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Theater7 인연×카운트=카운트×앙심 opening
    2022년 04월 01일 03시 47분 5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230fu/43/

     

     

     

     ㅡㅡ서기 2000년 봄.

     

     

     

     목구멍이, 불타버리는 줄 알았다.

     좀처럼 현장으로 오지 않는 그 사람을 걱정해서 확인해보려고 했더니, 스태프가 서둘러 전해온 것은 듣고 싶지 않은 보고였다.

     그 사람이ㅡㅡ츠구미 씨가, 사고를 당했다. 상황은 아직 모른다. 하지만 병원에 운송되고서, 그다음은? 드문드문 끊기는 무선전화기를 스태프한테서 낚아채고는, 병원의 장소만 듣고 우르우 씨의 오토바이 뒷좌석에 달라붙는다.

     

     '싫어, 싫어, 싫어......부탁이야, 제발.'

     

     오토바이를 기울이면서 병원으로 달려가서, 병실의 장소를 묻고ㅡㅡ의사한테서 들은 것은, 가장 듣고 싶지 않은 말이었다.

     

     

     "그, 런."

     

     

     흰 침대에 잠든 것처럼 누운 츠구미 씨의 모습. 볼에 거즈를 두르고, 머리에 붕대가 감겨있다. 치료의 흔적은 있는데, 가슴은 상하로 움직이지 않는다. 이제 불필요하다는 것처럼 전원을 꺼트린 심전도가, 보고 싶지 않은 현실을 들이민다.

     멍하니 서 있는 우르우 씨의 옆을 지나쳐서, 아직 약간의 열기를 띈 츠구미 씨의 손을 감싸 쥐었다. 아직 따스한, 맥박 없는 손을.

     

     

     "거짓말이지? 에, 에이, 그렇게 또, 평소처럼 놀래키려는 거지?"

     

     

     대답은 없다.

     

     

     "츠구미 씨, 츠구미 씨, 촬영 시작한다구요. 자아! 분사체의 연기를!"

     

     

     대답은 없다.

     

     

     "오랜만에 저와 우르우 씨랑 함께 연기한다고, 기뻐했잖아요!"

     

     

     대답은 없다.

     

     

     "나, 나, 나도, 츠구미 씨랑, 여, 연기할 수 있어서, 아."

     

     

     대답은 없다. 

     

     

     "일어나세요, 츠구미 씨, 모두 모였는데, 일어나, 일어나요."

     

     

     대답은 없다.

     

     

     "[놀래켜서 미안]이라고 말 좀 해봐요, 지, 지금이라면 용서할 테니."

     

     

     대답은 없다.

     호흡도 하지 않는 츠구미 씨한테서, 대답이 있을 리가 없는 것을.

     

     

     "싫어, 싫다고, 츠구미 씨, 츠구미 씨, 츠구미 씨!!"

     

     

     츠구미 씨를 흔드는 내 옆에서, 우르우 씨가 츠구미 씨한테 매달렸다.

     

     

     "츠구미...... 왜, 정말로 죽어버린 거야? 넌 호러 여배우잖아? 왜, 왜냐고, 왜 츠구미가 죽어야만 하는데!!! 으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

     

     

     우르우 씨의 통곡. 귀가 아플 정도로 울린다. 매달려서는 흔들었지만, 츠구미 씨는 눈을 뜨지 않는다. 몸을 일으켜서 놀래켜주지 않는다.

     

     

     "싫어, 싫어엇!! 츠구미 씨, 츠구미 씨, 으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앙!!"

     

     

     울면서 연이어 이름을 불러보아도, 일어나서 안아주지 않는다.

