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ater14・second half 실→계←반=Ignition! scene92022년 05월 04일 07시 34분 3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230fu/122/
관객석에는 사쿠라의 모습도 보였다. 손을 흔드는 그녀에게, 츠나기의 연기로 손을 흔들어줬다.
레키와의 오랜만의 연기도 막힘없이 해냈다고 생각한다. 스위치를 전환해버리면, 다음에는 평소대로 몰입하는 연기를 하면 될 뿐이니까.
"역시 대단해, 츠구미. 역시 넌 천재다."
"레키ㅡㅡ나는."
"응? 뭔가 걸리는 거라도 있었나? ㅡㅡ아아. 너는 완벽주의자니까. 보나 마나 또 하고 싶다는 거겠지? 하지만 안심해. 어차피 네 이상의 배우 따윈 없어. 츠지구치한테도 보여주고 싶었지만, 이런 때 감기라니 운도 나쁜 남자로군."레키의 말에 애매하게 수긍했는데, 갑자기 시선을 느꼈다. 무대 가장자리. 어둠의 저편. 서두르는 스탭들 안에서 똑바로 날 바라보는, 백은의 소녀.
"아."
소라호시 츠구미.
그날, 날 알아챘던 단 한 명의 소녀.
"츠나기."
"츠구미, 맞지? 힘내.""응. 그러니까, 보고 있어."
"그, 그래. 물론이야."
강한 어조. 흔들리지 않는 의지가 담긴 대사. 갑자기 사라졌다 나타난 매니저에 깜짝 놀란 덕분에 레키한테 들키지 않았지만, 분명히 나는 지금, 그녀의 눈동자에 넋을 잃었었다.
"자, 츠구미 님. 이쪽에 자리를 마련해놓았습니다."
"어, 어어, 고맙습니다???"
감사를 표하고는 츠구미의 매니저가 권하는 대로 가장 앞좌석에 앉는다. 그러자 옆자리에 있던 코우가 날 맞이해줬다.
"여어, 츠나기."
"응. 오랜만이야, 코우.""나도 있어!"
"아하하, 린도 오랜만."
코우의 옆에서 얼굴을 빼꼼 내미는 린. 그녀한테도 손을 흔들어둔다.
코우는 왠지 안절부절못하며 준비 중인 무대를 보고 있었고, 그 건너편에서는 사쿠라와 미시로 씨가 대화하고 있었다.
"이야, 츠구미쨩은 불쌍하기도 하지. 이거, 그 츠나기의 연기 다음이니 웬만해서는 빛을 못 볼 거라고."
"어머, 미시로 씨는 츠구미쨩을 모르시나요?""[요정의 상자]는 봤었지. 뭐 토키 광고도 대단했고. 앞으로 5년만 지나면 더 제대로 평가되어서 국내외에서 모셔가려고 할걸. 하지만 오늘만은 상황이 안 좋아."
상황이 안 좋다고 말하면 미안한 마음이 든다. 내 탓이겠네, 그거. 츠구미는 괜찮으려나? 왠지 걱정된다.
"후후, 그 아이는 분명 엄청난 짓을 해줄 거예요, 미시로 씨."
"호오?"
"그리고 저도, 약간 '페어'하게 승부하도록 협력해줬으니까요."
"협력? 관객의 배율을 카모하마의 관계자만 있는 구성에서 윈터버드나 우르우 씨의 관계자의 혼성이 되도록 준비한 거? 그것과 관련이 있을까~""출자자를 신경 써야 하는 사람만 있지 않다는 것만으로도, 바뀌는 법이라고요."
음? 아니, 그런 불공평한 구성은 허락할 생각이 없었는데, 내 귀에 들어오기 전에 공평해졌다는 말이려나. 처음 들었다.
"츠나기."
"어, 에? 뭐, 뭐야, 왜 그래? 코우.""시작한다고."
"아, 응."
코우의 말을 듣고 무대를 본다. 벤치 위에 걸터앉은 레키. 나 때와는 다른 태도다. 같은 연기라도 부탁한 걸까? ......그래서는 불리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럼 오늘의 마지막 공연입니다. 그 연기는 그야말로 변화무쌍. 아역배우의 신성, 소라호시 츠구미! 자아, 개막이다!』
에마 씨의 점잔을 뺀 목소리와 동시에, 츠구미가 무대 가장자리에서 나타난다. 먼저 레키의 대사부터 시작되는 이 무대는, 시작 타이밍을 스스로 정하기 어렵다. 사전에 말을 맞췄는지 안 맞췄는지. 첫마디가 나오는 순간을, 나는 마른침을 삼키며 단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부탁해.
