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장 273화 마오베릭, 출격2024년 06월 14일 07시 20분 0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마검 발드발이 용염을 찢어발기고, 용의 피를 흩뿌려 조금씩 흡수한다.
사용자인 지크와 마검의 주변에는 용들의 마력이 추종하듯이 흐르고 있다. 방황하는 마력에 섞여, 흩뿌려진 용혈 또한 주위를 돌고 있다.
"이거 거물인데 ......"
사소한 실수가 죽음으로 직결되는 상대는 지금까지 여러 번 싸워본 적이 있다.
하지만 이 정도의 화력을 일반적인 공격 수단으로 사용하는 적은 미지의 영역이다. 상위 용이 품은 화염은 생명체에게 치명적인 맹독이었다.
살점을 태우고, 공기를 태우고, 외부에서든 내부에서든 생명을 태워버리는 독으로 변하였다.
"아직 부족한가 ......"
오른손에 쥐고 있는 발드발을 곁눈질하며, 오랜 경험으로 미루어 보아 아직은 도달할 수 없을 것 같다는 것을 짐작했다.
용의 마력과 피를 맛보듯 씹어 삼키며 흡수해 검신의 형태를 변화시키는 발드발. 이미 초기의 원형은 찾아볼 수 없고, 붉은색의 유기적인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부족하다.
"............!?"
"ㅡㅡㅡㅡ"
눈앞에 다가온 작열의 겁화가 눈앞을 뒤덮는다.
뼈뿐만이 아니라 영혼마저도 남기지 않으려는 듯, 용왕의 염풍은 끊임없이 무자비하게 불어왔다.
"............"
작혼룡 알마그렌한테도, 지크는 흥미롭게 보였다.
지금도 그렇다.
자신의 용비늘조차 태워버리는 화염을 옆으로 뛰어서 피하고, 불타는 대지를 가로지르며 달려들어 공격한다. 화상을 입고, 다리가 찢어지며 점점 약해져 가면서도, 왠지 모르게 용기를 낸다.
단 한 명으로, 용에게 맞선다.
"ㅡㅡㅡㅡ!"
적룡의 발톱으로 응수했다.
마력을 담아 날린 용의 발톱은, 불타는 공기를 찢고 불타오르며 인간을 향해 다가온다.
하지만 인간은 미끄러지듯 빠져나와서는, 옷을 태우면서도 검으로 배를 베어버렸다.
"ㅡㅡㅡㅡ"
"음!"
밟으려 해도 몸을 뒤집어 피하고, 그 다리를 베어버린다.
더 세밀하게 화염의 숨결을 쏘아보지만 가랑이 사이를 뚫고 꼬리를 상처 입힌다. 그 꼬리를 휘두르지만, 또다시 인간답지 않은 움직임으로 가볍게 피하고, 웃으며 검을 휘두른다.
상처는 재생되기 때문에 헛수고인데도, 몇 번이고 반복한다.
"............"
"하아, 하아, 하아, 하아 ......!"
검의 상처는 아무리 깊더라도 금방 낫는다.
더 이상 어울릴 필요는 없다. 무례한 자에게 존재의 격차를 보여줬으니, 이제 남은 것은 영혼을 불태우는 것뿐이다.
그렇게 생각한 게 몇 번째일까.
그러나 아직 인간은 살아 있다. 오히려 눈빛은 더욱 빛나고 기세가 올라간다.
"이야아아!!"
"여전히 품위 없는 소리를 지르네 ......"
한편, 창관룡 브레토는 오랜만에 느끼는 고양감을 맛보고 있었다.
"ㅡㅡㅡㅡ!?"
귀에 거슬리는 소리와 함께 인간의 무기에 맞아버리자, 제아무리 용제라 해도 몸이 흔들린다.
맞은 순간, 용체의 중심까지 아주 미세하게 진동하여 내부에서 터질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별거 아니다. 하지만 역시 거슬리는 정도로는 신경 쓰인다. 반격하겠다는 생각에 즉시 푸른 불꽃탄을 인간에게 쏘았다. 한 번만 닿으면 살점을 잃고 뼈가 조금 남을지 안 남을지 모를 화끈한 열기다.
"형님ㅡㅡㅡ!!!!"
"알고 있다니까 ......"
엄청난 폭발음이 발생한다.
웃길 정도로 겁먹은 인간은 보기에 기분 좋았지만, 결과는 원치 않는 것이었다.
화염탄은 모여든 금속체의 벽에 의해 완전히 막혀서, 인간에게는 상처 하나 보이지 않는다.
"엿차!"
"ㅡㅡㅡㅡ!?"
더 나아가 평면으로 화염탄을 받은 물체는 아홉 개로 나뉘어, 날카로운 끝을 보이며 발사되었다.
