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64 최초의 작전
    2021년 07월 10일 12시 04분 4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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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5943db/176/

     

     

     

     "뭐, 편히 있어. 군의 회의에 예의는 필요없으니까."

     

     그런 호쾌한 한마디로 시작된 작전회의.

     

     "왕도에는 라이젤 황태자전하께서 계시다. 그 분은 전쟁에 알맞지 않으니, 그러는 편이 안심이다."

     

     내 위협과 변경백 일가의 진심 토크 때문에 겁먹은 황태자는, 기분이 나빠져서 먼저 돌아간 것이었다.

     

     "황태자전하께서 무사함은 좋은 일입니다. 이런 전선에는 저같은 신하가 있으면 충분합니다.....수왕폐하도 왕도로 돌아가시는 게 어떠신지요?"

     

     내 말에 수긍한 에밀리아 재상이었지만,  수왕폐하는 그런 일은 상관없다는 듯 태연했다.

     

     "무슨 말이야! 수인족의 수장인 수왕이, 전쟁에서 선두에 서지 않다니 말도 안 돼! 전장은 내가 있을 곳이란 말이다!"

     

     "대원수공, 수왕폐하의 일은 그리폰 왕국에 맡기고, 작전의 회의를 진행하지 않겠나."

     "그렇군요. 수인만의 풍습도 있으니, 저희들이 뭐라 말할 수는 없지요."

     

     "예. 그럼, 작전의 보고를."

     

     변경백과 스승의 제안대로다.

     일단, 저 바보는 내버려두자.

     그렇게 생각하며 바라본 요새의 병사가 준비한 지도에는, 적군의 배치와 병력이 빼곡히 기재되어 있었다.

     

     "보시는 대로 우리 군이 6천. 반면 드워프 왕국군은 2만 이상입니다. 요새 덕분에 버티고는 있지만, 솔직히 힘든 상황입니다."

     

     확실히 이곳이라면 3배 이상의 병력도 버틸 수 있어보인다.

     

     "적의 주력은 중장보병입니다. 드워프 왕국이 자랑하는 전신갑과 방패로 무장한 병대인데, 화살의 효과가 듣지 않아 고전하고 있습니다."

     

     "호오. 소문으로 들어본 일이 있었지."

     "금속갑옷입니까. 마법이 나설 차례일까요?"

     "드워프 왕국의 정예부대라......용기사단의 상대로 부족함이 없군."

     

     의욕적으로 보이지만, 스승과 변경백이 나설 곳은 없어보인다.

     

     "변경백과 스승님은 투입시키지 않겠습니다. 엘프의 나라와 교국의 부대를 쓰지 않으면 위험하니까요."

     

     "알버트, 너도 마찬가지다. 네게는 지휘관으로서의 일이 있으니까."

     "큭! 아, 알겠습니다."

     

     ".......나중에, 모의전의 상대를 듬뿍 시켜줄 테니까."

     "예!! 지휘관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하겠습니다!!"

     

     이래서 근육뇌는 다루기 쉽다.

     문제도 해결되었으니, 세밀한 작전을......

     

     "제스트 대공과 모의전......제스트 대공과 모의전......제스트 대공과......"

     

     하지만 이번엔 똥개가 또 한마리 있는 것을 잊고 있었다.

     부럽다는 듯이 바라보면서 중얼거리는 아이돌 차림의 수왕폐하.

     "수왕폐하하고도 모의전울 하겠습니다."

     내가 마지못해 그렇게 말한 것은 10분 후였다.

     

     

     "제스트 대공과의 모의전이 결정되었으니 난 만족이다. 이젠 알아서 조치하라."

     

     경단을 먹으면서 만족스런 표정을 짓는 수왕폐하.

     

     "대원수공, 감정이 있는 것은 알겠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지 않은가?"

     "뭐, 대원수공의 예상대로일 거라 생각하지만 증거는 없군요."

     

     전장의 지도를 가리키는 변경백 일가도 쓴웃음을 짓고 있다.

     어쩔 수 없지......이쪽을 먼저 처리할까.

     

     "적에게는 우리들이 도착한 것이 알려지지 않았겠지. 대원수공의 장기인 전격전이 나설 차례인가?"

     "기습을 거는 역할은 기병인 교국의 성기사단과 대공군일까요? 엘프의 마도병단으로는 기동력이 문제가 되니까요."

     "기동력은 약간 떨어지지만, 둘이 타면 행동가능합니다. 장소를 이동하면서 마법을 난사하여 혼란시키고, 그 후 기병부대를 돌격시키면 귀환장소의 확보가 가능해지니 충분히 작전에 투입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에 발언한 이 녀석은 누구지? 알버트와 외모가 비슷한데.

     

     "그걸 생각하면......이런 작전은 어떨까?"

     

     넷이서 정한 작전.

     그것은 이 세계에서 처음 선보이게 될 작전이었다.

     

     "홀홀홀, 참신한 작전이구먼."

     "이걸 당하는 적군이 불쌍하군요."

     "역시 각하, 훌륭한 작전입니다."

     "제스트 대공은 이런 일도 잘하나보네요."

     

     제각기 칭찬하는 변경백 일가와 에밀리아 재상.

     

     "알아서 조치하라."

