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번외편1 6 평소와 다른 점은(1)
    2023년 12월 05일 22시 23분 1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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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포된 노먼 일행은 분노에 휩싸여 있었다.



    "그 영주! 절대 용서 못 해!"

    "우리를 투옥하다니, 각오는 되었겠지!"



     고함을 지르는 광부들에, 먼저 수감되어 있던 사람들도 놀람과 두려움의 눈빛을 보낸다.

     근육질의 광부들이 집단으로 욕설을 퍼붓는 모습은 마치 재앙과도 같았다.



    "우리를 체포하면 이 도시는 끝장이라고!"

    "루비가 이 도시를 돌리고 있는데 말이야."

    "전에 체포됐을 때 얘기도 못 들은 거냐, 그 영주는."

    "아~ ...... 그렇구나. 역시 저건 겉모습만 그런 거였구나."

    "겉모습만?"



     한 광부의 말에 노먼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그 젊은 광부는 부끄러워하는 듯 머리를 긁으며 말했다.



    "나, 순간 그 영주의 외모에 쫄았지 뭐야. 대단한 녀석인 줄로만 알았어. 하지만 결과는 이거잖아. 그냥 잘 모르는, 속은 텅 빈 녀석이었다는 걸 알게 됐어!"



     순간 그 자리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노먼도 웃었다.

     그 영주한테 쫄았던 것은 노먼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사실은 이해력이 부족한 귀족에 불과했다는 것이니, 정말 웃기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 웃음에 단 한 명만 동참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광산장 도미닉이다.



    "왜 그래, 도미닉"

    "...... 노먼인가."

    "우울해 보이네. 뭐야, 이런 곳에 들어와서 우울해하는 거냐?"

    "...... 그래. 내가 이런 곳에 모두를 들여보내게 해 버렸다. 내가 못났기 때문이다."

    "무슨 소릴! 그럴 리가 없잖아!"



     어깨를 떨구는 도미닉 광부장의 말에, 노먼도, 주변도 놀랐다.

     노먼 일행은 광부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해야할 일을 한 것이다. 도미닉 광산장은 그 선두에 섰다. 이상한 건 영주 쪽이지, 도미닉 광부장이 사과할 일이 아니다.



     왜인지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는 도미닉 광산장에게, 주변의 광부들은 격려의 말을 건넸다.

     그렇게 그날 하루, 감옥 안에는 광부들의 웃음소리가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



     하지만 사흘이 지나자 광부들은 상황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리기 시작했다.



     전혀 바깥이 시끄럽지 않은 것이다.



     감옥에 있는 것은 혈기왕성하고 광산 채굴을 주도하는 혈기왕성한 광부들이다. 그들이 없으면 루비의 채굴 사업은 절반 이하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 살베니아령의ㅡㅡ아니 더글러스 후작령 경제의 주축은 루비다. 루비의 판매 및 가공을 하지 못하면 먹고 살 수 없는 영민들이 많다.

     그러니 남은 광부들이나 루비 공급이 끊기면서 손해를 본 영민들이 이제 영주의 저택이나 이 감옥에 쳐들어와도 좋을 때다.



     그런데도 이 감옥은 고요함 그 자체였다.



     처음에는 시끄럽게 떠들던 광부들도, 점차 불안감에 휩싸여 짜증을 내며 싸우기 시작했다.

     도미닉 광부장이 달래도 성질 급한 광부들은 멈추지 않았고, 때론 주먹다툼으로까지 번지기도 했다. 그럴 때면 당사자들은 일시적으로 독방에 구금되었다.





     2주 후, 교도소에는 웃음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광부들은 의기소침해 있다. 감옥의 적은 식사, 몸을 움직일 기회가 적다 보니 힘든 노동으로 단련된 근육은 점점 움츠러들고, 마음뿐만 아니라 몸도 작아진다.



    [이번에는 당분간 조용히 있는 게 좋다. 명심하도록 해]



     도미닉 광산장의 말이 모두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지만, 누구도 그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그것을 말로 표현하면 무언가 무너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달 후.

     노먼 일행은 처음에 들어갔던 그 회의실로 끌려갔다.



     그 윗자리에는 한 달 전 만났던 그 악마가 있었다.

     여전히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었고, 짙은 회색 눈동자 속에는 번쩍이는 야망의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



    "안녕, 제군들. 오랜만이네. 형기를 마친 기분은 어때?"



     그의 대담한 말에, 노먼 일행은 화를 내며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그것도 한 달 전과 비교하면 상당히 겸손한 반응이다. 지난 한 달간의 감옥 생활이 그들의 체력과 기력을 깎아먹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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