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1 불길한 예감(1)
    2024년 01월 10일 08시 46분 1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어서 오세요, 마베릭 님 ......!"



    헬레나는 눈을 반짝이며 마벨릭에게 달려가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중요한 빈센트 말인데, 잠시 볼일을 보고 온다고 한다. 미안하군."



    헬레나는 넋을 잃고, 예술품처럼 잘 다듬어진 마베릭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어머, 정말 아름다우셔 ......! 가까이서 보니 듣던 것 이상이야....... 그가 언니를 마음에 들어 한다니, 켄돌 님은 대체 무슨 말을 하시는 거람? 그 수수한 언니에게 그런 생각을 갖기는 힘들겠지만)



    "네가 빈센트를 도와준 사람?...... 나중에 본인도 네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겠지만, 먼저 그를 대신해 감사의 인사를 전하지."

    "후후, 도움이 되었다면 다행이네요. 빈센트 님도 나중에 사람을 시켜서 안내할 테니 먼저 이쪽으로 오세요."



    헬레나는 애교 섞인 표정을 지으며 마베릭의 손을 잡아당기려 했지만, 그는 재빨리 그 손을 뿌리쳤다. 그리고 헬레나가 가리킨 방향을 향해 쏜살같이 걸어간다.



    헬레나는 입꼬리를 살짝 비틀었다.



    (이 나를 보고도 눈썹 하나 움직이지 않는다니 ......)



    헬레나의 미모를 보면 표정이 풀리는 남자들이 많았고, 이 날 헬레나의 복숭아색 원피스도 헬레나의 풍만한 몸매가 드러나는, 평소라면 남성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고도 남을 옷이다. 그런데도 마베릭은 헬레나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마베릭은 헬레나의 모습에 내심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빈센트는 이곳의 아가씨가 필사적으로 친절하게 간호를 해줬다고 했지만, 듣던 이야기와 그녀의 분위기가 많이 다른데 ......)



    마베릭을 객실로 안내한 헬레나는,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그의 앞에 앉았다.



    "거두절미하고, 네게 묻고 싶은 것이 있다."

    "네, 무슨 일이신가요?"

    "빈센트는 자네가 치료해 준 덕분에 회복이 빨라졌다고 하더군....... 뭔가 짐작되는 일은 있니?"

    "네."



    헬레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실 저는 빛 마법을 쓰는 사람이에요....... 빛 마법 중에서도 특히 회복 마법은 난도가 높기 때문에 아직은 잘 사용하지 못하지만요.

    그때는 빈센트 님이 꽤 심한 부상을 입은 것 같아서, 빨리 낫기를 바라며 필사적으로 회복 마법을 발동했죠. 그래서 제 마음이 하늘에 닿아 빈센트 님에게 회복 마법이 통했나 봐요."

    "......"



    눈살을 찌푸린 매버릭이 헬레나에게 물었다.



    "빈센트는 간병해 준 아가씨가 마법을 쓸 수 없다고 했었는데 ......"

    "그것은 역할 분담이라는 것이랍니다. 당시에는 마법을 사용할 수 없는 시녀도 빈센트 님을 돌보았어요. 상처를 소독하고, 붕대를 감고, 뭐 누구나 할 수 있는 치료였어요. 그분에게 그쪽을 맡기는 대신, 저는 회복 마법에 집중하고 있었어요. 빈센트 님을 돕기 위해서."

    "호오. ......그럼 빈센트가 빨리 회복된 것은 역시 너의 회복 마법 덕분이라고?"

    "네. 희귀한 빛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이 나라에서도 극소수에 불과해요. 회복 마법을 걸었다는 걸 알아차리지 못해도 당연해요."



    (......아무래도 묘한데)



    확실히 눈앞의 아가씨가 말하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이야기처럼 보였다. 하지만 빈센트에게 들었던 모습과 그녀의 모습이 많이 달랐을 뿐 아니라, 빈센트만큼 마법을 잘 쓰는 사람이라면 아무리 아픈 상황이라 해도 마법이 걸린 것 자체를 눈치채지 못할 것 같지는 않다.



    (뭐, 빈스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음 내용을 들어볼까 ......)



    한편, 헬레나는 마베릭이 자신에 대해 생각만큼의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에 조바심을 내기 시작했다.

    빈센트의 부상 등은 이미 지나간 일이다. 간병의 경과에 대해서는 적당히 둘러대서 그들이 마음에 들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도무지 잘 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금까지 헬레나가 조금만 미인계를 쓰면 쉽게 사로잡았던 남자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역시 마베릭 님이시네. 쉽지 않아......)



    헬레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마베릭이 앉은 소파의 옆으로 자리를 옮겨 앉았다.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는 마베릭의 팔을 살짝 만져본다.



    "후후, 마베릭 님. 지난번 마물 토벌 원정에서 활약한 이야기는 들었어요. 지금껏 본 적 없는 엄청난 위력의 바람 마법을 사용하셨다면서요. 대단한 실력을 가지고 계시네요."

    "아니......"



    헬레나에게서 조금 몸을 뺀 마베릭에게 헬레나가 말을 이어가려는 찰나, 객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며 빈센트가 안내를 받았다.



    "아이고, 늦어서 죄송합니다."



    고개를 숙인 빈센트에게, 헬레나는 일어서며 아름다운 미소를 지었다.



    "어머, 빈센트 님. 기다리고 있었어요."



    빈센트는 객실을 둘러보았다.



    "클룸로프 가문에 두 분의 영애가 계신 줄은 몰랐습니다. 이리스는 어디 갔지요?"



    (...... 이리스라고?)



    마베릭은, 빈센트의 말에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헬레나는 아쉽다는 듯 빈센트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언니는 이미 집을 나가셨어요. 안타깝지만 지금은 이 집에는 저밖에 없답니다."

    "...... 그랬군요. 오늘 제가 온 것은, 저를 도와준 이리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그녀에게 물어볼 것이 있어서입니다만."

    "걱정 마세요. 물론 언니도 빈센트 님을 간병하고 있었지만, 빈센트 님의 몸을 진정으로 치유한 것은 제 회복 마법이거든요 혹시 궁금한 것이 있으면 제게 말씀해 주시겠어요?"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