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3부 막간 에이프릴 풀 블루
    2023년 04월 09일 06시 31분 5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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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1일. 1년에 한 번만 거짓말을 해도 되는 날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오전까지만 거짓말을 해도 되고 오후에는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는 식의 상식이 SNS에서 유행처럼 번지는 날이다. 혹은 모바일 게임 회사나 식품회사 등 대기업들이 각각의 취향에 따라 단 하루만 특별한 서프라이즈를 준비하는 날.

    "아, 올해도 왔구나~"

     안녕하세요, 본편과는 시간축이 다른 메타 시공간에서 인사드립니다. 여장남자 호크 골드입니다. 호코쨩이라고 불러주세요☆ 외모는 호크의 헤어스타일을 금발 세로 롤머리로 바꿨을 뿐입니다 ...... 아니, 젠더리스한 모습이지만, 특별히 신경 쓰지 마세요. 루키즘과 관련된 핫리미티드한 화제는 언제나 거칠어지기 마련이니까요.

    "아가씨, 무슨 일이십니까?"

    "아뇨, 아무 일 없답니다 부호호호! 초 베리 굿이예요! 부호호호!"

    "그러십니까."

     허리에 손을 얹고 팔꿈치부터 손끝까지 수직으로 쭉 뻗은 손등을 뺨에 대고 활짝 웃고 있자, 멋진 아저씨 중년 집사 로렐, 다시 말해 남자가 된 로리에가 나타났다. 외모는 로건 님과 같은 2P 컬러의 푸른 머리와 푸른 갈기 수염을 가진 멋진 미들 댄디가 버터플라이 머시기 같은 푸른 차를 끓여주는 것을 의자에 앉아 바라보면서, 나는 흑백의 프릴 스커트에서 뻗어 나온 족발 같은 다리를 휘젓는다.

     참고로 미녀로 변신한 올리브 버질 크레슨의 트리오와 섹시함 넘치는 암컷 원숭이 미망인 검사가 된 카가치히코 선생님 및 호랑이 귀 갈색 폭유 뱀파이어가 된 정원사 오레가노한테는, 오늘 하루 특별 휴가를 내어주었다.

     겉모습만 크게 달라졌을 뿐 내부가 평소와 같다고 담담하게 충격을 받아도, 안 되는 건 안 된다. 큰돈 들여 데려와서 고생해서 키운 소싯적 미소녀 캐릭터가 어느 날 갑자기 세기말적인 그림체의 모히칸 근육질 마초 반나체의 두꺼운 수염 아저씨가 되어도 용서할 수 있는 사람만 그들을 불쌍히 여겨라.

    "여러분께는 죄송하지만, 저는 이 모습이 조금은 마음에 듭니다."

    "어? 그래요?"

    "예. 이 모습이라면 마음 놓고 아가씨 ...... 아니, 도련님의 곁을 지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니, 그런 거 이제 와서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데요."

     웃으며 3단 케이크와 스콘, 샌드위치가 담긴 은색 스탠드를 손수레에서 테이블로 옮겨주는 남장 로리에를 올려다보니, 새벽의 하늘처럼 깊고 짙은 푸른 눈동자가 여장이 되어도 1미크론도 변하지 않는 내 Pig Face를 비춘다.

     아, 뭔가 지금 세계선이 갈라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는데, 이제 IF의 세계선이 갈라져 버린 거지? 아저씨 로리에는 수요가 꽤 많으니까.

    "가끔씩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만약 제가 태어날 때부터 남자였다면, 좀 더 도련님의 곁에서 도련님의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그럴까? 지금도 그렇고 예전에도 충분히 네 도움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확실히 메이드장 로리에가 집사장 로렐이었다면 올리브나 버질은 고용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고, 그에 따라 크레슨을 사러 갈 일도 없었을지도 모르고, 크레슨이 없었다면 카가치히코 선생님도 만나지 못했을 테니 지금과는 상당히 다른 삶을 살았을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애초에 네가 남자였다면 계단에서 떨어지기 전의 내가 너를 고용할 일은 100퍼센트 없었을 테니까, 접점조차 생기지 않았을 거 아냐?"

    "...... 그것도 그렇군요."

     [꽃미남을 싫어하는 암퇘지의 환생~ 꽃미남 공략 대상들의 트라우마의 원흉이 될 줄 알았던 여성향 게임의 악역 여자는 어째선지(←여기 중요!) 원작의 히로인이 아닌 이쪽으로 다가오는 미남들과 거리를 두고 싶다~]라던가. 그런 거, 왠지 이미 있을 것 같다. 아니, 그냥 다이어트만 하면 미인 & 인기폭발계의 악역영애물 아냐??

     그리고 봐,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이 내 안에서 로리에는 로리에니까. 물론 요즘 날씨가 더워졌다고 해서 방에서 바지와 탱크톱만 입고 뒹굴뒹굴하고 있는 모습을 그녀에게 보여줄 수는 없겠지만.

    "후후...... 원치 않는 성전환을 강요당한 여러분께는 죄송합니다만, 오늘은 제가 도련님을 독차지하고 있네요?"

    "도련님이라기보다, 아가씨인걸!"

     할리우드 배우처럼 달콤한 중년 마스크와 더빙 같은 저음의 목소리로 속삭여도, 원래 남자인 내 마음에는 아무런 울림이 없다. 몸이 여성화되었다는 이유로 마음이 끌려서 남자에게 반해버리는 등 억지스러운 전개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여자가 되어도 아이언하트인 것은 변하지 않는 모양이다. 역시 나다. 부호호호! 이 웃음소리, 역시나 무리인가?

    "그럼 아가씨. 먼저 무엇을 먼저 드시겠습니까?"

    "그렇사와요, 저로서는 이쪽의 다크 체리가 듬뿍 들어간 타르트가 초 베리 굿이겠사와요!"

     뭐, 1년에 한 번쯤은 이런 날이 있어도 괜찮겠지. 꿈인지 농담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오늘은 만우절이다. 뭐든지 가능한 카오스의 날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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