     

     

     

     

     

     

     『사쿠라쨩이라고 하는구나? 잘 부탁해』

     『사쿠라쨩은 대단하네! 나도 질 수 없어』

     『같은 연기자인걸. 얕보지 않아. 언제나, 대등』

     『파아! 후후, 놀랐니? 아하하, 미안해』

     『사쿠라쨩과 연기하는 거, 즐거워. 사쿠라쨩은?』

     『무리? 후후ㅡㅡ할 수 있어. 나와 사쿠라쨩이라면, 할 수 있어』

     

     

     

     

     『쓸쓸했겠구나. 아니. 나도 그래. 사쿠라쨩은 대단해. 정말 노력가야』

     『천재? 뭐든지 잘해? 그게 어쨌다고. 그건, 사쿠라쨩의 노력을 부정하는 말이 안 돼. 전부, 사쿠라쨩이 열심히 한 결과니까』

     

     

     

     

     『그러니까, 웃어. ㅡㅡ자, 노력한 사쿠라쨩이니까, 미소가 대단한 거야』

     

     

     

     

     그렇게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주던 츠구미 씨와는, 만날 수 없다.

     

     

     "으아ㅡ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이제, 츠구미 씨는 두 번 다시ㅡㅡ내 이름을 불러주지 않는다.

     

     

     

     

     

    ……………………………………………………………………

     

     

    ………………………………………………………………

     

     

    …………………………………………………………

     

     

    ……………………………………………………

     

     

    ………………………………………………

     

     

    …………………………………………

     

     

    ……………………………………

     

     

    ………………………………

     

     

    …………………………

     

     

    ……………………

     

     

    ………………

     

     

    …………

     

     

    ……

     

     

     

     

     

     

     

     

     

     

     "ㅡㅡ꿈인가."

     

     

     

     

     예정되어 있던 것처럼 눈을 뜬다. 오전 5시 30분. 몸에 새겨진 루틴이, 설정대로 눈을 뜨게 했다. 오늘은 잠이 얕았던 걸까?

     뇌내에 선명하게 새겨진 스케줄을 확인한다. 오늘은 밤에 촬영이 있지만, 그때까지는 자유다. 란과 작전이라도 짜 볼까.

     

     "안녕하세요, 츠구미 씨."

     

     옷을 갈아입고서, 평소처럼 로켓을 연다. 목에 걸어서 언제든 옆에 있는, 츠구미 씨의 사진이다. 아직 어렸던 나에게 볼을 가까이하고는, 미소 지으며 피스 사인을 하고 있는 사진.

     전부다 츠구미 씨와의 추억이다. 이 저택도, 처음 같이 연기했던 '사야'에서 사용했던, 사야의 생가라는 설정의 서양식 저택이다. 철거가 결정되자마자 사들였던, 나의 추억의 장소.

     

     

     이것이 미련이라고 웃는 사람 따윈, 말하게 냅두면 돼. 그날의 나와 츠구미 씨의 추억에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이래봐야, 우르우 씨 이외엔 없으니까.

     

     

     츠구미 씨는 지금쯤 천국에 있겠지. 몇 번이나 뒤를 따를까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항상 츠구미 씨의 말이 날 멈춰 세웠다.

     헐리우드에서 세상 사람들을 떨게 만들겠다. 그 말이, 나의 살아가는 버팀목. 우르우 씨가 없었다면 한참 전에 죽었을 나를 북돋워줬던, 버팀목.

     

     "나는 호러 여배우가 되지 않았지만."

     

     하지만, 만일 츠구미 같은 아이가 세상을 공포의 도가니에 떨어트린다면? 그 행동의 원점으로 츠구미 씨의 이름이 거론된다면? 분명, 세상은 두려워하게 될 것이다. 키리오 츠구미의 왕림에, 부르르 떨게 될 것이다.

     이제 츠구미 씨를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다는 건 알고 있다. 나는, 그 사람과는 다른 길을 가게 될 것이다. 그래도, 결국은 같은 부류다. 나는 나의 방식으로, 츠구미 씨와ㅡㅡ.

     

     

     단지, 그날을 꿈꾸며 살아왔다.

     단지, 그날에 기대어 살아왔다.

     

     

     '이제ㅡㅡ돌아갈 셈은 없어.'

     

     

     단지, 그날에 당도하기 위해.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