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82화 가끔 사람은 취사선택을 해야 할 필요가 있지만 그것은 대부분 자업자득(2)
    2023년 11월 18일 00시 22분 4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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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기! 쿠로네코 씨에게 여쭤보고 싶은데요!"

    "아, 네."

    "제대로 화제를 모으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네?"

    "저는 인스타그램과 트위터를 하고 있지만, 잘 늘지 않아서 ....... 그래서 쿠로네코 씨의 논란이 일어나지만 일어나지 않는 비결을 배우고 싶어요!"

    "비결이 아닌데요..."



     하지만 그녀의 눈빛은 정말 반짝반짝 빛났고, 장난치는 기색도 없이 정말로 나의 화제력을 존경하는 눈빛이었다. 눈이 멀었나?



    "어, 음, 논란이 일어나면 솔직하게 사과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네......"

    "역시 불이 나기 전에 진화하는 것이 입소문의 비결인가요!"

    "아니요, 입소문 같은 거 노리고 있지 않은데요 ......"



     이 분의 인스타 쪽은 잘 모르겠지만, 요즘 신인 버튜버들이 화제성을 노리고 데뷔하자마자 논란에 휩싸이려고 한다는 소문은 자주 듣는다.

     보통은 첫 방송에서 논란거리에 올라서 좋은 일이 없는데, 왠지 쿠로네코 씨는 화젯거리에 오르면서 성장했다! 그런 이미지로 첫 방송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연초에 본 인터넷 기사를 보면 '[2019년 신인 버튜버를 위한] 초간단! 한 달 만에 수익화 추천 강좌! 신인 버튜버는 화제성이 생명인 만큼 일단 논란이 일어나면 주목받는다'라는 글을 보고 화가 날 뻔했다.

     논란은 없는 게 낫다! 고!



    "저, 열심히 해볼게요! 지켜봐 주세요!"

    "논란 일으키면 안 돼요!"



     분명 그건 쿠로네코 씨의 지혜라는 꼬리표를 달고 결국은 내가 논란의 중심에 서는 거!?



     그 후에도 여러 사람이 왔다.

     팬티 색깔을 물어보는 오타쿠라든가, 유이쿠로는 진짜인지 물어보는 오타쿠라든가, 백수인데 일하는 게 좋을지 인생 상담을 하는 오타쿠라든가, 버튜버를 짝사랑하고 있는데 이 기분을 어떻게 해야 할지 물어보는 오타쿠라든가, 팬티 색깔을 물어보는 오타쿠라든가, 한동안 말없이 침묵하는 오타쿠라든가, 유이쿠로가 진짜인지 물어보는 오타쿠라든가, 여러 가지로.

     그보다 팬티랑 유이쿠로가 너무 많아! 아마 질문의 절반은 성희롱과 유이쿠로 관련이었다고!

     Vtuber가 그런 캐릭터라도 성희롱은 좀 그만하자! 나는 그런 캐릭터가 아닌데........



     한 사람당 1분씩 해도 교체하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한 시간에 60명과 대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몇 초의 손실이 있더라도 그것이 수십 명과 겹치자 꽤 커져서, 1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대기줄의 처리가 미미했다.

     예정대로라면 좀 더 처리할 수 있었을 텐데, 그건 모두 내가 늦게 도착한 탓이다.



     원래는 12시에 잠시 휴식을 취하고서 13시부터 3기생과의 무대가 예정되어 있다.

     늦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까지 기다려준 모두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만, 뒤의 행사를 소홀히 할 수도 없는데 .......



     지금도 한 사람을 처리하고서, 교체가 시작되는 찰나에 딱 맞춰 라인이 소리를 냈다.

     바라보니 매니저 씨였는데, '이제 휴식시간입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확실히 한 시간 동안 계속 떠들다 보니 피곤해져서 쉬고 싶었다. 휴식을 취하는 것도 뒷일을 생각해 보면 중요한 일 중 하나다.



     하지만 ......하지만 여기서 끝낸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그건 팬이 아니라, 누구보다도 내가 납득할 수 없다.

     여기서 물러서기 싫었다.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다.

     마이크 볼륨을 높이고 크게 숨을 들이마신다.

     그리고,



    "자! 쿠로네코 씨의 토크 이벤트가 한 시간 남았습니다! 뒤에서 기다리고 있는 여러분, 미안해! 아마 시간이 부족할지도 몰라! 하지만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노력할 테니 용서해 줘! 스태프에게 남은 인원수를 계산해 달라고 부탁할 테니, 탈락한 사람은 점심을 먹거나 다른 행사로 가도록 해! 정말 미안!!!"



     요컨대 나를 위해 줄을 서준 사람들에게 네 차례는 오지 않았으니 딴 데 가라는 선언과 다름없지만, 그래도 이 이상 그들의 시간을 낭비하게 하는 것보다는 내 입에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행사장의 줄 뒤편에서는 낙담하는 분위기가 흘러나왔지만, 어쩔 수 없다.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좋은 전개란 존재하지 않으니, 적어도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스태프들이 예정에 없던 연장과 카운팅으로 정신없이 바쁘게 일하고 있는데, 정말 미안하다. 함께 점심을 거르자!



     LINE에는 '힘내세요'라는 한 마디가 전부였다.

     자, 이제 조금만 더 힘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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