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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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12월 17일 23시 42분 1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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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ㅡㅡ너도라는 부분이 신경 쓰였지만, 엘리시아는 일부러 건드리지 않기로 했다.



    (모르겠어. 자신의 죄에 대한 자각이 없는 것이 가장 큰 죄인지도 몰라. 하지만, 그래도 생활은 의외로 편안해. 이렇게 당신과 이야기할 수도 있고)

    [............]

    (걱정하지 마. 곧 풀려날지도 모르니깐. ...... 그래도 조금은 무서워. 어쩌면 평생 여기서 못 나올지도 몰라......)

     

    [엘리시아......]

    (저기, 솔. 당신이 지겨워질 때까지 내 대화 상대가 되어줘. 나, 그것만으로 충분하니까)





     ㅡㅡ하지만 그날 이후, 솔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솔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은 지 열흘이 지났다.

     침묵의 방에서, 엘리시아는 허탈감에 휩싸여 작은 창문을 통해 계속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솔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아니면 지겨워진 걸까)



     하늘은 고요했으며 푸른 하늘이 펼쳐져 있었고, 흰 구름이 천천히 흐르고 있었다.

     너무 고요해서 눈물이 날 것 같다.

     하지만 그런 고요한 하늘에서 갑자기 무언가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용ㅡㅡ?)



     아주 먼 곳,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곳에 용이 있었다.

     그 모습은 모호하고 흐릿했지만, 엘리시아는 분명하게 알아볼 수 있었다.

     용은 왕국을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엘리시아는 서둘러 두툼한 문으로 달려가 문을 세게 두드렸다.



    "용이 왕국을 향해 오고 있어! 빨리 누군가에게 알려줘!"





    ◆◆◆.





     한 병사가 왕궁의 복도를 서둘러 달려와, 숨을 헐떡이며 올리버 왕자의 곁에 도착했다.



    "성녀의 보고입니다! 용이 왕국에 접근하고 있다고 합니다!"



     올리버 왕자는 눈살을 찌푸리며 혀를 찼다.



    "그럴 리가 없지. 엘리시아의 망상이거나 뭔가 악행을 꾸미는 것이다. 절대 밖으로 내보내지 마."

    "하지만......."

    "닥쳐! 내게 거역할 셈이냐!?"



     그때, 왕궁 위에 커다란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용의 포효가 하늘을 뒤흔들었다.

     올리버 왕자는 당황하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설마 정말 용이 나타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하지만 용은 왕국을 공격하지 않고 왕궁 주변을 천천히 선회했다.



    [엘리시아를 ...... 내놔라 ......]



     하늘에서 무겁게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용의 목소리에, 올리버 왕자는 얼굴색이 변하며 생각에 잠겼다.



    "노리는 건 엘리시아인가 ......? 그래! 만약 용이 엘리시아를 노린다면 미끼로 삼아 용을 처치하면 되겠지. 그러면 나는 영웅이 될 거다!!"





    ◆◆◆





     ㅡㅡ갑자기 엘리시아를 가둔 방의 문이 열렸다.

     나타난 것은 올리버 왕자였다.

     엘리시아는 놀라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그런 엘리시아를, 올리버 왕자는 억지로 팔을 잡고는 방 밖으로 끌고 나갔다.

     그리고 탑 꼭대기로 향하는 계단을 올라갔다.



    "너는 용을 퇴치하기 위한 제물이 될 것이다. 영광으로 여겨라."

    "전하......?"

    "모든 것은 다 네가 쓸모없어서다! 조금은 내 도움이 되어봐!"



     분노에 휩싸인 무자비한 목소리로, 왕자는 고했다.

     엘리시아는 절망감에 휩싸인 채 탑 꼭대기까지 끌려가서 남겨졌다.

     강한 바람이 불어와 머리카락과 옷이 크게 흐트러진다.



     떨면서 몸을 굽히자, 저 멀리 검은 용의 모습이 보였다.

     크고 웅장하고 용맹한 모습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용은 순식간에 엘리시아의 곁으로 날아오르더니, 모습을 바꾸어 탑의 가장자리로 가볍게 내려앉았다.

     그곳에는 검은 머리의 청년이 있었다. 금빛 눈동자와 눈가는 왠지 모르게 어린 소년 같기도 하다.



    "엘리시아."

    "그 목소리 ...... 역시 당신이 ...... 솔이야?"

    "그래, 너를 만나러 왔어."



     바람이 부는 가운데, 엘리시아와 솔은 서로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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