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아 ...... (...... 하아아아........) ..."
현실을 인식한 나는 마음속으로 격렬한 한숨을 내쉬었다.
...... 사실 지금 꾼 꿈은 오늘만의 꿈이 아니기도 했다.
최근 며칠 동안 나는 매일 같은 꿈을 꾸고 있다.
같은 꿈이라고는 해도 세부적인 부분은 조금 다른데, 때로는 할로 짱과 함께 거리를 걷고, 식사를 하고, 햇볕을 쬐고, 가끔은 함께 산책도 하고, 햇볕을 쬐기도 한다.
어쨌든 나는 할로 짱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 마지막에는 반드시 할로 짱과 필리아가 키스하는 장면으로 꿈이 끝난다.
"...... (으음. 난 왜 이런 꿈을 꾸는 걸까 ......)"
...... 할로 짱과 필리아짱이 어떤 관계를 맺든 나는 상관없을 텐데 .......
어느새 졸음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졸음에 흔들리던 머리도 맑게 깨어있다.
이것도 늘 그랬던 일이다. 나를 깨우러 온 필리아가 내가 완전히 깨어있는 것을 보고 놀란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오늘은 필리아가 깨우러 오는 것보다 훨씬 일찍 일어난 것 같다.
머리가 너무 맑아서 다시 잠을 잘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그렇다고 딱히 할 일도 생각나지 않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벽을 멍하니 바라보며 방금 전까지 보았던 꿈의 내용을 다시 한번 떠올려본다.
...... 할로 짱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은 평소대로지만, 사실 이렇게 자극적인 내용은 처음이었다.
자극적이라는 것은 그 ...... 하, 할로 짱과 내가 키스를 할 것 같다는 것.......
평소에는 둘이서 웃거나 손을 잡거나 ...... 그 정도로 끝났었는데, 오늘은 왠지 모르게 부끄러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할로 짱에게는 필리아가 있는데 .......
만약 그 꿈이 계속 이어졌더라면 ......, 어떻게 되었을까 ......?
"......(아, 아으.....! 난, 친구로 무슨 망상을 하고 있는 거야 ......!)"
부끄러움, 창피함, 미안함 등 알 수 없는 감정이 가슴속에서 소용돌이쳐서, 나는 베개에 얼굴을 푹 파묻고 말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그 설레는 마음이 전혀 가라앉지 않아서 열심히 다리를 파닥거린다.
부끄러운 충동으로 베개를 양손으로 꼭 껴안기도 하며.......
한참을 그렇게 하다 보니 숨이 가빠지기 시작해서, 베개에서 고개를 들어 숨을 내쉰다.
그즈음에는 이미 마음도 차분해져 있었다.
"......(얼굴, 씻을까 ......)"
이대로 언제까지 누워 있어도 소용이 없다.
슬그머니 일어나서 방을 나와 화장실로 발걸음을 옮긴다.
...... 그러고 보니 요즘 할로 짱과 제대로 된 대화를 못 했구나 .......
라고는 해도, 그, 내가 스스로 너무 가까이 가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할로짱은 최근 새로 함께 살게 된 아모르짱에게만 매달려 있다.
듣자 하니 아모르는 같은 종족의 사람들로부터 학대나 다름없는 취급을 받으며 자랐다고 한다.
그런 그녀에게 유일하게 손을 내밀어준 사람이 할로였고, 당연히 아모르는 그런 할로를 몹시 따른다고 한다.
하지만 반대로 그녀는 나에게 엄청나게 겁을 먹은 것 같았다 .......
그 원인은 불을 보듯 뻔한데, 처음 만났을 때 나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그녀에게 칼을 휘둘렀기 때문이다.
다행히 실제로 베어버리기 전에 할로 가 말렸지만 ...... 아모르는 그때의 일이 완전히 트라우마로 남아있는 것 같았다.
그녀는 나를 보면 항상 불쌍할 정도로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서 떨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