너의 마음을, 보여줘.
츠구미.
"또 왔나."
레키의 대사가 나온다.
레키 쪽으로 시선을 주고 돌아왔을 때, 츠구미는 이미 레키의 옆에 있었다.
"어, 어라?"
"츠나기는 보지 못했어? 츠구미가 중심을 바꾸지 않고 이동한 거라고."
미끄러지는 듯한 이동. 기척을 숨길 수는 없으니, 다가오는 것은 알 수 있다. 관객들의 즐거워하는 분위기가 전해진다. 하지만, 이거ㅡㅡ고개 숙인 레키는, 츠구미의 기묘한 이동 방법을 눈치채지 못했다.
이것은, 뭔가의 포석? 뭔가의 복선? 무엇을, 연기하려는 거야? 교대로 대사를 말하는 구조인 이상, 츠구미의 대사가 없으면 다음으로는 안 넘어간다. 다만, 대사를 기다리는 레키는 눈치챘을까.
"왜, 그런 얼굴ㅡㅡ?"
눈썹을 내리리고 어깨를 늘어뜨리며...... 섭섭해하는 미소 짓는, 츠구미의 표정에.
"안 돼?"
다르다. 이다음의 대사는, "음, 안 돼?" 다. 말 바꾸기? 하지만, 그런 것 치고는 위화감이 남는다. 여기서 있고 싶다는 문구도 없다. 하지만 의미는 통한다.
"친구는 없는 거냐? 지인도 아닌 어른 남자하고 있으면, 부모가 걱정한다고."
그리고 어떻게든 대응하려 하는 레키의 말로, 위화감은 형태를 드러냈다. 대본에 충실한 대사를 말하는 것으로, 레키한테서 이끌어낼 말을 조종한다. 아주 약간 눈썹을 들어 올린 레키도 그 점을 눈치챈 모양이다.
"츠구미 녀석, 저질러버렸다."
"오빠도 아나 보네? 응. 역시 츠구미. 대단한 배짱이야."대사를 일부, 통째로 날려버렸다.
츠구미는 레키에게 손을 뻗었다. 하지만 약간 고개를 젓고는, 레키를 다시 보았다.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 걸까? 무엇을, 레키한테 요구하다가 포기한 걸까.
"당신 쪽이 좋아."
대사를 끊고는 레키를 보았다. 레키는 단지 여태까지의 흐름에 충실히, 츠구미에게 시선을 향했다. 책을 덮고는 고개를 향한다. 처음으로 레키가 반응하는 장면에 충실히.
"친구보다도."
츠구미는 갑자기 눈을 약간 부릅뜨더니, 천천히 무대 쪽으로 시선을 향했다. 그에 따라 레키도 무대로 시선을 향하자, 츠구미는 조금 레키한테서 거리를 벌렸다.
사람은 눈으로 보고 있다 해도 의식을 향하지 않으면, 형체를 포착하는 이상으로 의식을 배분하기란 어렵다. 확실히 츠구미의 모습은 시야에 들어왔을 터인데, 그의 시점으로는 츠구미가 레키한테서 한걸음 떨어진 위치로 순간이동한 것이다.
알기 쉬운 시선 이동. 몸의 움직임. 레키와 관객도 휘말리게 한, 시선유도.....!
"가족보다도ㅡㅡ당신이 좋아."
이번에는 눈에 보이는 채로 레키에게 다가가는 츠구미. 우리들 관객들이 보기에는 단지 다가가고 있는 것처럼만 보인다. 하지만 다르다. 머리 높이가 달라지지 않는다. 예측 동작이 없는 움직임은 완급을 잊게 만든다.
레키의 눈으로 본 츠구미는, 어떻게 움직였을까? 그야말로 순간이동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을까?
닭살이 돋는다.
이제 와서야, 겨우 깨달았다.
이 연극은, 우리들이 연기한 것과, 달라!
"그런 짓, 네 가족은, 허락하지 않을 거다!"
본래 '아버지와 어머니'였을 대사를, 츠구미는 '가족'으로 바꿨다. 의미는 변하지 않으니 말 바꾸기의 범위 내일 것이다. 큰 변경을 한 것도 아니다.
