올 테니까. 가자, 레오."

     "아, 응. 그럼 츠구미, 린, 나중에 보자."

     나란히 걸어가는 두 사람을, 나와 린은 손을 흔들며 배웅한다.

     

     "저기, 츠구미."
     "응? 왜, 린쨩."

     그들을 바라보던 린이, 문득 생각난 것처럼 소리 내었다.

     

     "츠나기쨩, 이름을 바꿨구나."
     "ㅡㅡ으응?"

     "아, 괜찮아. 변장이라는 거지? 말 안 할게."
     "아, 어, 고마워."
     "흐흥."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가슴을 펴는 린. 어라? 말 안 하는 거 맞지?

     

     "저기, 어떻게 알았어?"
     "? 옷을 바꿔도 색깔은 변하지 않잖아?"

     "그랬어???"

     

     잘 모르겠지만, 린은 정말 날카롭다. 생각해보면 처음으로 내게 접근해 준 것도 린이었다. 처음으로 생긴 친구며, 그날의 오디션에서 모든 것을 부딪혀 준 나의 절친.

     어쩌면 오늘 내가 나로서 웃을 수 있는 것도 린의 덕분일지도 모른다. 왠지 그런 식으로 생각된다.

     

     "방에서 기다릴래? 린쨩."
     "응! 그럼 그레프레의 협력 플레이 먼저 하자!"

     "그럼 미미쨩과 쥬리아쨩이 심심해할 거야."

     방으로 돌아가면서 린의 옆모습을 바라본다.

     입으로 말하면 분명 너는 곤란해할 테니 굳이 말하지 않겠지만, 생각은 자유지?

     

     항상 고마워, 린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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