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후편~신지장(神之章)~】04 : 빛과 어둠
    2021년 12월 24일 23시 39분 0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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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537cm/36/

     

     

     신족이 되어 저주를 극복하여서, 오랫동안 목욕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후우......"

     

     몸에 배어드는 열기에, 무심코 한숨이 새어 나온다.

     

     그렇게 있자, 갑자기 욕조 바깥에 새빨간 로브를 걸친 남자가 갑자기 나타났다.

     연두색의 긴 머리카락을 한 장신의 남자였는데, 얼굴은 단정하지만 왠지 못돼 먹은 듯한 눈매를 하고 있다.

     

     "앙?"

     

     갑작스러운 일에 몸을 숨기는 것도 잊은 채 일어난 내 앞에서, 남자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이윽고 내 존재를 눈치챘다.

     

     "................"

     "................"

     

     당분간 말없이 서로 바라보는 시간이 이어졌지만, 이윽고 남자는 시선을 약간 밑으로 내리고는 코웃음을 치면서 눈을 돌렸다.

     

     

     나는 말없이, 남자를 향해 암흑탄을 쏘았다.

     

     

    ◆◇◆◇◆◇◆◇◆◇◆◇◆◇◆◇◆◇◆

     

     

     지상 5 계층에 급히 회의장과 원탁을 마련하고서, 나는 세 자리 중 하나에 앉았다. 남은 두 자리에는 조금 전 나의 목욕 중에 침입해 온 치한과, 은발의 전신갑을 착용한 금발의 여성이 앉아 있다. 참고로 내 진심 어린 암흑탄을 받아냈음에도 치한은 상처하나 입지 않았다.

     테나가 원탁을 돌면서 나를 포함한 세 명의 앞에다 찻잔을 놓고 갔다.

     

     "고마워, 뒷일은 괜찮으니 물러가.

     그리고, 이 방에는 누구도 다가오게 하지 마."

     "네, 네에! 알겠습니다."

     

     나의 내심 어린 긴장이 말로 나와버렸지만, 테나는 내 지시에 대답하고는 부리나케 방에서 나갔다.

     조금 미안한 짓을 해버리고 말았지만, 내가 긴장하는 것도 상황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설마 [어둠의 신]과 [빛의 신]이 모여서 직접 쳐들어 오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나한테서 왼쪽에 앉아있는 진홍의 민소매 로브를 걸친 장발남은, 어둠의 신 안바르라고 이름을 댔다.

     

     한편 나한테서 오른쪽에 앉아있는 전신갑주를 착용한 여성은, 빛의 신 소피아라고 이름을 댔다.

     어여쁜 금발을 땋은, 20세 정도의 외모를 한 온화한 표정의 여성이었으며, 청순하고 진지한 분위기를 드러내고 있었......지만, 하나 따지고 싶다.

     

     교회에 있었던 여신상과 모습이 너무 다르다, 사기다.

     복장을 바꿔도 된다면, 나도 옷을 갈아입어도 상관없잖아.

     

     솔직히, 나는 양아치 같은 어둠의 신보다, 그녀 쪽이 두렵다. 농담도 통하지 않을 것 같으니.

     그에 비해, 어둠의 신 쪽은 못돼먹어 보이지만 그다지 무섭지 않다.

     그쪽으로 시선을 주자, 그 시선을 눈치챘는지 이쪽을 돌아본다.

     

     "뭘 보는 거냐."

     "치한."

     

     아, 실수. 그만 본심이.

     

     "흥,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

     

     그 빈약한 몸으로, 라는 뜻과 함께 내 가슴 쪽으로 시선을 준다. 반사적으로 손으로 가리고 싶어 졌지만, 여기서 겁먹으면 지는 거라 생각하여, 숨기지 않고 정면으로 노려보았다. 하지만, 역시 신족이라고나 할까 마안의 효과는 거의 없는 모양이어서, 겁먹지 않고 태연하게 날 보고 있다.

     

     "그보다, 애초에 신족이 왜 욕조에 들어가 있는 거냐고."

     "안바르, 그녀는 육체의 속박에서 해방되지 않은 모양이에요.

     몸을 씻을 필요가 있는 것도 당연하겠죠.

     저나 당신처럼 혼만으로 존재하는 자와 같이 생각해서는 아니 됩니다."

     

     빛의 신이 어둠의 신을 탓하는 것처럼 끼어들었다.

     

     "허물도 안 벗은 꼬맹이라는 말이었냐.

     쳇, 성가시기는."

     

     어이없다고 말하는 듯 한숨을 쉬는 어둠의 신.

     

     "뭔가 물어보고 싶은 게 있다면 대답해드리죠.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당신한테도 예비지식을 필요할 테니."

     "뭐 어쩔 수 없지.

     이대로는 대화가 진행되지 않으니까."

     

     빛의 신이 나에게 물어보았다. 그녀가 말하는 '본론'이라는 것도 신경 쓰이지만, 여기선 순순히 의문을 말해보자.

     

     "나와 당신들, 뭐가 달라?"

     "신족이라는 점에는 차이가 없어요.

     다만, 창조신에서 분리된 저나 안바르는 처음부터 신족이었기 때문에, 육체를 갖지 않고 혼만으로 존재합니다.

     그에 반해, 인간족에서 신족이 된 당신은 육체를 가진 채입니다.

     혼이 신족으로 변해서 육체에도 영향은 나타났을 테니, 육체도 인간족 시절과 같은 것은 아니겠지만요."

     "나나 저 엄근진한 여자는 보통 실체를 갖지 않고 의식만 있는 상태로 활동하고 있지. 지금은 이렇게 구현화하고 있지만.

     뭐, 너도 육체가 소멸하면 우리와 마찬가지로 될 거다."

     "뭐, 육체를 가졌다 해도 신족임에는 변함없으니, 힘의 행사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에요."

     "힘의 행사?"

     

     혹시, 신족이 되어버렸을 때 함께 따라온 '관리자(어드미니스트레이션)'으로서의 스킬을 말하는 것일까. 따로 신족이 되어서 얻은 힘에 짐작 가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아마 맞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 그것이 우리가 이번에 일부러 찾아온 '본론'이다."

     

     계속 원탁에 발을 올리고 있던 어둠의 신이, 자세를 바로 하고는 원탁 위에 팔짱을 낀 팔을 올려놓고 몸을 기울인다. 회의장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분위기가 팽팽해졌다.

     

     

     

     "오늘 우리가 여기로 온 것은...... '권능'을 정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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