이게 제법 무겁다. 용의 발톱으로 튕겨내는데, 역시 무겁다.
창관룡이나 되는 몸으로, 자세를 잡고 튕겨내야만 하는 것이다.
"이야아아아아!!!"
그 빈틈을 비집고 들어와 난동을 부리는 인간에게 묘한 타격을 입고 만다.
하지만, 가려움증에 시달리는 원인은 분명했다.
창탄을 날리기 위해 저속한 인간으로 얼굴을 향한다.
"앗, 형님!"
"......흐흥, 노리고 있구만?"
아홉 개의 골렘이 뭉쳐서 네모난 방패를 구성했다.
브레토는 저 멀리 떨어진 곳에서 전투를 조종하는 골칫덩어리 인간을 향해 화염탄을 쏘았다.
"그렇겠지. 익숙하지 않으니까 기습도 빤히 보여."
인간의 눈동자에 이상한 무늬가 떠올랐고, 눈앞의 공간이 일그러졌다.
화염탄은 공간에 진입하자마자 방향을 바꾸어 작혼룡을 향해 날아갔다.
"ㅡㅡㅡㅡ!?"
"............"
붉은 열기를 뿜어내려던 작혼룡의 얼굴에 착탄하자, 짜증 섞인 눈빛으로 노려본다.
당연히, 같은 고위급 용이라 해도 사과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시선을 돌려 인간을 내려다본다. 작혼룡도 결국 포기하고, 마찬가지로 마음먹은 모양이다.
"ㅡㅡㅡㅡ"
"ㅡㅡㅡㅡ"
인간으로서는 너무나 큰 영광일 것이다.
작혼룡은 수직으로 겁화의 용오름을 뿜어내었고, 그 불길은 불기둥이 되어 자신까지도 삼켜버렸다.
일부러 용비늘에 불을 붙여 몸을 변질시킨다.
창관룡은 왕관 모양의 뿔에 마력을 모아 빛을 발하게 했다.
뿔을 통해 전해지는 골격에도 빛이 흐르고, 억눌려 있던 창관룡의 봉인이 풀린다.
지옥에서 기어 나온 듯 불타오르는 화룡과, 고요한 심판을 내리기 위해 진정한 모습을 드러낸 고귀한 창룡.
용의 긍지란 화력이라는 것을 그 모습이 말해주고 있었다.
"이건 좀 부족하겠는데 ......"
"도련님, 발드발은 아직인가요?"
"거의 다 됐는데, 저것의 불길이 지금보다 더 커진다면 내가 못 버텨."
알마그렌의 몸은 악마처럼 변형되어 맹렬하게 불타오르는데, 이전보다 더 강대해진 것은 분명하다.
그것은 브레토도 마찬가지다.
골렘으로도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고, 단독으로 상대하는 지크는 먼저 불에 타 죽고 만다.
"어쩔 수 없겠네 ...... 골렘을 좀 더 늘리거나 다른 방법을 찾아볼까."
말투는 느긋했지만, 넴은 두 마리의 용을 쓰러트리기 위해 적지 않은 희생을 치를 것을 강하게 우려하고 있었다.
아직 베네딕트가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마법 등을 사용하는 것을 망설이고 있었지만, 용의 위상이 생각보다 높았다. 그리고 무진장 강하다.
"............"
인간의 생각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창관룡 브레토가, 한 방에 날려버리겠다며 고고하게 걸어 나온다.
그때였다.
"ㅡㅡㅡㅡ!!"
상공을 고속으로 지나간 거대한 그림자로부터 마력의 구체를 맞았다.
"읏......!!!"
"............"
직격하여 눈이 어지러운 두 마리의 눈이 고정된다. 전력전개를 한 상태에서 하급 용의 공격을 받자, 격앙될 수밖에 없다.
표적을 완전히 이동한 것은 누구의 눈에도 분명했다.
곧장 날아가 버린 요희비룡 산반=퀸의 뒤를 쫓아서 날개를 펄럭이며 날아올랐다.
"내, 내분인가 ......?"
"어찌 되었든, 도움을 받았음은 틀림없으니. 지금이라도 대비를 해 두죠."
"...... 그래."
억지로 납득하고, 발드발이 완성되기를 기다리는 지크.
넴 역시 골렘을 조종하며 창관룡 공략의 실마리를 찾는다.
그 무렵 하늘에서는 .......
"...... 쫓아왔나?"
"퓨......"
"휴이, 이 녀석의 성능은 파악했어. 다음엔 건방진 신참들을 혼내주자. 잘 잡고 있어야 한다?"
"퓨이!"
산반=퀸의 등지느러미를 잡고 조종하는 크로노의 셔츠 사이로 고개를 내민 휴이는, 하늘의 술래잡기를 만끽하였다.728x90'판타지 > 옛 마왕의 이야기를!'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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