     

     팥앙금을 입가에 묻힌 수왕폐하의 말에 의해, 작전이 승낙되는 순간이었다.

     

     

     

     "제군. 이제부터 작전을 발표한다. 제스트 대원수각하께 주목!"

     

     요새의 그리폰 왕국쪽에 결집한 맞선 원정연합군.

     이 명칭에는 이미 익숙해졌다.....카츄아가 명명한 것이다.

     수천 명에 달하는 각국의 정예부대가 주울 정렬해 있었다.

     

     "제군! 각국에서 선발된 정예 제군! 이번 대전의 주역은 귀공들로 정해졌다. 용기사부대는 수성과 정찰을 담당하니 주력이라고는 할 수 없다."

     

     술렁거리는 병사들을 천천히 둘러보며 말한다.

     

     "먼저 이 곳에서 드래곤들의 브레스 일제사격을 한 후, 기병부대의 뒤에 동승하여 모두가 돌격을 한다. 적진은 가로가 넓다. 단번에 최후미까지 뚫고 나간 후에 동승자를 내리고서 기수를 되돌려 다시금 돌격한다."

     

     전군돌격.

     그렇게 들은 병사들의 표정은 미소가 만연하였다......근육뇌들.

     

     "그 반전공격에 맞추어 요새에서도 공격을 감행한다. 마음껏 유린하도록. 깊게 추격하는 것은 금물이다! 신호를 올리면 요새로 바로 되돌아가도록!"

     

     """"오오오오오오오오오!!!"""

     

     "이 전투를 빨리 끝내면, 맞선 볼 시간을 늘려주겠다. 신랑을 원하는 자, 신부를 원하는자.....너희들의 활약에 따라 본국과 협의하겠다. 신분과 출신에 관계없이 상대를 찾아줄 테니 힘써라!!"

     

     """"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신부........드디어 신부를 얻는다!"

     "강한 남편! 나보다 강한 남편!"

     "관계없다니......성별도 어떻게든 해줄거야! 모두, 여기가 힘내야할 때야!"

     

     "문을 열어라! 드래곤들, 상공에서 있는 힘껏 쏴버려라!!"

     

     """"그오오오오오오오오오옹!!""""

     

     기뻐하면서 오랜만의 전력 브레스를 쏘는 도마뱀들.

     후왁~~하는 소리가 땅울림을 내며 울리는 와중에, 나도 거기에 지지 않겠다며 마력강화를 하여 함성을 지른다.

     

     "전군돌격! 드워프들을 짓밟고 와라!!"

     

     요새 위로 이동한 나의 지시로, 일어난 흙먼지 속을 향해 돌격하는 병사들.

     

     "흑기사가 선두를 차지하겠다!"

     "발키리부대의 명예를 걸고 지지 마라!"

     "위스테리아 님을 위해서도 다른 부대에 뒤처지지 마라!"

     

     여기까지는 예정대로였다.

     

     "기, 기다리라는게야! 안되는게야아아아아아아아!"

     "돌아가세요! 아아아아아, 당신들도 따라오세요!"

     

     안색을 바꾸며 소리치는 딸 2명이, 기마에 타서 적진으로 달려들고 있다.

     뭐지? 너희들은 요새 위에서 대기인데.

     

     "하하하하하, 수왕 엘레노아가 여기에 있노라! 덤벼봐라!"

     

     변경백과 스승까지 입을 떠억 벌리는 와중, 그런 대사까지 들려온 것이었다.

     

     "아, 알버트!! 우리들도 가자!!"

     "예! 이쪽의 드래곤을 써주십시오!"

     "소니아! 너도 가라! 난 마법으로 원호하겠다!"

     "알버트, 우리들한테도 드래곤을!"

     

     서둘러 준비하는 우리들에게, 정좌한 에밀리아 재상의 사과하는 목소리가 반복적으로 들려왔다.

     

     "죄송합니다. 화내시는 건 당연합니다. 저도 가능한 일이라면 뭐든 할 테니, 부디 언니를.....언니를......"

     

     울면서 되풀이 말하는 재상.

     

     "그럼 홍차라도 준비해서 기다리고 있으면 됩니다. 그 정도에 불과한 일입니다."

     

     가볍게 우쭐대는 표정으로 드래곤의 등에 타자, 그런 나를 비웃는 것 같은,

     모처럼 폼을 잡은 것이 바보같아지는 일이 일어난 것이었다.

     

     "확보오오오오! 수왕폐하를 확보했다아아!"

     "움직이지 말아주십시오, 수왕폐하. 부러지니까요."

     

     "알겠다, 움직이지 않아. 움직이지 않으니 살살해!!"

     

     전장의 흙먼지가 걷히자, 거대한 흑색 화염의 우리에 갇힌 수왕폐하가 아나스타샤에 의해 팔을 붙잡혀있던 것이었다.

     

     할 일이 없어지고 만 나는 천천히 드래곤에서 내려왔다.

     

     "오늘은 이 정도로 봐주지......"

     "역시 각하이십니다. 스스로 움직이지 않고 해결하시다니......이 알버트, 감탄했습니다!"

     

     알버트의 순수함이 오히려 괴롭다.

     ......다른 의미로, 이젠 돌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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