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Theater14・second half 실→계←반=Ignition! ending
    2022년 05월 04일 16시 10분 2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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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230fu/124/

     

     

     

     『후후...... 나는, 행복해ㅡㅡ[ㅡㅡ]』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강렬한 연기였다.

     

     시선유도.

     간격을 두는 방식.

     템포, 호흡, 어조.

     몸놀림과, 손짓 발짓.

     

     힘을 빌려준다고 말했지만, 내가 나한테 해준 일이라고 해봐야 과거를 보여줬던 일뿐. 어느 사이엔가 나의 반신은 자신의 힘만으로 일어서서 남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고독했다.

     교통사고로 죽고서, 어떤 인과인지 암흑을 떠다니고 있었다.

     고독했다.

     암흑 속에서, 나는 꺼질 듯한 생명을 발견했다. 연약한 생명.

     고독하지는, 않았다.

     그 생명을 구할 수가 있다면, 내 일생도 무의미하지는 않다.

     

     

     그런 식으로, 생각했다.

     

     

     의식이 어둠에 녹아들었다가 정신차리고 보니, 츠구미는 나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상태로 눈을 뜨고 만 것에 놀랐다. 본래 상냥하고 자유분방한 아이였는데, 자신감을 잃고 틀어박혀서는, 함께 살아왔던 나와 나란히 걷고 있었다.

     

     '하지만, 츠구미.'

     

     겁많고 자신감이 없지만, 그럼에도 상냥함을 잃지 않았던 소녀.

     츠구미는, 이제 혼자서는 일어나지 못했던 '겁 많고 연약한' 여자애가 아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힘을 가진, 강한 아이.

     

     '그러니, 츠구미. 이 이상 함께 있으면, 나는 너의 족쇄가 되고 말아.'

     

     자기 이외의 인생의 기억. 기억만이라면 몰라도, 연격과 기억은 너를 위해 좋을 게 없어.

     미나코 씨와 맥스웰 씨한테는 미안하지만, 나도 츠구미를 내 딸처럼 생각했던 면도 있다. 그러니, 그러니까.

     

     

     "너는 이제, 괜찮단다. 츠구미."

     

     어둠 속에서, 새하얀 세상으로 눈을 향한다.

     

     

     

     "그러니ㅡㅡ바이바이."

     

     

     눈을 감고 몸을 어둠에 맡기자ㅡㅡ내 몸은, 정말 손쉽게 심연으로 가라앉았다.

     

     

     

     

     

     

     

     

     

     

     

     

     

     

    ――/――

     

     

     

     "왠지, 기운 없네?"

     

     

     얼굴을 들여다보며 거는 말. 린의 걱정하는 목소리에, 나는 무심코 "아무 일도 아냐." 라고 대답했다.

     요정의 상자의 무대인 빈 교실의 대기실. 시간은 이제 막 정오를 지난 참이다.

     

     "정말? 츠구미는 바로 무리해버리니까, 걱정돼."
     "아하하, 미안."

     

     그 질풍노도의 오디션을 끝내고서 3일. 요정의 상자의 촬영을 끝내고 린이 다음 일로 향하기 전, 잠시 둘이서 시간을 때우고 있다. 린은 꽤 날카로우니까, 내가 낙담한 것을 눈치채버린 모양이다. 으으음, 수행 부족.

     어떻게든 표정을 고치고 린한테 고개를 젓자, 그녀는 완전히 납득한 모습은 아니었지만 수긍해주었다.

     

     "츠구미하고 찍는 거, 기대돼."
     "사야의 촬영? 응, 나도 기대돼."

     "함께야."
     "함께네."

     내 합격의 통지는 다음 날에 도달했다. 심사기준 미공표라는 이야기는 있었지만ㅡㅡ관객의 반응을 보면 일목요연하다. 그보다 에마 씨의 메시지 마지막에 언급했던 말이다. 미발표인데도 일목요연이라니 정말 의외다.

     어쨌든 나는 무사히 '사야'의 배우로서 출연할 수 있게 되었다. 그건 물론 기쁜 일이지만......

     

     "그러고 보니 츠구미."
     "왜 그래? 린쨩."
     "바다, 갈 수 있는 거지?"

     

     린의 말에 수긍한다. 오디션도 끝나서 촬영날짜가 확정되자, 자연스레 바다에 가는 날도 결정할 수 있게 되었다. 12일 후인 8월 30일. 린의 생일에 맞춰서 가는 거라서, 생일선물도 골라야겠어.

     하지만 린의 생일 축하는 본인한테는 비밀이다. 서프라이즈다. 브릿지 도약으로 선물을 건네주면 어떨까? 놀래 줄 것 같아.

     

     "바다도 기대되네, 린쨩."
     "응! ㅡㅡ아, 슬슬 가야겠네. 그럼 또 봐, 츠구미!"

     "조심해서 가. 힘내!"

     "응!"

     

     데리러 온 이나호 씨한테 이끌려서 린이 떠나간다. 그러자, 나는 필연적으로 혼자 남고 말아다.

     

     "코하루 씨."
     "예."

     수정. 둘만 남았다.

     척하고 내려선 코하루 씨의 기척에 안심한다. 그녀는 순식간에 내 의도를 파악하고서, 옆에 있어주었다. 왠지 사람이 그리워졌으니까.

     

     "가자."
     "예."

     오늘, 나는 중요한 용건이 있다.

