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는 건 국내에만 국한된 이야기여."
"네?"
"외국은 당신을 원한다는 뜻이여. 솔즈베리 공작가의 우수한 영애이고, 왕비 교육도 잘 받았으니 마이스커프 왕국의 내정에도 어느 정도 정통한 당신을."
"...... 저에게 정보적 가치가 있다면, 반대로 국외로 내보낼 수 없는 것 아닌가요?"
"그건 반대지. 당신에겐 귀족들의 동정심이 모이게 돼. 당신을 충분히 배려하지 않으면 왕가에 대한 불신이 커져 버리거든."
"그런가요?"
저는 외국으로 시집을 가게 되는 건가요.
국내에서는 좋은 이야깃거리가 될 것 같으니, 그게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외국에서 몇 번씩 혼담이 온다고 수정구슬에 나와 있어. 당신은 선택할 수 있는 입장이야."
"그렇게 말씀하셔도 곤란하네요 ...... 어느 쪽이 좋을까요?"
"오매, 떠넘기기여?"
"아가씨, 이웃나라 얄루라에서의 혼담이 있으면 가장 좋을 것 같아요. 솔즈베리 공작령에서도 가깝고요."
"얄루라와 마이스카프는 사이가 좋으니 노려볼 만하것제. 확정된 미래는 아니지만, 얄루라 3세인 칼라일이 결혼을 제안할 가능성은 높으이."
칼라일 전하는 만난 적이 있습니다.
세련된 느낌의 분입니다.
측비의 자식이라서 중요한 역할은 맡지 않을 거라며, 목을 움츠리던 것이 기억납니다.
...... 편하다는 의미에서는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내 쪽에서는 그게 다라네. 복비는 100 제니여."
◇
---------- 훗날 왕궁에서. 솔즈베리 공작 제럴드 시점.
"어떻게든 무사히 해결됐군. 공, 못난 아들이 미안했다."
"아뇨, 제가 오히려 못난 딸이라 죄송합니다."
폐하께서 부르셨다.
용건은 알고 있다.
얼마 전 아이작 전 왕세자 전하와 딸 코델리아의 약혼 파기 건이다.
모든 것이 예정대로 이루어졌다.
"아이작은 리스 남작가의 케이시 양과 결혼하게 되겠지."
"축하한다고 말씀드려도 되겠습니까?"
"하하하, 마이스카프의 앞날을 위해서 말이지."
5년 전 코델리아와의 약혼이 성사되었을 때, 아이작 전하는 차기 왕으로 손색이 없는 왕자님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그 후, 타고난 몽상가적 성향이 강해져 고도의 현실성이 요구되는 국왕으로는 부적격이라는 판단이 내려졌다.
한편 왕비 교육 과정에서 코델리아에게도 문제가 지적되었다.
우수하지만 타인을 믿기 쉬운 경향이 있고, 잔혹한 성향이 보인다는 것이다.
미래 왕비의 자질로서는 부적합한 데다, 아이작 전하와도 언젠가는 성격적으로 충돌할 것이라고 했다.
나는 머리를 감쌀 수밖에 없었다.
아무것도 없는데 헤어지게 하면 신용의 문제가 생긴다.
우리의 음모를 의심받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대로 왕세자 및 그 약혼자를 계속 두면 왕국의 파탄이 뻔히 보인다.
다행히 트리스탄 제2왕자 전하가 뛰어난 재능을 보이기 시작했으니, 왕세자를 교체할 수만 있다면 .......
아이작 전하가 케이시 리스 남작영애와 친하다는 소식이 들려온 것은 그런 때였다.
계시를 받은 것만 같았다.
아이작 전하를 케이시 양과 맺어지게 하여 코델리아와의 약혼을 파기시키고, 그 책임으로 왕세자 자리에서 물러나면 된다.
지원을 대가로 남작을 포섭하자, 아이작 전하는 케이시 양에게 빠져들었다.
"그렇게 약혼 파기가 성립입니까."
"휴우, 그렇게나 안심이 된 적이 없었다네."
왕세자가 공개 약혼 파기 사건을 일으켰는데도 안심이 된다는 폐하의 속마음이 이상하다.
무사히, 구태여 무사히라고 말하지만, 이렇게 트리스탄 왕세자 전하가 탄생했다.
"리스 남작가는 때를 봐서 승작할 것이다. 그때는 거들어주게."
"맡겨 주십시오."
아이작 전하를 데릴사위로 맞이한 리스 남작가를 우대하면, 처분이 너무 관대하다는 소리가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약혼을 파기당한 우리 솔즈베리 공작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남작은 수완이 좋기로 소문난 사람이니, 아이작 전하의 일만 아니라면 승작에 그리 문제는 없다.
"잠시 실례."
"고모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