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라?)"
그것은 단 한순간의 일이었다.
마안이 시이나에게 효과를 발휘하는 1초의 절반.
그 찰나라고도 할 수 있는 시간보다 더 빠른 잠깐이었다.
시이나는 그 손에 검을 들고 있었다.
양허리와 등에 각각 두 개씩, 총 네 개의 소검을 항상 휴대하고 있다. 그중 한 자루를 순식간에 빼내어 휘두르는 자세를 취했다.
휘두른 자세라고는 하지만 ...... 시이나는 음마 소녀를 베지 않은 것 같았다. 나름대로 가까웠지만, 두 사람 사이는 검이 닿을 수 있는 거리가 아니었다.
그렇다면 무엇을 베었을까?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휘두른 칼. 서로를 쳐다보았을 텐데도 아무렇지 않은 듯 서 있는 시이나.
여기서 추론할 수 있는 것은 한 가지.
시이나가 베어버린 것은 술식이다. 마안의 효과 그 자체를 그 검으로 잘라낸 것이다.
마치 자신을 향해 갑자기 날아온 보이지 않는 총알을 잘라내는 것 같은, 인외의 소행.
너무 비현실적인 상상에 머리가 그럴 리가 없다고 부정하려 하지만, 눈앞의 광경이 싫어도 그것이 현실임을 직시하게 된다.
나는 멍한 표정으로 시이나를 바라보았다.
"시, 나 ......"
어? 시이나, 어떻게 그런 걸 할 수 있어 ......?
술식이 보였다면 그래도 겨우 이해하겠는데, 시이나한테는 보이지 않잖아?
어라? 혹시 처음부터 이걸 노리고 ......?
..........무, 물론 나는 처음부터 믿고 있었다고! 그 시이나가 무턱대고 마안을 보여줄 리가 없지 않다고!
아니, 알고 있었어! 음, 역시 나의 시이나!
이 정도의 일이라면 가볍게 처리할 거라고 나는 믿었어~!
뭐, 보통 생각하면 그렇겠지. 당연하다. 그 시이나가 그렇게 쉽게 매료될 리가 없잖아.
도대체 십 초 전의 나는 무엇을 걱정하고 있었던 걸까.
아니, 믿었지만? 믿긴 믿었는데, 역시 시이나가 위험에 빠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지? 응.
"왜.......? 왜......무슨......?"
음마 소녀는 몹시 혼란스러워하는 것 같았다.
눈앞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인가. 아니면 눈앞에서 일어난 사건을 인정할 수 없는 것인가.
그저 우왕좌왕하는 지금의 그녀는 너무나 빈틈이 많았고, 시이나라면 언제든 손을 쓸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시이나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고 차가운 표정과 눈빛으로 말했다.
"............ 어째, 서? (어, 어라? 어, 어째서 내가 검을 들고 있는 거지 ......? 어, 뭐랄까, 마치 마물과 싸울 때처럼 ...... 반사적으로 몸이 움직인 것 같은데......어?)"
어째서. 시이나가 했던 말은, 그저 질문하기 위한 말이었다.
무엇을 묻고 있는지 일일이 들을 필요도 없었다.
시이나는 처음에 음마 소녀에게 얼굴을 보여 달라고 했다.
음마에게 있어 마안은 절대적인 무기. 그리고 그것은 수인인 시이나에게 있어서는 절대적인 약점이다.
시이나는 음마 소녀의 정체를 바로 알아차리고 시험해 본 것이다.
당신은 적인가. 그 무기를 나에게 겨눌 것인가.
그리고 음마 소녀는 그 무기를 시이나에게 휘둘렀다.
그래서 시이나는 왜, 라고 물었다.
왜 적대하는가. 왜 해를 끼치려 하는가.
도대체 무슨 대단한 이유가 있어서 내 소유인 할로짱을 그런 것으로 해치려 하는 것이냐.
시이나는 지금, 화가 났다...
"............사이, 좋게 ...... 될 수 있었을, 텐데(아니, 그런 거 아무래도 상관없어 빨리 수습해야 돼! 모처럼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이렇게 갑자기 칼을 휘두르면 분명 위험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될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