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56 긴 대화2021년 10월 01일 09시 22분 2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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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타 씨는 갑자기 고개를 숙여 이쪽을 보았다.
가면처럼, 감정이 들어가있지 않은 얼굴이었다.
[너, 카리바라고 했었지]
[................]
난 어느 정도 고민하다가ㅡㅡ어쩔 수 없이,
[응]
하고 짧게 대답했다. 짧게 말한다면 단조로운 말투여도 위화감은 없을 것이다.
여자는 비웃는 것처럼 웃으면서,
[역시 말할 수 있었잖아]
[응]
[하지만 긴 대화는 싫다. 그렇지?]
[응]
[그래.......하나 물어봐도 돼?]
[................]
[너, 여기에 올 때까지 몇 명 죽였어?]
난 잠시 생각하고는,
[여덟]
여자는 후――――하고 긴 한숨을 쉬면서, 그에 관한 대답을 피했다.
[하나 말해도 좋을까. 나도, 사람을 죽였어. 그것도 너보다 많이. 세계가 이렇게 되고 나서, 처음으로 도망쳤던 장소에서]
그런가.
요즘 시대엔 드문 경력도 아닐 텐데.
[내가 처음으로 도망친 곳은, 근처의 100엔 숍이었지. 좁고 답답하고 맛없는 군것질거리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최악의 가게였어]
그 때 내가 머릿속으로 떠올린 것은, 도내에 자주 있는, 빌딩과 빌딩 사이에 가까스로 세워진 작은 편의점이었다. 평상시에도 웬만한 사정이 없으면 가지 않는......
[거기에는 원래 편의점의 점장이었던 남자가 리더를 맡고 있었는데.......이름은ㅡㅡ뭐라고 했더라. 뭐, 상관없어. 어쨌든 우리들은 가게 구석에서 한데 뭉쳐서, 때때로 셔터를 치는 망자들에 떨면서 지냈었지]
[..............]
[처음엔 평화로웠어. 서로를 격려해줬거든. 이렇게 믿을만한 사람도 없다고 생각했었어. 진짜야. 그 때는 아직 누군가를 믿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지금은 약간 이상해졌다는 자각이 있었구나, 이 사람.
[처음에 누가 말을 꺼냈던 건지는 모르겠어. 어쨌든 심심한 시간에는 계속 신에게 기도하자는 말이 나왔어. 불교라던가 그런 쪽의 녀석들은 왠지 완전히 틀려먹었고, 그 가게 안에서는 전부 기독교가 올바르다는 걸로 되었어. 제 5의 종말의 나팔이 울렸기 때문에 세계가 이렇게 되었다고 하며, 악마의 왕이 나타나서 신의 인장이 없는 사람을 덮치고, 공격받은 사람들은 죽는 것도 용서받지 못하고 5개월 동안 괴로워하게 된다고 했어]
호오. 성서에 그런 기록이 있었나.
아버지가 교양을 위해 한권 갖고 있었으니, 나중에 읽어볼까.
[그래서 모두 기독교로 개종했지.......가벼운 마음으로 한 것이지만. 그렇게하는 사이에 망자 이외에도 살아있는 사람도 점점 늘어나서, 가게 안의 피난자는 30명 정도까지 늘어났어]
그냥도 작은 가게에, 그렇게나.
[곧장 우리들 사이에 싸움이 일어났어. 이유는 사소한 것이었지. 코고는 소리가 시끄럽다던가. 이갈이가 불쾌하다던가, 음식을 먹을 때 쩝쩝대는 소리가 난다던가. 결국은 우리들, 서로의 여러가지가 마음에 들지 않게 되었어. 웃을 때 새된 목소리를 내는 점. 농담을 말하면 바보처럼 대답하는 점. 평범한 사람보다 조금 말이 빠르다는 점. 말투가 거칠다는 점......우리들 5일도 지나지 않아서 서로의 나쁜 점을 찾는 것만이 살아가는 즐거움이 되어버렸어]
난 턱을 괴면서, 만일 자기가 그 자리에 있었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생각했다.
[그래서.......어느 날 갑자기였어. 리더였던 남자가, 외친 거야. '무기를 들어, 무기를 들어.....시끄러!' 라고 말야......아무래도 요즘 계속 환청이 들리는 모양이었어]
그건...... 어쩌면 '플레이어' 로 각성할 때 들려오는 아리스의 목소리가 아니었을까.
[그랬더니, 이어서 환청이 들리는 사람이 계속 나타나기 시작했던 거야. '무기를 들어. 적과 싸워' 라고. 그게 계기가 되어, 그는 무기를 들었지.......하지만 그 후의 행동이.......크게 잘못되었어. 그에게 있어서의 '적'은.....우리들을 편의점에 가둬둔 그 망자들이 아니었던 거야. 자신과 마찬가지인 피난민들......약간 마음이 맞지 않을 뿐인 사람들......앗 하는 사이에, 가게 안이 피에 물들었어. 난 좁은 가게 안에서 도망치고 있어서 뭐가 일어나는지 잘 몰랐지만, 어쨌든 마지막까지 무사했던 건 나 뿐이었어. 리더였던 사람도 다른 환청이 들렸던 사람들도 모두 치명상을 입고 쓰러졌지......그 때였어. 내 머리에도 갑자기 들려왔던 거야. 그ㅡㅡ'무기를 들어. 적을 죽여' 라는 말이. 신의 계시처럼]
........
[그래서 난 죽어가는 그들의 몸을 식칼로 찔렀어. 순서대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불을 질렀어. 잘못되어서 망자로 되살아나지 않도록. 그랬더니.......머릿속에 팡파레가 울렸어. 몇 번이나......몇 번이나...........축하합니다.......축하합니다.......당신의 레벨이 올라갔습니다라고.......]
거기서 그녀는 고개를 숙이며 말을 끊었다.
난 단순히 이렇게 생각했다. '그야 머리가 이상해질 법도 해.' 라고.
[거기서부터 앞은 너도 알고 있을 거야.......카리바 고우키. 너도 나와 마찬가지로 신에게 선택되었다면]
그 때였다.
이와타 씨가 주머니에서 신문지에 말린 식칼을 꺼내든 것은.
처음 만났을 때, 우리들을 향해 휘둘렀던 것이다.
[............《불의 3번》과 《불의 1번》을."
그러자, 후욱 하고 그녀가 든 식칼에 화염이 둘러졌다.
일렁이며 빛나는 그것은, 달밤 아래를 선명하게 밝히고 있었다.
[다시 한번 묻는데......너, 날 죽이러 왔지]
[아니]
고개를 옆으로 돌리며 재빨리 대답했다.
[거짓말이지]
[아니]
이렇게 되어버리면, 이것저것 따질 때가 아니다.
어떻게든 설득시켜야.
[........지금은 그렇지 않아도, 이윽고 그렇게 돼]
[왜?]
난 입술을 へ자로 만들며 고우키를 물러서게 했다. 발도는 하지 않는다. 그 순간이 최후의 선을 넘는 거라고 느꼈기 때문에.
['신역에 도달하기' 위해ㅡㅡ우리들에게 주어진 것은, 서로 죽이기 위한 힘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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