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7부-08 난무Escalation(3)
    2024년 06월 23일 14시 37분 0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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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해에 한쪽 다리가 끼인 소년과, 그것을 어떻게든 빼내려고 애쓰는 소녀가 있었다.

     두 사람은 그을음에 뒤덮여 눈물을 흘리면서도 서로에게 말을 건네고 있다.

     자신을 버리라고 말하는 소년과, 절대 버리지 않으려는 소녀.

     

     ㅡㅡ포격이 날아와서, 내가 피하면 둘 다 함께 사라져 버린다.

     

     큰일이야! 피할 수 없어! 막을 수 있을까 이거!?

     아니, 뭐든 막을 수 있어, 막지 못하면 죽는 거니까!!

     직격, 당하겠지만! 이제 어쩔 수 없어!

     

    "에이이이이이잇!"

     

     질 수 없다를 외치면서, 츠바이폼의 날개를 앞쪽으로 접어서 방패로 삼는다.

     나까지 꿰뚫려도 불평은 할 수 없지만, 몇 초라도 시간을 벌지 못하면 저 아이들이 죽는다.

     이것이 결정타가 되어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

     

     순간적으로 가드를 펼친 후 몇 초간 침묵이 흘렀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나이트에덴 측에 공격의 조짐조차 없는 것을 확인하고, 뒤쪽으로 힘차게 몸을 돌렸다.

     

    "빨리 도망쳐!"

    "아, 네 ......!"

     

     나는 빛의 날개를 하나만 날려 잔해들을 부숴버렸다.

     자유의 몸이 되자 눈을 깜빡거리는 소년을, 소녀가 이쪽으로 고개를 숙이고서 끌어당긴다.

     

    "...... 왜 공격하지 않았어요?"

     

     두 사람이 이 자리에서 사라진 것을 확인한 나는, 경계를 풀고 나이트에덴에게 물었다.

     그는 묵묵부답이었다. 아마도 포격용으로 집결시켰을 법한 빛의 덩어리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 공격, 할 수 없었던 거죠?"

    "...... 그럴 리가 있겠어. 그냥 기다렸을 뿐이야."

    "아니에요ㅡㅡ절대 아니에요! 나이트에덴, 당신은 전장에 설 마음가짐이 전혀 되어 있지 않아요!"

     

     힘차게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외치면서, 나는 내 시야가 흐려지는 것을 느꼈다.

     왜, 친절한 그대로냐고.

     이런 대학살을 시작한 사람인 주제에, 왜 일관되지 않은 거야.

     

     그럼 네가 아니잖아!

     네 의지가 아니라 다른 결단이 이 사태를 일으킨 거라면!

     그런데도 넌 마치 자기가 대표인 것처럼 나서서는!

     

    "이제 그만해요 나이트에덴 ......! 지금이라도 돌이킬 수 있어요! 저와 함께 이 사태를 수습해요!"

    "............ 뭐?"

    "함께 싸워요, 함께 저항해요!"

     

     더 이상 경계도 없이, 나는 한 발짝씩 그에게 다가갔다.

     

    "당신을 속박하는 것이 있다면 함께 싸우겠어요! 그러니 더 이상 그것에 얽매이지 마세요 ......! 당신은 인간의 선함을 믿고 싸울 수 있는 사람이잖아요......! 그러니 이쪽으로 오세요, 나이트에덴!"

     

     손을 내밀었다.

     똑바로, 진심으로, 이쪽으로 오라면서.

     

     하지만 그 모습을 본 나이트에덴의 표정이 확연히 일그러졌다.

     어금니가 부서질 듯이 이를 악물고, 시선을 흘깃거리더니 이내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런 거 ......! 할 수 있다면! 해도 되었다면 진작에 했어!"

    "......!?"

    "하지만 할 수 없어! 마리안느, 이제 그럴 수 없다고! 나는!"

     

     자신의 가슴을 두드리며, 그는 피를 토하는 듯한 외침을 계속한다.

     

    "이미 시작했다고! 나아가야 할 길은 정해져 버렸다 ......! 너와 싸울 것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 모든 것이 처음부터 정해져 있던 일이잖아!"

     

     불타는 왕도 안에서, 그의 통곡이 폭발음과 누군가의 단말마를 찢고 울려 퍼진다.

     

    "나는 칠성사의 리더고! 너는 금주 보유자의 리더다! 서로 죽으면 된다고 생각했겠지!? 너만 없었으면 좋았을 거라면서! 네가 없었으면 훨씬 편했을 거라면서! 너도, 내가 없었다면 ......!"

     

     자신의 얼굴을 손으로 누르고, 나이트에덴이 남은 한쪽 팔을 휘두른다.

     날아오는 빛의 참격을, 나는 팔을 휘둘러서 격파했다.

     

    "나이트에덴, 당신은......!"

     

     계속, 고통스러워하고 있었구나.

     자신의 사명을 완수한다는, 그 태어난 이유를 짊어지고서.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

     

     설득을 계속하려던 그 순간이었다.

     잔해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놀라서 주위를 둘러보니, 상처 입은 시민들이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대피가 늦을 것은 생각했었지만, 이 정도로 있는 거냐고 ......!

     그들은 혼자이기도 하고, 부부이기도 하고, 친구 사이이기도 하고, 가족이기도 했다.

     하지만 모두들 절망적인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 왜?

     어, 나를, 어째서?

     

    "힘내 ......!"

     

     누군가가 이를 악물고 외쳤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이트에덴의 표정이 얼어붙고, 나는 할 말을 잃었다.

     그러자 다른 시민들도 차례로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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