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0 이리스의 실종(1)
    2024년 01월 09일 22시 12분 4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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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빈센트와 함께 외출해야 하니, 이리스와 함께 얌전히 기다리고 있어야 한다?"



    레노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는 마베릭에게, 레노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형!...... 빈스 형은 한동안 못 만났네. 잘 지내고 있을지......"

    "뭐, 빈스는 바쁘게 일하고 있으니까. 레노도 만나지 못해서 아쉽겠지만, 조만간 이 집에도 오라고 빈스에게 전해줄게."

    "응, 고마워. 빈스 형한테도 몸 조심하라고 전해줄래?"

    "그래."



    이리스가 마베릭을 배웅하기 위해 달려온다.



    "조심히 다녀오세요, 마베릭 님."

    "고마워요, 이리스. 레노를 부탁할게."

    "네."



    마베릭은 이리스의 머리도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고는 자리를 떠났다.



    "빈스 형은 그렇게나 바쁘구나 ......"



    조금은 쓸쓸해 보이는 레노에게, 이리스가 물었다.



    "레노 님의 두 번째 형님 말씀이세요?"

    "응, 그래. 빈스 형은, 제1마법사단 단장을 맡고 있어, 멋지지?...... 하지만 일이 너무 바쁘다고 하더라. 그래서 좀처럼 ...... 집에 잘 오지 않는 것 같아 ......"

    "그런가요....... 확실히, 마술사단장이라면 집에 거의 못 들어오겠네요."



    이리스가 바빠서 자주 볼 수 없었던 아버지를 떠올리며 중얼거리자, 레노가 눈을 깜빡였다.



    "흐음, 그런 거였구나."

    "...... 하지만 마베릭 님은 레노 님과 많이 놀아주시니 괜찮죠?"

    "응! 형한테는 정말 감사하고 있어. 나를 위해 형 자신을 희생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될 때도 있지만 ....... 형은 정말 강하니까 많이 활약하고 더 크게 될 수 있을 텐데, 맨날 나를 우선해 줘."



    아직 어리고 천진난만해 보이는 레노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니 싶어서, 이리스는 조금 가슴이 아팠다.



    "괜찮아요. 마베릭 님도 레노 님과 함께 있는 시간을 즐기고 계신 것이 느껴지니까요."

    "정말?...... 하지만 이리스가 와준 이후로 형은 이전보다 더 즐거워해. 나와 함께 있으면 형도 이리스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까, 뭐, 상관없나?"

    "그런 일은......"



    레노는 즐거운 눈빛으로, 볼을 붉게 물들인 이리스를 바라보았다.

    이리스는 가볍게 헛기침을 했다.



    "자, 레노 님. 오늘은 뭘 하고 놀아볼까요? 저번에 마을에서 마베릭 님이 새 화구를 사주셨잖아요. 모처럼이니까 그림이라도 그려볼까요?"

    "응!"



    열린 스케치북이 점점 레노의 그림으로 채워지는 모습을 이리스도 옆에서 흐뭇하게 바라본다. 레노의 권유로, 이리스도 함께 채색을 돕는다.



    그때, 옆방 문을 가볍게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네?"



    이리스가 달려가 문을 살짝 열자, 거기에는 소니아의 모습이 있었다.



    "어머, 소니아"

    "이리스, 레노 님께 오는 물건을 가져왔다고 하는 사람이 왔어. 예전에 너희들이 마을에 갔을 때, 레노 님한테 뭔가 주문한 게 있었니?"

    "음~ 딱히 기억이 나지 않는데, 뭘까. 내가 그분에게 물어볼게."

    "고마워요, 부탁 좀 해도 될까?"

    "그래, 물론이야."



    이리스는 레노를 돌아보며 "금방 돌아올게요."라고만 말하고는 정원을 지나 저택의 현관문 앞까지 나갔다.



    이리스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어라? 소니아가 말한 듯한 사람은 보이지 않는데 ......)



    일단 저택으로 돌아갈까 싶어 이리스가 대문을 등지고 돌아섰을 때였다.



    (......!)



    이리스는 뒤에서 갑자기 입에 무언가 천 같은 것이 닿는 것을 느꼈다. 약 냄새가 이리스의 코를 자극한다.



    (이건 ......)



    이리스의 온몸에서 힘이 확 빠져나갔다.

    그대로 의식을 잃은 이리스의 몸을, 상인풍의 옷을 입은 남자가 뒤에서 끌어안고는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으며 이리스를 두 팔로 안아 올렸다.



    ***

    "빈스, 넌 정말로 바쁘구나 ......"



    에버렛 가문에서 마베릭을 태우고 나온 마차는, 도중에 마법사단 거점에서 빈센트를 태우고 클룸로프 가문으로 향하고 있다.



    마차 안에서도 보고서를 보거나 지시서를 작성하는 빈센트를 보며, 마베릭은 쓴웃음을 짓고 있다.

    마차의 창문을 통해, 바람 마법에 의해 편지가 날아와 빈센트의 무릎에 떨어진다.



    "예, 이걸로 마차를 타고나서 벌써 세 번째 편지라고요! 조금은 저를 쉬게 해 줬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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