레키 또한 그에 맞춰서 가족이라고 말을 바꿨다. 하지만, 그래서 어떻게 하려고? 뭔가 관계가 있어?"
"허락하지 않아도 좋아. 당신이 허락해준다면 그걸로 충분해."
츠구미는 더욱 한걸음 다가갔다. 레키의 얼굴에 양손을 대면서, 부드럽게 미소 짓는다ㅡㅡ하지만, 한줄기 눈물을 흘렸다. 레키의 시선이 흔들렸다. 올리려던 손을 내리더니 되돌리고, 다시 올리려 하는 그의 행동에는, 망설임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알아줘."
한 마디 고하는 대사. 레키의 대사 앞에 말하는 것으로, 다시 순서가 뒤틀린다.
"나는, 당신이 좋아. 가족과도 친구와도 다른걸."
어디로, 어디로 궤도를 수정할까?
미소짓는 그녀에게, 눈물을 흘리는 그녀에게.
"모르겠어."
손을 떨쳐내는 레키의 행동과 완벽히 맞춰서 떨어지는 손. 마치 통과해버린 것처럼.
"모른다. 그래서?"
"나, 나는, 재미없는 남자다. 너 같은ㅡㅡ"
"나 같은 게, 뭔데? 나 다운 게, 뭔데?"
"ㅡㅡ생떼 부리나? 아."
레키는 대사를 고하고 나서야, 츠구미의 대사를 깨달아버린 모양이다. 분노인가, 당혹감인가. 방금 츠구미가 말한 것은, 레키가 말했어야 할 대사다. 이어서 할 말도 빼앗겨서, 레키는 동요하고 있다. 동요, 하고 있는 것이다.
동요할 리가 없는 사람인데.
"그렇구나ㅡㅡ역학관계가 반대구나. 방금 전까지는 '소녀'가 열을 올리고 '남자'가 달래는 남자 주체의 연기였어. 하지만... 츠나기, 알겠어?"
"알겠냐니......? 설마."
"그래. 내몰린 것은 '남자'야. '역할'이 뒤바뀌었어!"
평범한 사람처럼 동요하는 레키.
평범한 남자처럼 당황하는 레키.
레키 또한, 'ㅡㅡㅡ'와 다르지 않은, 단순한ㅡㅡ
"그런 이해할 수 없는 것보다도, 나는 당신이 좋아."
조용히 고하는 대사는, 조용해진 홀에 울렸다. 억양을 제어하는 것으로 '조용함'을 연출한 것뿐이고, 성량은 그대로여서 '조용한데도 잘 울린다' 는 기묘한 감각을 느꼈다.
현실감이 없다.
꿈과 현실의 경계가 흔들거린다.
"불행해, 질 거다."
"그래. 그럼 안 돼?""마음대로 해라."
불행에 대한 긍정.
서로 인정한다는 연출은, 남자가 꺾일 뿐인 대본에는 없었던 연출이다.
되풀이되는 무대. 질릴 만도 할 세 번째에 시작한다는 상황. 그렇기 때문에, 관객은 익숙한 대사의 나열이 뒤섞인 것에 의해 현실감을 잃어버린다.
꿈꾸는 것 같다.
"후후ㅡㅡ오늘은, 응?"
츠구미는 붉은 꽃을 내밀었다. 어디에서? 하고 생각했더니 레키의 등 쪽에서다. 어, 어느 틈에 그런 곳에 숨겨놓았담...... 아, 첫 시선유도 때! 그때 벤치와 레키의 등 사이에 두었던가. 레키도, 눈치챘겠지만 반응할 수 없었다. 대본에 없는 대사를, 다름 아닌 레키가 말할 수는 없었으니까!
"꽃......"
하지만 여태까지의 대화 도중 그 존재를 잊고 있었을까. 갑자기 나타난 것처럼 꺼내 든 꽃에, 레키는 조건반사로 소리 내고 말았다.
"줄게."
"알, 겠다. 알겠다. 받아두마. 이러면 됐지?"
"후후, 고마워."이미 써버리고 만 대사의 일부분. '그래. 그래서?' 라는 파츠를, 레키의 행동을 유도하는 것으로 보충했다. 중복은 하지 않고, 말 바꾸기와 적절한 변경뿐. 규칙에 충실하면서도 반상을 뒤엎는 듯한 행동.
