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43 마리 누나와 격전(3)
    2023년 08월 24일 22시 50분 1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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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란스러워하는 나와는 반대로, 길스는 공격의 기세를 더욱 늘리고 있었다.



     하지만 제이드 씨는 지금까지와 달리 피하지 않고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



     그리고 연이어 공격하는 용실을 양손으로 처리했다.



     얼핏 보면 맨손으로 막는 것처럼 보이지만, 계속 막다가 긴 소매가 잘리면서 손에 들고 있던 물건이 드러났다.



    "저건 ...... 바늘?"



     확실히 제이드 씨가 바늘을 무기로 삼고 있는 것은 보았지만, 어떻게 저렇게 가는 바늘로 용실을 ......!



     그때 나는 한 가지 가능성을 떠올렸다.



     가늘기로 따지자면, 바늘보다 용실이 더 가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실은 모든 것을 절단할 수 있으며, 또한 또 하나의 장비 특성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한다면 .......



    "아가씨는 알아차린 것 같구만. '불괴'는 형씨의 실의 전매특허가 아니라고."



     제이드 씨가 비장한 미소를 지으며, 드러낸 손끝으로 바늘을 빙글빙글 돌린다.



     손쉽게 수법을 밝힌 것에 대한 경계심을 느끼자, 그 이유는 곧바로 드러났다.



     길스의 공격을, 제이드 씨가 여유 있게 대처하기 시작한 것이다.



     제이드 씨의 움직임이 빨라졌다거나 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 



    "뭐야. 몸이, 무거워!?"

     

     길스의 움직임이 느려지고 있었다.



    "눈치챘나? 이것은 저주다. 아니, 이 세계에서는 디버프라고 하지만."



     디버프는 상대의 능력을 낮추거나 상태이상을 만드는 마법이나 스킬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환각도 먹히지 않는 길스에게 왜 .......



    "형씨한테는 안 통해도 아가씨한테는 통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도한 대로 된 것 같구만."

     

     마치 내 마음을 읽은 듯, 또다시 제이드 씨가 손쉽게 속내를 드러낸다.



     급히 확인해 보니, 확실히 내 스테이터스가 낮아져 있었다.



    "단순히 공격을 막는 것으로는 멋이 없으니까."



     아무래도 용실을 막는 것과 동시에 시도한 모양이다.



     참 대단한 사람이다 .......



    "원리도 다 밝혔다. 자, 이제 진짜로 싸워보자!"



     예상치 못한 상태 때문에, 접근하는 제이드에 대한 반응이 늦어지는 길스.



     나는 그 틈을 메우기 위해, 다시 한번 길스의 주변에 마은의 실을 감았다.



     하지만 그마저도 내다본 것인지, 제이드는 실의 벽 앞에서 뛰어올라 길스의 어깨를 밟고서 더 앞으로 날아올랐다.



     똑바로, 나를 향해.



    "앗!? 마리아!!"



     길스의 외침을 들었을 때는 이미 제이드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었다.



     요격하려 해도, 길스의 주위로 보낸 실을 되돌릴 시간이 부족하다.



    "아직 안 끝났다!!!"



     순간, 길스가 실의 벽을 내 쪽으로 걷어찼다.



     무모한 일이지만, 엄청난 기세로 제이드 씨의 뒤에서 마은의 실이 다가온다.



     하지만, 살짝 제이드 씨의 손이 나에게 닿는 것이 더 빠르다.



     몸을 가눌 여유도 없이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는, 나.



     하지만 그런 나를 보호하듯 작은 그림자가 튀어나왔다.

     

     내 어깨에 올라타고 있어야 할 벨이, 몸을 날려서 과감하게.

     

     네로보다 작은 몸에도 불구하고, 그 쿠거의 송곳니처럼, 길스처럼.



     그런 벨을 보자, 제이드 씨가 눈을 크게 뜨더니 무심결에 움직임을 멈추었다.

     

     나는 그 틈을 타서 다시 돌아온 실을 조작해 제이드 씨의 목에 휘감았다.



    "이것도 아가씨의 인가 ...... 나의 패배다."



     가벼운 말투로 그렇게 말하고서, 제이드 씨가 양손을 들어 올렸다.



     이렇게 해서 우리와 제이드 씨의 싸움은 끝났다.



     하지만, 여기에 이겼다는 느낌 따위는 있을 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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