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26 마리 누나와 리베르타로 가는 뱃여행(1)
    2023년 08월 20일 21시 07분 0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임금님이 마련해 준 마차를 타고 남동쪽에 있는 항구도시까지 달린다.



     고급스러운 차체는 전면이 돛으로 덮여 있고, 개폐식으로 되어 있다.

     

     항구도시가 가까워지자 돛이 열리자, 바람이 차 안으로 들어온다.



     그 바람에는 아르바이트로 슈퍼의 생선 코너를 맡았을 때 맡았었던 생선 냄새와 비슷한 냄새가 섞여 있었고, 도시가 가까워질수록 그 냄새도 짙어졌다.



     다만 슈퍼의 그것과는 달리 비린내까지는 느껴지지 않았다.



     내가 냄새를 맡는 것을 본 모양인지, 칸나 씨가 웃으며 알려주었다.



    "마리아, 그게 바로 바다의 냄새라고 하는 거야."



    "하지만 그 냄새의 근원은, 바닷물에 떠다니는 미생물이 죽어서 발생시키는 거지만. 바닷물이 깨끗한 곳으로 갈수록 바닷물의 냄새는 나지 않거든."



    "그건 사실일지도 모르겠지만~ 마리아 씨는 처음으로 바다를 느끼고 있는 거잖아~? 그런데도 마레우스는 참 ...... 아무리 그래도 최악이네~"



    "정서도 뭣도 전혀 없어. 내 네트워크를 통해 마레우스 씨의 평가를 낮춰 놓을게. 소녀의 마음을 모른다는 이유로 2천점 정도."



    "너희들 요즘 나한테 너무 냉정하지 않아? 그리고 칸나, 그 2천점이 어느 정도 의미가 있는 건지, 엄청 불안한데!?"



     마레우스 씨는 내가 뭐라고 말하기 전에, 이미 루레트 씨와 칸나 씨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었다.



     악의가 없다는 것을 알기에 나는 신경 쓰지 않았지만, 굳이 옹호해줄 필요도 안 느껴지니 그냥 방치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런 평소의 대화를 뒤로 한 채, 나는 바다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었다.



     경사도가 높은 탓인지, 그 모습을 보지 못한 채 항구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벽을 뚫고 눈앞에 펼쳐진 것은 끝없이 펼쳐진 파랑, 파랑, 파랑.



    "우와아아아!"



     무의식중에 터져 나온 놀라움의 목소리.



     마을 근처의 바다는 끝없이 이어져 있으며, 끊어지지 않고 계속 이어진다.



     그 푸르름은 점점 더 깊어지더니 마침내 하늘의 푸르름과 하나가 되는데, 그 미세한 색의 차이가 시야에 펼쳐진 세계에 가늘고 긴 푸른 선을 그려내고 있다.



     올려다보는 하늘의 넓이와는 또 다른, 끝이 보이지 않고 끝없이 멀리 느껴지는 광경에 그저 압도당한다.



    "이것이 바다 ......"



     흘러나온 말을 들었는지, 루레트 씨가 입가에 미소를 띠며 말을 덧붙여주었다.



    "맞아~ 생명의 근원이라고도 하는데~ 실제로 이렇게 보니 왠지 납득이 되네~"



     그러고 보니 레기오스에서의 전투를 마치고 현실로 돌아온 밤, 나는 바다에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그게 이렇게나 빨리 실현될 줄이야 .......



     그때 같이 꿈꿨던 네로와 쿠거는, 이제 길스와 벨이 되어 내 곁에 있다.



     몰래 훔쳐보자,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길스와 눈이 마주쳤다.

     

     길스의 어깨가 완전히 제자리가 된 벨하고도.



     꿈이라면 깨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꿈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바다 파도가 거칠지도 몰라. 뱃멀미를 하는 사람도 있으니 조심해."



     라고 마레우스 씨다운 한 마디가 날아왔다.



    "마레우스는 소녀의 마음 이전에 사람의 마음을 모르나 보네~...... 이보다 못날 수는 없겠어~"



    "두 번째인데도 이거라니, 완전히 아웃이네. 블랙리스트에 추가해 둘게."



    "방금 것은 그냥 배려한 것뿐이잖아!?"



     마레우스 씨의 비명 같은 목소리로 인해, 나는 꿈이 아님을 확신할 수 있었다.



     희생(?)은 헛되지 않았어요, 마레우스 씨.



     마차가 부두 쪽으로 가자, 거기에는 커다란 목조 선박이 정박해 있었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