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신지장 외전(神之章 外伝)】 어느 용사들의 노동
    2022년 01월 01일 20시 25분 3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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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537cm/56/

     

     

     사신전의 2층, 어떤 방 앞에 6명의 남녀가 모여있다.

     남녀가 각각 3명씩인 그 집단은, 어느 의미로는 이 자리에 가장 어울리지 않는 자들이었다.

     

     "저기, 여기가 맞으려나?"

     "그렇네요. 성녀신님의 말씀에 의하면, 여기가 틀림없어요."

     "그건 그렇고, 왜 성녀신님께서는 사신의 신전으로 가라고 했던 걸까."

     "글쎄. 하지만 아크가 성검을 되찾기 위해 필요하다고 하니까, 오지 않을 수도 없어."

     "나도 성창을 되찾아야만 하고."

     "저도 그래요. 성궁이 수중이 없다니, 용사의 자격이 없다고 들어도 어쩔 수 없어요."

     

     모여든 여섯 명은, 성검의 용사 아크의 파티와 성창의 용사 라이오넬, 성궁의 용사 오레인이었다.

     

     "불러도 돌아오지 않다니......도대체 성궁은 어떻게 되어있는 걸까요?"

     "확실히, 평소에는 부르기만 하면 바로 수중에 돌아왔으니까."

     

     불안하게 고하는 오레인에게, 푸른머리 청년 라이오넬이 동조한다.

     

     "분명 괜찮을 거야. 성녀신님께서 이곳에 오면 성검을 되찾을 수 있다고 가르쳐 주셨으니.

     그렇다면, 성검은 무사할 거야."

     "그렇다면 좋겠지만요......"

     "괜찮아. 성검도 성창도 성궁도, 부서지지는 않아."

     

     그런 아크 일행에게, 누군가가 뒤에서 말을 걸었다.

     대뜸 방 안에서 누군가가 나올 거라 생각해서 그쪽으로만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은 깜짝 놀라서 홱 돌아보았다.

     그러자, 그곳에는 장미의 장식이 새겨진 칠흑의 드레스를 몸에 두른 검정머리 소녀가 서 있었다.

     

     그녀의 검은 눈을 본 순간, 아크 일행의 몸에 전율이 일어났다.

     

     "......아, 미안."

     

     최근 주변 사람들이 익숙해진 탓에 알아서 눈을 돌리는 바람에, 자신의 마안을 반쯤 잊고 있었던 소녀는 눈앞에 펼쳐진 도게자 행렬을 보고 무심코 중얼거렸다.

     

     

    ◆◇◆◇◆◇◆◇◆◇◆◇◆◇◆◇◆◇◆

     

     

     시선을 맞추지 않도록 돌리면서 일어나도록 전하고, 자신의 마안의 일을 전한 흑의 소녀ㅡㅡ앙리와 아크 일행이 제대로 대화하게 된 것은, 앙리가 아크 일행의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서 조금 지난 뒤였다.

     

     "그럼, 성검은 지금 네가 갖고 있는 거야!?"

     "성검도!?"

     "성궁도!?"

     

     앙리한테서 성스러운 무기의 행방을 들은 용사들은, 무심코 놀람의 목소리를 내었다.

     

     "부탁해, 돌려줘!"

     "돌려줘도 되지만, 조건이 있어."

     "어이어이, 뭐냐고 조건이라니."

     

     앙리의 말에, 지오가 불만스럽다는 말을 내뱉는다.

     

     "......말해봐, 내가 가능한 일이라면 뭐든지 할게!"

     "......저도요!"

     "어쩔 수 없지, 나도 각오할까. 말해줘."

     

     비장한 표정으로 각오를 굳힌 3명의 용사에게, 앙리는 단 한마디로 성스러운 무기를 돌려줄 조건을 고했다.

     

     

     

     "집 짓는 걸 도와줘."

     "뭐?"

     

     

     잘못 들었나 생각하여 되묻는 6명이었지만, 앙리의 대답은 바뀌지 않았다.

     

     "저기, 다시 말해 목수 일이라는 거지?

