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전후처리~배려와 준비~ ――24――
    2022년 03월 22일 22시 33분 0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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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1219gv/24/

     

     

     

     페리. 정확히는 페릭스 아네트. 용사 파티의 척후다. 설정 연령 14세지만 실력은 초일류. 페리가 없으면 공략하지 못하는 덫투성이의 미궁도 있다.

     귀여운 쪽에 가까운 외모지만 캐릭터의 성별은 틀림없이 남자. 이 게임이 20년 늦게 발매되었다면 아마 여자아이였겠지.

     그리고 별로 상관없지만 외모의 디자인은 피터팬의 이미지라고 이거.

     

     그런 생각을 하며 모험가길드의 의자에 다시 앉는다. 물론 페리도 함께다. 할 일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이 녀석이 여기 있는 이상 얼굴을 봐 둬서 절대 손해는 없다.

     

     "잘도 아네, 내 얼굴."

     "자작님은 유명하잖아."

     

     키가 낮은 탓에 어른용 의자에 앉으면 발이 바닥에 닿지 않아서 흔들거리는 페리가 대답한다. 앞에 놓인 것은 술잉도 되지만 주스다.

     참고로 테이블 위에 있는 건과일과 땅콩도 포함해 내가 사는 것.

     

     "그래서, 자작님은 뭘 하려고 그래?"

     "간단히 말하자면 구매가 되려나."

     

     그렇게 말하며 비아스테드 씨한테도 말했던 표면상의 이유를 설명한다.

     

     "오, 이곳저곳의 마을에서 장비류를 막 사들이는구나."

     "막 사들인다는 표현은 좋지 않아."

     "그럼, 독점하기."

     "그건 의미가 다르고."

     

     어디까지 본심인지 모르겠다. 페리는 이런 성격이었지. 농담을 말해도 싫어하지 않게 되는 성격이다. 상대의 품에 파고드는 걸 잘한다.

     

     "재밌어 보여~ 나도 참가하고 싶을지도 모르겠어."

     "왜 의문형이냐."

     "먼 마을에 가는 건 재밌어 보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사러 갈 필요성을 잘 모르겠어."

     

     뭐 그런가. 거기다 마왕 부활의 건은 비밀이니까.

     

     "페리는 뭘 하고 싶은데?"

     

     직접적으로 물어보지만 이런 방식의 물음은 사람이 못 됐다. 주어를 고의적으로 빼고 물어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페리는 곧바로 대답한다.

     

     "없을지도. 재미있으면 좋겠는뎅."

     "...... 어느 의미로 알기 쉽구나."

     

     하지만 이 정도로 알기 어렵고 해답도 없다.

     어느 의미로 가장 성가신 타입이기도 하다. 이런 신입사원 때문에 고생했었다.

     

     "그럼 귀찮겠지만 나름대로 스릴 있는 일거리를 받아볼 테냐?"

     "오, 어떤 거?"

     "방금 전의 상단에 동행하는 측의 척후."

     

     그렇게 말하고서 전날의 마물폭주가 계획된 일이었다는 것과, 다른 지역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 마물의 출현 분포가 바뀔 가능성 등을 설명했다.

     실제로는 가능성이 아니지만 그걸 알고 있는 건 현 단계에서는 나 정도겠지.

     

     "다시 말해 지금까지는 안전한 길도 안전하지 않게 돼. 나오는 마물도 달라지겠지. 그걸 경계하는 일이다."

     "시간도 걸리고 힘들어 보인다~"

     "그 대신 새로운 마을에서 그곳에만 있는 것을 사거나 드문 것도 먹을 수 있다고."

     

     음, 조금 표정이 바뀌었다.

     

     "일당과는 따로 먹을 것의 예산을 더해줄 수 있어."

     "그건 괜찮은 조건일지도."

     "나로서는 상단이 무사히 돌아오기만 하면 되니까. 그 정도의 지출은 아깝지 않다."

     

     이것도 거짓 없는 사실.

     

     "자세한 것은 며칠 뒤에 백작가에서 대면을 위한 친목회를 할 건데, 그때 찾아오면 돼."

     "기분이 내키면."

     "이건 교통비다."

     

     턱 하고 금화와 은화가 든 주머니를 테이블 위에 던진다. 그 소리만으로 내용물을 대략 파악한 페리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아니, 아무리 자작님이라도 이건 너무 쓰는 거 아냐?"

     "난 돈에 그리 여유가 없어. 이름만 귀족이라서."

     

     절반 이상 사실. 내 돈은 백작가에 있는 아버지 것이 대부분. 이번에는 아버지한테서 빚진 것과 같다. 하지만 이건 선행투자가 된다.

     

     "하지만 건네준 이상 페리의 것이다. 어디에 기부해도 뭐라 말 안 해."

     "!"

     

     페리는 분명 고아원 출신이라는 설정이었지. 그리고 게임 안에 그런 그림은 없었지만, 주인공 파티에 참가하는 저 성격이다. 분명 고아원과의 관계는 끊기지 않았다.

     그러고 보면 게임의 맵에는 고아원 같은 건물이 없었구나.

     

     "수육일(狩育日)에 모일 예정이다. 그럼, 또 보자."

     

     이제는 고아원 출신이라고 내가 알고 있다는 점을 페리가 어떻게 판단하느냐다. 어디에서 알았냐고 의심해서 경계당할 가능성도 절반은 있다.

     하지만 이 도박은 걸만한 가치가 높다. 이 이상의 질문을 그만두고 날자만 전달하고 바로 그 자리를 나섰다. 활동자금이 없어졌으니 오늘은 이만해야겠구나.

     

     원래라면 휴일이었을 생탄일은 이렇게 바쁘게 끝났다. 하아. 다음은 창의 훈련만 하고 잠들기로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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