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3장 298화 칠흑의 별(2)
    2024년 06월 20일 13시 09분 0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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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히모스의 목은 날아가 근처 흙 속에 묻혔다. 조용히 묻힌 베히모스는, 이윽고 다가올 복수의 시간까지 잠들기로 결심한다. 단 한 번의 일격이라도 보답하기 위해, 넘치는 생명력을 보존하며 때를 기다렸다.



     그리고 지금, 깨어난다.



    "ㅡㅡㅡㅡ앗!!!"



     눈앞의 산에서 튀어나온 베히모스의 머리. 태고의 생명을 갉아먹고 온 두툼한 송곳니를 드러내며, 마파엘에게 달려든다.



     하지만 그 와중에, 도중에 던져진 크로노가 운 나쁘게도 중후한 아가리를 향해 던져져 버렸다.



    "큭 ......!"



     반응한 베히모스에게 몸통을 물린 크로노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입안에서 뇌천을 관통하듯 주먹을 내밀어 베히모스의 머리를 손쉽게 부숴버렸다.



     터지면서 사라지는 베히모스의 두개골. 남아있는 약간의 윗턱을 던져버리고, 머리 위로 다가오는 용꼬리의 망치에서 물러선다.



     ㅡㅡ대지를 갈라놓는 용의 채찍질.



     베히모스의 원한도 무관심하게 짓밟아 버린다. 꼬리 끝에서 갈라진 틈은 계속 뻗어 나가고, 치유하기 어려운 균열을 대자연에 새긴다.



    "ㅡㅡㅡㅡㅡ"



     그 꼬리를 잡는다.



     느껴지는 악력, 휘두르는 완력, 가해지는 원심력. 그 모든 것이 마파엘에게 경종을 울린다. 귓가에서 격렬하게 울리는 것을 자각한 것은, 던져진 후였다.



     마파엘의 속도를 뛰어넘는 크로노의 용 던지기. 멀리 있는 암벽에 꽂혀서, 안쪽으로 파묻히며 사라져 버린다.



    "............!"



     하지만, 그러나 이것으로 끝날 수 없다는 것을 서로 알고 있다. 촉감과 손의 반응을 통해 이해하고 있다.



     ㅡㅡ폭염을 파열시켜서 터지는 암벽. 불어오는 옥열의 열기. 내부에서 초열을 뿜어내어 휘황찬란히 빛나고, 몸 안에서 더 많은 화염을 번쩍이는 마파엘이 나타났다.



     암벽은 녹아내려 폭포처럼 흘러내리고, 터져 오른 불타는 바위가 무수히 쏟아져 내린다. 땅을 태우고, 불태우고, 초토화시킨다.



     용이 만들어낸 세상의 끝에서, 두 강자가 시선을 주고받는다.



    "............"

    [............]



     불타는 바위 비를 맞으며, 흑안과 용안은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서로를 응시한다.



     대등하게 주고받으며 서로의 힘을 몇 단계씩 끌어올린다. 함께 고조되는 긴장감 사이로, 부딪히는 시선을 방해하듯 불꽃이 일렁였다.



     ㅡㅡㅡㅡㅡㅡ이미 눈앞에 마파엘이 있었다.



     공격을 기다렸다는 듯이, 음속보다도 더 빠른 속도로 비행을 끝내고 있었다. 날갯짓은 네 개의 화염 소용돌이를 남기며 마파엘을 발사했다.



     화염의 열에 의한 폭발 속도는 거리라는 공간을 무너뜨렸고, 향해오는 발톱은 누구도 알 수 없다. 감지되지 않고 절대 단절시킬 뿐이다.



    "ㅡㅡㅡㅡㅡ"



     그러나 아직 닿지 않는다. 이것도 아직 닿지 않는다. 용안은 빈 발톱보다, 옆으로 돌아선 남자의 동향을 살핀다.



     순간적인 움직임에 맞춰 날갯죽지에 손을 갖다 대고ㅡㅡ짓눌렀다.



     지반과 함께 통째로 짓눌러, 압착. 천사의 옷이 파열되고, 부서진 대지가 허공으로 솟구쳐 올랐다. 살의의 증명을 몸소 알려주고, 땅을 부수는 것으로 드러내어 마파엘을 더욱 분발하게 한다.



     날갯짓으로 일어서서, 열을 모으며 자세를 취했다.



    [............]



     주변을 경계하며 시선을 돌렸지만, 그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도망친 것일까. 그렇다면 방금 전의 눈빛과 일치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라지는 기술이나 지각을 방해하는 능력 등을 생각할 수 있고, 타당해 보인다.



    [.................!]



     남자의 기척을 느꼈다. 그것은 머리 위에 있었다. 높이 높이, 구름을 뚫고 나타난 작은 그림자.



    "............"



     하늘에서 떨어진다. 그 손에 엄청난 마력을 모으면서.



     타도 마파엘로 선택한 것은, 마력 방출계의 정답 중 하나. 크로노가 도달한 하나의 해답이었다.



     무리한 수렴, 과도한 회전, 이질적인 가속, 필연적인 팽창. 방출계, 그 극단의 일례. 효율과 파괴력을 중시해 만들어낸 <구슬>의 미래다.



     억지로, 강제로, 힘겹게, 마구 모인 마력이 통한의 외침과 비슷한 고음의 이음을 내뿜으며, 그때를 기다린다.



    "ㅡㅡ줬던 기술이지만, 조금 빌릴게."



     궁극의 폭로. 폭군이 발산하는 파괴의 마력 공격.



     무궁무진하게 모이고, 거칠게 휘두르는 손 안의 검은 알갱이를 눈앞에 있는 천사에게 떨어뜨린다. 칼날처럼 휘두른 손에서, 검은 구슬이 흘러내렸다.



    [당신은 ...... 누구입니까?]

    "나는, 마왕이야."



     한계까지 압축되고서, 난폭하게 소용돌이치는 내부에서 팽창을 시작한다. 미친 듯이 피어나는 <구슬>. 급가속하고, 거대화되어 추락한다. 암흑의 거성이 마파엘을 향해 추락한다.



    [ㅡㅡㅡㅡ!!!]



     천사의 '옷'이 없는 몸에, 어두운 파괴는 가차 없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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