     미안하지만 그런 건 해본 일이 없어서, 대단한 일은 못하는데?"

     "본직인 사람도 제대로 고용해놓았어. 힘쓰는 일 같은 간단한 일만 해도 돼."

     "용사가 막노동이라니......"

     "이미지가 조금......"

     "아니, 상관없어! 딱히 나쁜 일이 아니고, 그 정도라면 쉬운 일이야."

     

     프레이와 위디가 난색을 표했지만, 아크는 그걸 뿌리치듯이 승낙을 고했다.

     

     "뭐, 어쩔 수 없지. 힘쓰는 일이라면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으니까."

     "네? 잠깐만, 지오.

     성검을 되찾을 뿐이니까, 일하는 건 나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섭섭한 말 하지 마.

     어찌 되었든 성검을 되찾을 때까지는 이곳에서 움직일 수 없으니, 도와서 빨리 끝내는 쪽이 좋잖아?"

     "뭐, 그렇네.

     힘쓰는 일에서는 나나 비디는 그렇지 도움이 안 될지도 모르지만, 따로 도울 일도 있어 보이니.

     어때, 위디?"

     "물론이에요, 저희들도 돕겠어요!

     아크 님만 일하게 두지 않아요."

     "모두들......"

     

     파티의 끈끈한 유대를 재확인하는 아크 일행의 모습에, 오레인과 라이오넬은 약간 흐뭇한 표정으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앙리는 사람이 추가로 들어오자 내심으로 승리의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뭐, 그렇게 되었다.

     나도 승낙이다."

     "저도요. 이래뵈어도 일단 몸은 좋으니, 힘쓰는 일도 가능해요!"

     "고마워.

     저곳의 방에 건축과 관련된 사람들이 모여 있으니, 뒷일은 그들의 지시를 따라.

     이미 설계도 끝났을 거야."

     "그래, 알았어."

     

     지금 이제야, 이 장소로 지정된 이유를 아크 일행도 이해할 수 있었다.

     앙리가 떠나는 것을 지켜본 아크 일행은, 기합을 넣고 눈앞의 문을 열었다.

     

     

     

     

     

     그리고 닫았다.

     

     

     

     

     

     "어이, 뭐야 방금의 전장은!?"

     

     잠깐 보았던 광경에, 지오가 초조한 말을 뱉는다.

     그렇다, 그곳은 전장이었다.

     방의 중앙에 자리 잡은 저택의 모형을 둘러싼 것처럼 몇 명이 의논을 교환하고 있었고, 주변에는 쓰고 버린 설계도가 산더미처럼 쌓여있었다.

     노성이 오가는 와중에 바삐 뛰어다니는 하인들의 모습에서, 어째선지 자신들의 미래의 모습이라고 느낀 아크 일행의 등골에 전율이 달렸다.

     

     그리고, 그것은 현실의 것이 된다.

     아크 일행이 반사적으로 닫은 문이 홱 열리더니, 안에서 호화로운 사제복을 입은 금발 청년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당신들이 앙리 님꼐서 말씀하셨던 도울 사람들이지요!?

     후후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청년은 단정한 이목구비를 하고 있지만, 그걸 수포로 되돌리려는 듯 눈 주변에 다크서클이 나타나 있다.

     

     "지금, 마침 일손이 부족하던 참입니다!

     자자자, 안으로 들어오시죠!"

     "자, 잠깐만!?"

     "그, 그만둬!"

     "히이!?"

     "노, 농담이 아니야!?"

     "거, 거짓말이지, 어이......"

     "안 돼에에에에ㅡㅡㅡ!?"

     

     이제 와서야 겨우 단순한 건축을 돕는 것으로는 끝나지 않음을 이해한 아크 일행이 서둘러 도망치려 했지만, 그는 그런 불쌍한 제물들의 상태는 상관치 않고 강제로 방 안으로 밀어 넣은 뒤, 문을 닫았다.

     

     

     

     그리고, 앙리가 모르는 곳에서 건축물은 '집'에서 '저택'으로 격상되었고 그만큼 그들의 구속 시간도 길어졌지만, 이미 마차는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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