     코하루 씨를 데리고 차량으로 향한다. 부자 3대가 우리 집안에서 일하고 있는, 운전수 마카베 씨. 요즘은 2대인 지로 씨의 모습이 안 보여서, 초대인 하지메 씨나 3대인 미츠키 씨만 운전했었지만, 오늘은 지로 씨가 운전해주는 모양이다.

     업무용 차량에 타서 몇십 분. 어느새 조금 꾸벅거린 모양이었지만, 제대로 머리가 깨어날 수 있는 간격으로 코하루 씨가 깨워주었다.

     

     "자, 츠구미 님."
     "응. 어느 정도나 괜찮았더라?"

     "여유롭게 보면 15분일까요."

     "알았어. 고마워, 코하루 씨."

     다음 스케줄과 균형을 맞추면서 내가 향한 곳은, 어느 교외의 병원이었다. 면회의 예정대로 입원환자용의 안뜰로 들어서자, 벤치에 앉아서 책을 읽는, 금발과 짙은 청색 눈동자의 소년ㅡㅡ츠나기의 모습이 있었다.

     

     "츠나기!"

     "츠구미...... 와줘서 고마워. 옆에 앉아."

     "응!"

     

     츠나기의 옆에 앉자, 그는 내게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학대와 정신적 쇼크 등을 우려해서, 츠나기는 현재 1주일 동안 입원하고 있다.

     

     "어때?"

     "아...... 츠바키 이모를 만났어. 나와 함께 살아준대."
     "정말!? 잘 됐다~"

     

     카자마 츠바키. 츠나기의 어머니인 치즈루의 언니. 시죠 레키가 입원하자마자 츠바키에게 일이 전해진 모양이다. 츠나기도 치즈루를 잘 아는 츠바키를 받아들여서, 가을부터 함께 산다고 한다.

     

     "츠나기는, 이제부터 하고 싶은 일이 있어?"

     

     그래서, 나는 츠나기를 방문했다. 이제, 츠나기는 키리오 츠구미인 척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럼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했으니까.

     

     "있어."
     "정말!? 무슨 일?"

     "나, 배우가 되고 싶어."

     한쪽 눈을 가늘게 뜨고는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는 츠나기. 망설임 없는 그 눈동자와, 강한 어조.

     

     "고집 센 아버지한테 언제까지나 어울려줄 수는 없으니까. 아버지가 깜짝 놀랄 정도의 배우가 되어서, 나를 자식이라고 인정하게 만들고 싶어ㅡㅡ라는 게 하나."

     "하나?"

     "그래. 또 하나는...... 증명하고 싶다고 해야 할까."

     

     볼을 긁적이면서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마음을, 혼탁한 목소리로 얼버무리는 츠나기. 그는 팔짱을 끼고서 고민하고 신음하다가, 이윽고 고개를 끄덕였다.

     

     "되고 싶은 자신이 될 수 있도록. 지금의 자신을 바꾸고 싶은 '누군가'의 등을 떠밀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

     지금까지의 어영부영했던 츠나기는 이제 없다. 올곧은 그를 받아들이기에는, 이 안뜰의 하늘은 너무 좁다. 그 정도로 힘이 담긴 말들이었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 것은, 츠구미 덕택이야. 너는 내가 존경하는 배우지만, 지금은 아직 친구야."
     "지금은 아직?"

     

     고개를 갸웃거리는 나를 감싸는 것처럼, 츠나기가 몸을 돌린다. 그리고 내 머리카락을 한 움큼 건져 올리더니ㅡㅡ입을 맞췄다.

     

     "언젠가 따라잡고 추월해서, 친구 이상이 되어 보일 테니까. 그렇게 되면, 누구보다도 날 제일 많이 봐야 해?"

     "허, 허어."

     "아하하, 뭐야 그게. 대답? 그럼, 그렇다고 칠게!"

     

     무심코 얼빠진 대답을 해버린 날 놓아두고서, 츠나기는 병원 안으로 달려갔다. 그 뒷모습에서 보이는 귀가 새빨갛게 물든 것을 보고, 왠지 나까지 부끄러워졌다.

     뭘까. 어쩌지. 으윽. 누군가한테 상담. 으음...... 마미한테 조금, 물어보자. 여러 가지로.

     

     '하지만, 다행이야.'

     

     그로부터.

     시죠 레키는 입원했다. 레키는 츠나기가 곁에 가도 날뛰거나 폭언을 내뱉지 않고, 어색하게 내치려고 한다는 모양이다.

     나는 레키가 치즈루와의 일을 떠올렸으면 했다. 그와 동시에 츠나기도 되찾고 싶었다. 그 목표는 어떻게든 달성한 모양이지만, 당연히 나 혼자의 힘이 아니다. 줄타기 같았다고 생각하면 마음 안이 삐걱거린다.

     

     

     '레키도 츠나기도 어떻게든 되었어. 아직 사야의 촬영이 걱정이지만, 분명, 괜찮으니까.'

     

     

     가슴속. 손을 덧대며 의식을 심층으로 기울인다.

     

     

     '어째서?'

     

     

     새하얀 공간.

     그곳에는 이제, 어둠이 없다.

     

     

     

     '어디로 가버린 거야? ㅡㅡ츠구미.'

     

     

     

     나의 내부에서, 키리오 츠구미의 존재가 사라졌다.

     

     

     

     

     

     

     마치 정말로 심연에 삼켜진 것처럼.

     

     

     

     

     

     

     

     

     

     

     

     

    ――Let's Move on to the Next The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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