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31 수인의 나라
    2021년 05월 30일 20시 34분 5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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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9795dx/142/

     

     

     

     우리들은 엘프국의 전이진을 써서 다크엘프의 신전으로 가서, 다크엘프의 장로인 카난과 만났다.

     

     "어서오세요, 렌 님. 오늘은 저희들에게 맡겨주세요."

     

     카난은 나에게 그렇게 말하며 인사를 한 뒤에, 내 뒷쪽으로 눈길을 향했다.

     

     "뭔가요?"

     

     아리스키테라는 카난이 바라보자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고개를 갸웃한 뒤, 미소지었다.

     

     이번엔 하이엘프를 대표하여 아리스키테라와 셰라하미라가 동행을 요청했기 때문에, 마지못해 동행을 허가했던 것이다.

     

     카난은 못마땅한 눈초리로 아리스키테라를 바라보다가, 이쪽으로 얼굴을 향했다.

     

     "수인국에는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집단비상마술로 바래다드려도 괜찮을까요?"

     

     "그래, 부탁한다."

     

     "맡겨주세요."

     

     내가 승낙하자, 카난은 한마디 한 뒤에 무영창의 집단비상마술을 발동시켰다.

     

     키가 큰 나무들의 위까지 올라서 주변을 둘러보니, 엘프국을 찾을 때 목표로 삼았던 산맥이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제일 높은 산꼭대기는 꽤 멀리 보였다.

     

     "뭐야. 엘프의 숲의 오지라고 들었는데, 실제로는 이렇게나 멀리 떨어져 있었네?"

     

     나의 말에, 카난이 입을 열었다,

     

     "숲의 오지이면서 마물도 나오는 지역이라서, 누구에게도 발견되지 않았던 장소입니다."

     

     "수인국은 어디쯤에 있지?"

     

     "수인은 저쪽 주변을 구역으로 삼고 있습니다."

     

     카난은 엘프국과는 반대측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결국, 가란 황국의 북쪽에 엘프국이 있고, 거기에서 동쪽으로 가면 다크엘프의 마을, 수인의 나라라는 순서로 있는 모양이다.

     

     "렌 님, 슬슬 도착합니다."

     

     내가 주변의 경치를 감상하고 있자, 카난이 그렇게 말하며 지상으로 낙하하기 시작했다.

     

     나무의 틈새로 구불구불한 강이 보인다. 아무래도 저 강가에 나라가 있는 모양이다.

     

     강까지 얼마 안 남은 순간, 시야가 갑자기 트이며 수인국다운 광경이 모습을 드러냈다.

     

     수목의 밑에 바짝 달라붙도록 지어진 목제 집들이 강을 따라 늘어서 있었다.

     

     강가와 집 주변에는 머리 위에 동물의 귀를 단 자들이 많이 서 있었는데, 몇 명은 벌써 우리들을 눈치채고서 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런 수인국 주민들을 바라보면서, 우리들은 강가에 착지했다.

     

     "엘프다! 엘프가 왔다!"

     

     "수인 언니와 형도 있어!"

     

     강가에서 놀던 수인족 아이가 천진난만한 목소리로 떠들어댔다.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더니. 강에서 떨어진 집 부근에 서 있던 키 큰 남자가 이쪽으로 걸어왔다.

     

     남자는 험상궂은 표정과 근육질의 몸을 한 거한이었지만, 머리에는 둥글고 귀여운 귀가 달려있었다. 곰 수인인 모양이다.

     

     "....엘프의 나라에서 왔는가? 여기는 수인족의 나라, 미노모토.....의 최남단의 촌락인 류큐다."

     

     남자는 약간의 경계심을 드러내면서도 정중하게 그런 설명을 해주었다.

     

     이거, 엘프국을 떠난 과거의 대행자가 수인국을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 드는데.

     

     난 그런 추측을 하면서, 남자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난 에인헤랴르라는 나라의 왕인, 렌이다. 이쪽의 2명은 엘프국의 왕족인 아리스키테라와 셰라미하라라고 한다. 또 한 명은 다크엘프의 족장, 카난이다. 그리고 내 부하인 라그레이트, 소아라, 로렐이다."

     

     "...난 모르는 나라의 이름이로군. 미안하다. 난 쿠우다이. 엘프 왕족과 족장에 더해, 처음보는 수인들도 거느린 당신은 도대체.....? 단순히 인간족의 왕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데."

     

     그러자 카난이 가슴을 펴면서 한걸음 앞으로 나섰다.

     

     "쿠우타이. 기뻐해라. 우리들 신의 대행자의 종자의 핏줄을 잇는 자로서 기다리던 날이 온 것이다! 이쪽의 렌 님이, 새로운 신의 대행자이시다!"

     

     "저 분이, 정말로 신의 대행자....? 그런가, 그렇겠지. 가장 오랜 시간을 살아온 엘프들이 확신하는 것이니, 신의 대행자인 무언가가 분명 있겠군."

     

     하지만 그 태도에, 카난은 짜증을 내며 쿠우타리를 노려보았다.

     

     "신의 대행자, 렌 님의 어전이다! 어서 고개를 조아리지 못할까!"

     

     "아니, 미안하다. 하지만 정말로 모른단 말이다. 확실히 수인족 중에도 많은 자들은, 먼 옛날의 수인들이 신의 대행자의 종자였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게 지금의 우리들에게 무슨 의미가 있지? 지금의 우리들은 종자가 아니다. 머리를 숙일 이유도 없다고 한다면 없다만?"

     

     "이, 이 무슨 불경한! 수인족은 머리까지 짐승으로 변해버린 건가!? 우리들의 주인에 대한 은혜를 잊어버렸을 줄이야....!"

     

     "자, 스톱. 라그레이트, 구속."

     

     라그레이트에게 순식간에 제압된 카난은 얼굴을 시퍼래져서는 나를 올려다보았지만, 난 그쪽은 보지 않고 쿠우다이에게 고개를 향했다.

     

     "이야, 미안하다. 아무래도 충성심이 과도해서 폭주한 모양이다. 나쁜 녀석은 아니니, 용서해주지 않겠나?"

     

     "아니, 딱히 상관없다. 내 말투가 나빴던 것이겠지. 난 말이 서툴러서....하지만, 거기 소년. 그의 움직임은 내게도 보이지 않았다. 무서울 정도의 실력자로군."

     

     그런 와중에, 셰라하미라가 불안한 표정으로 쿠우다이를 올려다보았다.

     

     "저기, 쿠우다이 씨...수인족은 이제 종자로서의 자부심은 잊고 만 것인가요? 수인족의 왕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이건 단순한 내 의견이다.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귀족이었다고 치고, 네게 귀족의 자부심이 없냐고 물어본다 한들, 지금의 내 삶의 방식이 전부가 아닐까. 어쩌면 다른 자는 그 종자의 자부심이란 것을 갖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로선 모르겠다."

     

     셰라하미라는 슬픈 것처럼 눈을 깔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쿠우다이의 감각이 보통이겠지.

     

     1400년 이상의 세월.

     

     하이엘프에게는 할아버지나 증조할아버지 시절의 이야기.

     

     다크엘프에게는 6대나 7대 전의 이야기일까.

     

     하지만, 수인족이 보기에는 상상도 못할 먼 예전의 이야기다.

     

     내가 보기에는 딱히 무리하게 종자로 삼지 않아도 좋지만, 엘프들이 납득할지가 문제다.

     

     종자의 자손들 끼리 전쟁이라도 일으키지 않는다면 좋겠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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