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지장 외전(神之章 外伝)】어느 주인과 종자의 산책2022년 01월 01일 19시 05분 0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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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단은 그날 아침.
시각은 아침식사 후. 사신전에 계속 머물고 있는 빛의 신 소피아의 앞에 기묘한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그것은 사신 앙리가 요리하는 모습......그건 좋다.
그렇다면 대체 뭐가 기묘하냐면, 앙리가 만든 요리ㅡㅡ아무래도 샌드위치 같은ㅡㅡ을 바구니에 넣고 있다는 점이다.
아침식사는 이미 먹은 후이니, 그녀가 만드는 것은 점심식사일 터. 아침식사는 다 먹은 직후임에도 상관하지 않고 점심식사의 준비를 하고, 그걸 바구니에 넣고 있다.
여기에서 상상할 수 있는 것은......
"저기......앙리? 그런 것을 마련해서, 어디로 나가기라도 할 셈인가요?"
"응, 잠깐 나갔다 올래. 저녁 무렵에는 돌아올 거니까.
점심은 남겨둔 샌드위치를 먹어."
"그건 고맙지만, 대체 어디로 가는 건가요?"
"결정하지 않았어, 산책이니까."
"그런가요."
목적이 있는 외출이 아니라는 앙리의 대답이었지만, 그런 목적 없는 산책도 계속 은둔생활을 하는 것보다는 건전할 거라며 소피아도 납득하였다.
지상의 모든 것을 공포의 구렁텅이에 떨어트리는 사신이 제멋대로 배회하는 것은 민폐를 끼칠 일이지만, 그녀도 자신의 마안과 오오라의 일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니 어떻게든 대처하겠지 하는 것이 소피아의 생각이었다.
그것이 정말 안이한 생각이었다고 그녀가 깨달은 것은, 앙리의 다음 대사를 듣고 나서였다. 그리고, 그때에는 모든 것이 늦어버렸다.
"그럼, 갔다 올게. 브니의 산책."
"......뭐? 자, 잠깐 기다리세요!?"
예상치 못한 말에 경직된 소피아가 자아를 되찾고 불러 세우는 것보다 빨리, 앙리는 샌드위치가 들어간 바구니와 그 옆에 놓아둔 몇 배 크기의 대바구니를 만지면서 전이로 모습을 감추었다.
"산책이라니......당신이 아니라 흑룡 바드닐, 인가요?"
누구도 없는 방에서, 소피아의 중얼거림만이 허무하게 울렸다.
"......그 흑룡을 바깥으로 내보낼 셈인가요?"
아연실색하여 중얼거리는 말에, 대답하는 자는 없었다.
◆◇◆◇◆◇◆◇◆◇◆◇◆◇◆◇◆◇◆
맑게 트인 푸른 하늘을 찢어발기듯이, 전장 20미터의 거구가 날아올랐다.
"그오오오오오ㅡㅡㅡ!!!"
내지른 포효는, 왠지 자유를 기뻐하는 환희의 울음처럼 들린다.
그는 자유룰 구가하면서도, 최고의 탑승감을 주인에게 제공하기 위해 신중히 날아갔다.
그런 흑룡의 배려가 등에 탄 주인에게 닿았냐고 하면, 전혀 아니었다.
"추, 추워......"
흑룡의 등 위에서는, 검은 로브를 입은 소녀가 추위에 떨면서 떨어지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달라붙어 있었다.
"하, 하지 말걸 그랬어......"
이제 와서 산책하러 나온 것을 후회하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다.
"빨리 어딘가의 평원에 도착해야......"
예정으로는, 어딘가 넓은 평원에서 점심을 먹을 셈이다.
그래서, 지금 그녀의 머릿속은 점심식사의 일 따위는 잊어버린 채, 어쨌든 지상으로 내려가고 싶다는 생각만이 가득했다.
그 때문에, 용이 날아가는 밑쪽에서 어떤 소란이 일어나는지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지금 바로 밑에서, 드래곤을 발견한 마을의 주민들이 패닉을 일으키고 있다고는 알 도리가 없었다.
"아......."
불어닥치는 바람 때문에 눈을 뜨는 것도 힘겨운 상태였지만, 좁은 시야 속에 넓은 평원이 보였을 때, 앙리는 신의 구원에 감사했다. 자신이 신족임에도 불구하고.
붙잡고 있는 흑룡의 등을 쳐서, 그에게 내리라는 지시를 내린다.
"저기, 저기로 내려."
"그르"
지능이 낮은 흑룡은 당연히 그녀의 말을 모르지만, 그럼에도 앙리의 의도를 이해했는지 평원에 착륙하기 위해 고도와 속도를 내리기 시작했다.
착지함에 따라 점점 추위와 바람이 사그라든 점에, 앙리는 안도하였다.
그녀가 돌아갈 때도 똑같은 양의 고행을 맛볼 필요가 있음을 깨달은 것은, 샌드위치를 다 먹은 후의 일이었다.
그런데다, 돌아가고 나서는 소피아의 설교라는 다른 고행이 기다리고 있다고는, 이때의 그녀는 예상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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