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장 11. 추악
    2022년 02월 19일 21시 12분 2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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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2353gu/14/

     

     

     

     '어떻게 하면...... 어떻게 하면 녀석들을 죽을 정도로 괴롭힐 수 있지?'

     

     추악한 본심이 비춰보이면, 보는 시선은 180도 변화한다.

     

     그리고 조금만 더 라이나스 왕국의 썩은 마음씨를 보고 싶었다.

     쓸데없이 눌러앉아서 안젤리카가 이쪽을 비하하는 모습이라도 볼 수 있다면, 좀 더 좋았는데.

     

     '아아...........하지만, 이제 충분한가.'

     

     그때, 마법진에 삼켜질 때 내뱉었던 말이 안젤리카의 진짜 마음이다.

     눈앞에서 사라질 거라 알고 있어서, 본심을 전부 드러낸 것이었다.

     

     '......그런 사람들을 아무런 의심 없이 믿고 있었다니, 이전의 나는 정말로 바보네.'

     

     안젤리카는 방해꾼이 없어졌다며 기뻐하고 있을 것이다.

     이번에는 방해라기보다는 무시하는 대상이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있어 둔색의 성녀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의 취급인 것이다.

     

     국왕과 커티스, 그리고 재상, 대신......아마 성녀의 속사정을 아는 인물들은, 당황한 듯한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이걸로 속사정을 아는 인물을 어느 정도 구별할 수 있다.

     

     지난번, 그 사람들이 이세계인을 보물처럼 다루었던 것은 희생당하는 성녀에 대한 일말에 배려였던 것일까.

     이렇게 대대로 이세계의 성녀들이 속아왔나 생각하면 열불이 나서 견딜 수 없다.

     

     '......괜찮아, 모두의 몫의 한도 분노도 슬픔도, 모두 갚을 테니까.'

     

     마음이 오만으로 살쪘을 때, 단번에 지면에 패대기친다.

     그곳에 기어가게 해서, 공포로, 절망으로 떨어트리는 거다.

     

     피투성이의 마법진으로 돌아갈 때가 기다려진다.

     

     '그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겠어......'

     

     그 국왕과 커티스, 안젤리카를 이제부터 어떻게 제단에서 끌어내릴지를 생각하던 때였다.

     

     마차가 난폭하게 멈춘다.

     무슨 일인가 하며 경계하고 있자, 무겁다는 듯 허리를 치는 남자의 모습.

     

     아무래도 휴식인 모양이다.

     귀를 기울이고 대화를 들으려 할 때였다.

     

     

     "부탁이니, 소란피우지 말아 주세요."

     

     

     무릎을 굽힌 프라인이, 슬며시 재갈을 풀었다.

     

     

     "사라 님, 배고프신가요...?"

     

     

     작게 고개를 젓자, 프라인은 곤란하다는 듯 눈썹을 모았다.

     그리고 통조림 같은 것을 따고서, 스푼을 들고 입가로 옮겼다.

     

     목을 돌려서 먹기를 거부했다.

     뭔지 모를 것을 입에 넣고 싶지 않은 것도 있지만, 지금은 뭔가 먹을만한 기분이 아니었다.

     

     이세계에 돌아온 때부터, 뱃속이 증오로 들끓고 있어서 공복 따윈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사라 님...... 드시죠."

     

     "..........."

     

     "......사라 님."

     

     "필요 없어..."

     

     

     몇 번이나 사라의 이름을 부르는 프라인을 노려본다.

     프라인은 그 태도에 상처받았을까.

     미안하다는 듯 "죄송합니다..." 라고 말하며, 살짝 눈을 깔았다.

     

     프라인의 상냥함과 배려가, 기분 나쁠 정도로 달라붙는다.

     

     

     "사라, 님......?"

     

     "......."

     

     

     무의식적으로 이를 갈자, 프라인이 송구스럽다는 듯 입을 연다.

     

     

     "... 아무것도 모르는 당신을 이용한 것을 용서해주세요."

     

     

     프라인의 말에 닭살이 확 돋는다.

     눈을 부릅뜨고는 천천히 고개를 되돌리며 프라인을 보았다.

     

     흔들리는 금색 눈동자와 시선이 교차한다.

     진심으로 걱정한다는 느낌이 전해져 온다.

     

     

     그 얼굴을 보고 있자, 아무것도 몰랐던 시절의 자신이 떠오른다.

     그 눈동자가, 이용당한 자신의 어리석음을 비춘다.

     

     이전의 자신이 거울처럼 눈앞에 있다.

     

     마치 교훈 같다.

     상처에 소금을 뿌리자,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아픔을 준다.

     

     

     "푸훗...!! 아하......."

     

     

     하지만, 이렇게 괴롭힘 당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모른다.

     

     

     "..."

     

     "ㅡㅡㅡㅡ아하하핫!!"

     

     

     가장 두려운 것은, 이 마음이 사라지는 일이니까...

     

     

     "어, 어이! 프라인, 성녀님은 미쳐버렸냐!?"

     

     "......."

     

     "프라인...! 어떻게든 해!! 인간의 마을이 가까이 있단 말이다!! 들켜버리겠어!!"

     

     

     프라인이 떨리는 손으로 재갈을 물린다.

     그럼에도 계속 웃었다.

     세 사람은 당황하면서도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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