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베리사 요새 철수전~실험과 실천~ ――29――
    2022년 03월 25일 01시 54분 3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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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1219gv/29/

     

     

     

     마법이란 무엇이냐는 부분부터 시작해서 제일 처음에 의문으로 생각한 것은 마력회복약의 존재였다. 존재 자체가 이상하다.

     가령 마법사의 마력이 0이 되어도, 크지도 무겁지도 않은 회복약을 쓰면 집단을 괴멸시킬 수 있는 마법을 쓸 수 있을 정도로 회복한다. 게임 안에선 편리했다.

     편리하다고는 해도 마법에 에너지 보존의 법칙 따윌 대입할 수도 없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상하다. 마력회복약에 그만한 마력이 있다면 던지는 편이 파괴력이 더 있어 보인다.

     어쩌면 가솔린처럼 회복약을 다른 연료나 뭔가로 돌려쓴다던가.

     

     거기까지 생각했을 때, 의외로 이게 정답에 가깝지 않을까 번뜩였다. 아니, 결국 마력은 2종류가 있는 게 아닐까.

     

     예를 들면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관계다. 스마트폰의 전력이 없으면 인터넷에 막대한 정보가 있어도 스마트폰으로서는 단순한 상자다. 아니 판인가?

     반대로 말하자면, 스마트폰을 통하지 못하면 인터넷의 정보는 단순한 신호에 불과하다. 신호 그 자체는 써먹을 방도가 없다.

     

     그렇다면. 마력 회복약으로 회복하는 것이 스마트폰의 전력이라고 가정하면, 인터넷의 신호에 해당하는 마력은 스마트폰 전력 쪽인 마력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게 아닐까.

     임시로 인체마력과 자연마력이라고 부르기로 하자. 자연마력은 인체마력을 경유하지 않으면 힘을 못 낸다. 회복약은 인체마력의 회복 정도라면 효과를 발휘한다. 외장형 배터리구나.

     

     스마트폰이 인터넷의 신호를 정보로 변화시키는 것처럼, 인체마력은 자연마력을 화염이나 눈바람 등의 힘으로 변환하는 역할이 아닐까.

     

     자 그렇게 되면, 스마트폰을 좁은 범위에서 대다수가 동시에 쓰면 회선이 혼잡해져서 인터넷 그 자체가 느려지는 상황이 일어나는데, 마력이라면 어떻게 될까?

     마법 발동이라는 다운로드의 속도가 느려질까. 아니면 회선 에러가 발생하는 것처럼 도중에 발동할 수 없게 될까. 이번에는 그걸 확인하는 실험이다.

     

     밀집한 상황을 만들고 여러 마도구를 든 다음, 되는대로 자연마력을 소비시킨다. 소비라고나 할까 낭비일지도 모른다.

     앞서 그 마력 소비 밀집 상태를 만든 다음 마법을 발동시키자, 분명하게 위력이 저하했다. 사이트는 표시되었지만 영상이 표시되지 않는 듯한 상황이라고 생각하면 거의 틀리지 않다.

     다시 말해 마법의 본체인 자연마력은 일정 범위 안에서 한 번에 쓸 수 있는 한계량이 있다는 뜻이다. 어느 지형에서도 그런지, 자연마력의 밀도가 높은 장소가 있나 등은 조사할 필요가 있어 보이지만.

     

     물론 이것에는 단점이 있다. 자기들이 쓰는 마법도 효과가 줄어든다는 점이다. 일정 범위에서 자연마력을 많이 낭비하면 발동도 하지 않게 될지도 모르고.

     하지만 눈에 보이는 이점도 있다. 마법의 다리미보다 공격마법 쪽이 위력이 높은 것은 당연하지만, 공격마법 쪽이 효과가 내려갔다. 마법의 순서가 뒤쪽일수록 영향을 현저히 받는 모양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도구라면 마력이 없는 사람도 쓸 수 있다는 점이다. 마도구의 밀도를 올리거나 마력을 쓸데없이 집어삼키는 도구가 있었다면, 상대의 마법을 방해할 수 있을 터.

     스킬 쪽의 영향도 연구할 필요가 있지만 그건 야외 실험으로 하지 않아도 되겠지.

     

     그렇게 생각했을 때, 이 자연마력 낭비작전이 왕성 습격 이벤트의 돌파구가 되지 않을까 깨달았다.

     습격해오는 놈들이 마법공격형의 상대라면, 이 꼼수는 의외로 유효하지 않을까.

     

     "멋진 발상이다, 체어펠트 자작."

     "정말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샨데르 백작과 포구트 마술사가 다가와서는 칭찬했다. 여기선 자연스레 상대하자.

     

     "감사합니다. 생각보다 잘 돼서 안심했네요."

     "아니 그 발견은 새로운 결과를 가져올 겁니다. 적대국가의 군에 마력을 소비할 뿐인 도구를 던져버리면, 상대의 마법사대의 공격력이 내려가니 말입니다."

     

     포구트 씨, 그러니까 마족과의 싸움이 본격화되기 전인데 먼저 생각나는 게 국가 간 분쟁이라니요.

     

     "마력의 소비량이 크기만 한 마도구를 버릴 필요가 있겠군."

     "예, 시급히 연구를 진언하겠습니다."

     

     어디에 쓸 셈인지 신경은 쓰이지만 그걸 말할 생각은 없다. 오히려 빨리 개발해 줘. 운용만 생각하는 편이 편하다고. 난 개발할 능력이 없으니까.

     

     "그건 그렇고, 여태까지 집단전에서 마술부대의 위력 저하는 화제에 오르지 않았던데요."

     "애초에 검증했던 일도 없었으니까요."

     

     포구트 씨의 말에 납득한다. 그야 그런가.

     

     "일단 실험 결과는 나왔으니, 연습 쪽의 준비도 시작하고 싶은데요."

     "오오, 그랬었지."

     

     이쪽도 이쪽대로 중요하니 잊지 말아 주십쇼 백작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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