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47 <단장> 오디오 드라마_마리 누나와 편지에 담긴 마음 (첫 번째 편지)
    2023년 08월 25일 19시 34분 5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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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디오 드라마인데 누군가가 본문의 내용을 자막으로 넣으면 될듯 

     

     시간을 조금 거슬러, 공식 이벤트가 끝난 직후가 배경입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멀리 보이는 나무에 연둣빛 새싹이 돋아나는 초여름.



     그 생장을 촉진하려는 듯, 부드럽게 비가 내리고 있다.



     유리창을 타고 흐르는 빗방울에 눈을 돌리다가, 문득 침대 위에 놓인 무언가를 발견했다.



     손을 뻗어 끌어당기듯 잡은 것은, 봉투.



    "오늘은 세 통이구나."



     확인하기 쉽도록, 리모컨으로 침대 등받이를 들어 올린다.



     봉투 안에는 내가 입원해 있는 병원에서 온 편지들이 들어 있었다.



     발신자는 입원 중인 아이들인데, 원래는 마사토에게 보내던 편지다.



     하지만 지금은 대부분 나한테 보낸다.



    "정말, 어쩌다 이렇게 되었담 ......"



     심야 알바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계단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머리를 다쳐 혼수상태에 빠졌던 것이 지금으로부터 6년 전.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나는 대신 5년이라는 세월과 몸의 자유를 잃었다.



     의식이 돌아올 때까지 매일같이 병원을 다니며 나를 돌봐준 사람이 바로 마사토다.



     그 와중에도 틈틈이 입원 중인 아이들을 돌봐줬다고 한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성공한 마키의 권유로 나의 자택 요양이 결정된 후, 상황은 달라졌다.



     마사토가 병원에 가지 않게 되자, 동요하여 화를 내는 아이가 나오는 바람에 힘들었다는 것이 간호사의 말이다.



     그런 마사토가, 깨어난 나를 데리고 오랜만에 병원에 얼굴을 내비쳤다.



     진료받는 나의 보호자로 간 것이지만, 간호사의 부탁으로 아이들 곁으로 갔다.



     그 결과 마사토는 순식간에 아이들에게 둘러싸였다.





    "마사토 형!"



    '또 놀러 와줬다!!!'



    "다음에 또 혼자서 사라지면 용서하지 않을 거야!!!'





     모두의 형이라면서 흐뭇해했지만, 마지막에 말한 여자아이의 눈빛은 진지하여, 상대가 바람을 피워서 화가 난 연인의 눈빛 같았다.



     쩔쩔매는 마사토를 마음속으로 응원하며 존재감을 감추는 나.



     거리감이란 어려운 거지 ...... 힘내, 마사토!



     아이들에게서 풀려났을 때, 마사토는 앞으로도 예전처럼은 오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때 약속한 것이, 바로 편지를 주고받는 것이었다.



     이후 마사토는 정기적으로 편지를 받고 답장을 보냈다.



     대부분 별일 아닌 내용이었지만, 그중에는 투병의 고통을 호소하는 내용도 있었다.



     가볍게 답장을 보낼 수 없어 고민하는 마사토를 보다 못해 함께 할 말을 찾기 시작한 것은 최근이었다.



     그저 도움을 주려는 의도였는데, 어느새 나한테도 편지가 오게 되었고 .......



     편지를 돌려줄 때, 마사토가 내가 한 말이라고 전했던 것 같다.



    "전부는 아니니, 마사토의 말이라고 해 주면 좋았을 것을"



     참고로 그 말을 당사자에게 했더니, "마리 누나를 속이는 짓을 어떻게 해!"라고 화를 냈었다.



     그것도 방에는 분명 없었을 마키와 함께.......

     내 동생들은 이럴 때만 호흡이 잘 맞는다니깐 .............







    "자, 우선 1통째 ...... 호토리 군이 보냈구나."



     접힌 편지를 펼치자, 이렇게 적혀 있었다.





     "병실에서 나는 항상 혼자야. 아무도 오지 않아 ...... 외로워, 외로워............"





     계속 반복되는, 외롭다는 단어.



     짧은 글이라서 그런지, 더욱 그 안에 담긴 마음이 가슴을 파고든다.



    "외롭다라 ......"



     불현듯 떠오른 것은, 어머니가 돌아가셨던 날의 일.



     울부짖는 동생들의 곁에서, 나는 엄청난 상실감을 견뎌내고 있었다.



     내가 정신 차려야 한다는 사명감을 품고......뭐 그런 말을 할 만큼 강하지는 않았지만.



     나약한 나는, 언니라는 위치로 도망쳤을 뿐이다.



     외로움에서 눈을 돌리는 것처럼 .......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감정을 억누르며 .............



     그때의 기억을 의지하여, 나는 녹음을 시작한 스마트폰을 향해 떠오르는 생각을 말했다.



    "이렇게 편지를 보낼 정도로, 네가 가진 외로움은 정말 깊겠구나."



     잠시 숨을 멈추고 말을 이어갔다.



    "고마워, 네 마음을 알려줘서. 그 상대로 나를 선택해 줘서."



     진심 어린 감사의 마음을 담아, 편지를 껴안는다.



    "자신의 마음을 전하려면 용기가 필요해. 다른 사람이 볼 수 없고, 이해해 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내 경우 아르바이트에 몰두하는 것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말하지 못했다.



     한 번 이야기하면 자신을 지킬 수 없을 것 같아서.



     내 고민 따위를 입에 담는 건, 건방진 짓이라고 생각해서.



    "그래서 솔직하게 글을 쓸 수 있는 너는 대단해. 나는 할 수 없었으니까."



     자조 섞인 목소리로 말끝을 흐린 후, 다시 어조를 되돌린다.



    "외로움은 앞으로도 네 곁에 있을 거라 생각해. 그야말로 그림자처럼 ...... 하지만 그림자처럼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기도 해. 그래, 넌 모두와 마찬가지야."



     중요한 것은, 위로가 아니라 사실을 전하는 것.



    "해가 지면 찾아오는 밤이 그림자를 녹여줄 거야. 너와 모두의 그림자를."



     그리고 그 사실에 자신의 마음을 담아야 한다.



    "외롭고 힘들 때면, 떠올려 보렴. 그 외로움이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적어도 나는 연결되어 있었어. 앞으로도 계속 ......"



     녹음을 멈추고, 반 군의 편지를 소중히 봉투에 넣어둔다.



     바라건대 그 외로움이 조금이나마 덜어지고, 외로움에 맞섰던 강인함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게 되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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