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3장 300화 이야기의 결말(1)
    2024년 06월 20일 23시 44분 2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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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강종의 규격은 이 세계의 허용량을 초과했다. 물질이 견디지 못했다. 생명이 어울리지 않는다.



    "............"



     저 멀리, 장소를 바꾸고 또 바꾸고, 용과 마왕의 충돌이 일어날 때마다 멀리 떨어진 끝자락 산맥에서 내려다보이는 세계 이상.



     세레스티아가 보는 시야의 모든 것을 불길이 가득 채우고 있었다. 단순한 불꽃이 아닌 형벌의 불. 숲을 태우고, 시간을 초월해 불타고, 멸망할 수 없는 세상에서 맹렬히 타오르고 있었다.



     오늘 신전에 모인 모든 사람이 모였다 해도, 흩뿌려진 잔불의 한 조각만으로 모두 불타버릴 것이다. 그만큼 용의 불은 특별했다.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피부를 태우는 열파 때문에, 검은 갑옷 차림으로 사태의 추이를 지켜본다. 확실한 불안감을 안고 조용히 종결을 기다린다.



    [............ 설마, 용이 이 정도의 존재였을 줄이야 ......]



     숭배하고, 우러러보고, 두려워하고, 떨고 있는 것은 생물이나 마물이나 마찬가지다. 지상에 존재하는 자로서 목소리를 떨며 쥐어짜내던 모리도, 용 앞에서는 진심으로 엎드릴 수밖에 없었다.



     상상을 초월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체온으로도 세상을 파멸로 이끌 수 있는데, 그보다 더한 숨결이 있고, 훨씬 더 초월적인 용벌도 있다.



    [저는 ............ 여기까지 용과 싸우게 한 마왕님이야말로 놀라웠습니다]



     마누아에게 두려운 것은, 인간족인 마왕이 용과 맞서 싸우고 있었다는 것이다. 처음 전쟁이 시작될 때부터 지금까지 몇 번이나 죽임을 당했다고 확신했을까.



     그럼에도 두 사람의 상상을 뛰어넘고, 계속 뒤집었다. 용을 넘어섰다.



     그러나, 용의 징벌을 보고 세 사람은... 확신하게 된다.



    "............"

    [기분은 이해...... 아니 모르겠지만, 저건 받아서는 안 되는 거다. 자신의 육체를 과신한 폐하의 패배로구먼]



     자연현상으로서의 연소를 넘어선 '불'. 불이라는 개념의 시작에 있는 진정한 '불'. 태초의 '불'.

     

     '불'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사건도, 환경도, 저항력도, 경도도 무관하게 태워버리고, 물질 비물질에 국한되지 않고 강제적으로 완전히 소멸시켜 버린다.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화가 나지만 세레스티아도 동감했다.



     용이 펼치는 모든 것이 파멸적이다. 하지만 놀라서 숨을 멈추면서도 마왕은 역시 마왕이었다. 쉽게 받아들이고, 피하고, 뛰어넘었다.



     하지만 용벌만은 받아서는 안 되었다.



    "............"

    [이 이상은 못 보겠구먼. 나는 떠나겠네]



     어쩔 수 없이 빨라지는 심장 박동. 확신에 찬 자신을 배신해 달라며, 세레스티아는 바쁘게 뛰는 심장에 손을 얹고, 지그시 불길의 거대한 형상을 바라보았다.



     모리는 가만히 내버려 두는 것도 뒷맛이 나쁘다며 곁에 서 있지만, 용의 관심을 사면 끝장. 결정된 승부에 등을 돌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오른다.



    "............"



     투구 아래 무표정한 눈동자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세레스티아가 절망했다. 그 고도의 지혜가 크로노의 죽음을 확신하고, 최종적인 답을 내놓는다. 무릎부터 허물어지며, 마왕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만다.



    [...... 왕녀님]

    [............]



     불쌍히 여기는 마누아를 보고, 어색한 듯 해골의 뺨을 긁적이는 몰리. 한없이 영리한 만큼,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셀레스티아.



     하지만 예상외로 사람 못지않은 감정으로 실의에 빠져 있다. 아무 말도 할 수 없고, 걱정하는 목소리도 낼 수 없는 두 인외는 자연스레 침묵을 지켰다.



    "..................ㅡㅡㅡㅡ"




     ㅡㅡㅡㅡ멸망의 불꽃을 극한의 검은 힘이 잠식하기 시작한다.




     '불'의 순간 소각을 능가하는 엄청난 마력을 계속 발산하며, 칠흑이 용벌의 중심을 들어 올린다. 점차 커지며 부풀어 오른다.



     직하의 토대에서 발생한 검은색의 마력이 넘쳐나며, 용화를 밀어 올리고는 완만한 나선형을 그리며 날려버린다.



     중앙 부근의 멸염을, 칠흑의 기둥이 밀어내고야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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