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6 마리 누나와 뒤늦은 기시감2023년 08월 26일 20시 29분 3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필요한 준비를 ...... 마치고서, 다음 날 아침에 나는 루레트 씨와 함께 왕도를 출발했다.
이동은 루레트 씨가 빌린 작은 포장마차로 했다.
마부석에 앉은 것은 나와 루레트 씨이며, 짐칸에는 길스와 벨이 마주 보며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길스가 벨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느낌인데, 가끔 들리는 '그렇군', '그래서'라는 길스의 말만으로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잘 알 수 없다.
한편, 루레트 씨와 나 사이에 대화는 없었다.
고삐를 잡고 있는 루레트 씨의 옆모습은, 생각에 잠겨 있어 말을 거는 것조차 꺼려진다.
그래도 불안하거나 어색하지 않은 것은, 곁에 있을 수 있으니까.
곁에 있을 수 있게 된 것이 무엇보다 기쁘니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평소와 다름없는 나로 옆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혼자가 아니라고, 돌아갈 장소는 여기라고 보여주기 위해서 .......
왕도를 떠난 마차는, 에덴으로 이어지는 가도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다가 도중에 서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방향을 바꾼 곳은, 한때 제2의 마을이 있었던 곳.
지금은 도시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관문처럼 변해버렸다.
만약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지금도 많은 주민들로 북적거렸을 거라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다시는 그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겠어.
다시 한번 다짐하며, 우리는 그 자리를 떠나 더욱 서쪽으로 향했다.
서쪽으로 뻗은 길은 남쪽으로 이어진 길보다 훨씬 좁아서, 작은 마차 두 대가 겨우 스쳐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넓이밖에 안 된다.
게다가 땅이 잘 닦여있지 않아 위아래로 흔들거린다.
"오오, 오오오!?"
"삐욧!?"
마차 안에서 균형을 잡지 못해 당황하는 길스와, 그 위에서 더욱 당황하는 벨.
벨에 이르러서는 마차가 흔들릴 때마다 튕기듯 떠올랐다가 착지하기를 반복하고 있다.
마치 콩트 같아서 피식 웃음이 나왔지만, 방심하고 있자 나도 혀를 깨물어 버릴 뻔했다.
루레트 씨만은 흔들리지 않고 담담하게 말을 달리고 있다.
별다른 문제없이 마차는 계속 달렸고,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무렵 우리는 숲의 곁에 있는 작은 마을에 도착했다.
인구는 백 명 정도려나.
임업을 생업으로 삼고 있는지, 짙은 나무 향이 짙게 풍긴다.
다만 외부에서 사람이 많이 오지는 않는지, 숙소 같은 건 한 채도 없었다.
주차 장소만 빌려서 마차에서 하룻밤을 보내자며 루레트 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촌장님이 나타나 빈집을 빌려주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숲에서 채취한 버섯도 많이 받았다.
낯선 사람에게 왜 이렇게 잘해 주는 걸까?
카르마의 영향인 줄 알았는데, 왕도에서 쇼핑할 때 덤을 받았을 때와는 분위기가 다른 것 같다.
그때는 손님으로서의 감사에 카르마가 작용한 느낌이었다.
이번에는 그 반대로, 감사가 먼저이며 호의가 나중에 따라오는 것 같다.
"감사받을 만한 일을 했었나 ......"
떠오르는 것은, 예전에 있었던 이벤트 관련.
다만 그 사건이 발생한 원인은 우리에게 있었고, 그 후로도 시간이 많이 흘렀다.
어색한 마음으로 길스와 함께 마을 광장으로 가서 우물물을 긷고 있다가, 근처 민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작업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하, 저게 감사의 정체였구나 ......"
나무를 베어낸 후 목재로 만들기 위해서는 가공이 필요하다.
이때 요구되는 기술이 목공이라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그리고 지금 왕도에서는 어떤 목공제품이 잘 팔리고 있다.
해외로 수출될 정도였으니 말이다.
"수요가 있고,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있으면, 만들게 되는 거죠 ......"
민가의 처마 밑에서 만들어지고 있던 것은, 미니 신상이었다.
그 얼굴의 생김새는 교회에서 만든 것과 마찬가지로 나와 닮았다.
"이제부터라도, 교회에서만 만들어 주면 안 될까 ............"
잠시 진지하게 임금님에게 부탁을 해볼까도 생각했지만, 너무 늦은 감이 있어 포기했다.
굉장한 기시감은 있지만, 이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이젠, 될 대로 되라~~♪♪728x90'SF, VR > 게임 초보자 마리 누나랑 가는 VRMMO 한가로운? 체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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