'어디까지, 계산하고 있는 거야......?'
그 결말을, 알고 싶다.
"이제 볼일은 없지? 그럼ㅡㅡ"
"날 상관치 말고 놀러 가는 게 어때? 랄까."
"ㅡㅡ하아. 언젠가, 그게 꿈이라는 걸 알 거다. 눈을 뜰 때까지라면, 여기 있어도 돼."
마치, 레키가 토라지면서 받아들인 것 같다. 그런 레키의 어린애 같은 반응에, 주변에서도 키득거리는 웃음소리가 흘러나온다. 이상해. 이런 광경을 본 적이 있는 듯한, 그런 기분이 들어.
토라진 레키와, 놀리는 ■■■의, 눈부신 나날.
가슴속이 따스해진다. 의식 밑바닥에서 잿더미에 파묻혀있던 숯에, 바람이 불어오는 듯한.
"언젠가는 눈뜰 꿈이라 해도, 꿈꾸는 것도 이루는 것도 자유잖아?"
"눈을 뜨게 놔둘까 보냐."눈은 뜨인다며 츠구미가 긍정하고 말았으니, 레키는 부정하는 쪽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 쫓기는 듯한 상황. 그런데도 레키는 어딘가 포기한 듯한 표정으로ㅡㅡ아니, 다르다. 몰입하고 있다. 레키 또한 이 연극의 등장인물로서 완벽하게 행동하도록 집중하고 있다.
레키가 뻗은 손은, 츠구미와 교차하지 않는다. 확실히 뻗었을 손인데도, 츠구미의 손은 슬며시 빠져나갔다.
"기억할게. 그러니 그때까지, 여기 있고 싶어."
"ㅡㅡ그래."
"후후...... 나는, 행복해ㅡㅡ [ㅡㅡ]"마지막 대사는 뭐라고 했던 걸까. 뭔가를 중얼거린 듯 입을 움직이고서, 레키의 옆을 지나치며 사라졌다. 이제 남은 것은, 새빨간 꽃뿐.
어머니가 좋아했던, 동백나무(츠바키) 꽃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모습.
알고 있다. 알고 있었어, 츠구미. 어머니를 잃었을 때, 확실히 아버지는 저렇게 망연자실히 동백나무 꽃을 움켜쥐고 있었던 것을.
"츠바키, 자, 손수건."
"응ㅡㅡ고마워, 코우."코우는 아버지를 보고 어떻게 생각했을까.
나의 그런 마음이 통한 것은 아니겠지. 다만 모두 품지 못한 감정을 흘려버리고 만 것처럼, 코우는 단지 멍하니 중얼거릴 뿐이었다.
"나이 차가 많은 연애라고 해서, 난 대뜸 츠구미가 어린이로서 연애하나 생각했어. 하지만, 저건 달라. 분명 저 소녀는, 멈춰버린 사람이야."
"멈춰버린, 사람?"
"츠구미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ㅡㅡ'소녀'를 '유령'으로서 연기했었어. 가족이라고 바꾼 것도 그래. 남겨진 가족이라고 깨닫게 해주고 싶었던 거겠지. 단어의 뜻을 강제로 확대시킨 거라고. 흥..... 그렇기 때문에, 내 라이벌이지만."유령?
죽은 사람으로서, 연기했었다.
혹시 츠구미는.
'어머니를, 연기했었다......?'
금이 간다.
아버지는 미친 사람도, 초인도 아니었다. 무서운 괴물도 아니었고, 뭐든 가능한 신도 아니었다. 단순한, 인간이었다. 어머니의 말대로, 단순한, 인간이었다.
"하, 하하. 바보 같아. 좀 더 빨리, 으, 눈치챘다면, 흑, 좋았는데."
손수건을 움켜쥔다. 그다음, 그다음에도, 솟구치는 눈물이 그치지 않는다. 멈춰보려고 하지만, 멈추지를 않는다.
나는ㅡㅡ 나는, 시죠 츠나기다.
사랑하는 어머니와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들의 아들이다.
의식 속, 재 투성이인 마음의 숯이 불타오른다. 츠구미처럼 상냥하고도 강한 불사조가, 내 안에서 첫 울음소리를 내었다.
이제, 헤매지 않아.
나는ㅡㅡ아버지와, 싸울 거야.
내 인생을 시작하기 위해.
어머니의 유지를 이어나가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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