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6장 23 성녀왕의 목숨(4)
    2023년 03월 18일 21시 51분 5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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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신을 쓰러뜨린다.

     신을 죽인다.

     할 수만 있다면.......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이야말로 그렌지드를 제정신으로 돌아오게 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었기 때문에, 검토조차 할 수 없었다.

    "...... 할 수 있겠나?"

     소년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현재 블랑스토크 호상국의 교황 성하께서 여신의 그릇이 된 것 모양입니다. 그녀를 통해 여신을 현세에 내려보내고, 그것을 물리칠 것입니다."
    "교황을 죽이면 된다는 뜻인가?"
    "아니요...... 교황의 생사 여부는 아마 상관없을 겁니다. 그 너머에 있는 여신을 쓰러트리면 되니까요."
    "그런 일이 가능한가?"
    "가능합니다. 아마 제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왜 그만이 할 수 있는지, 왜 교황과 여신의 관계를 알고 있는지... 의문이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성녀왕이 해야 할 일은 단 하나다.

    "...... 시간 벌기, 인가. 그런 부탁을 받은 것은 태어나서 처음이야."
    "그, 그건...... 죄송합니다."

     이 소년을 믿을지 말지.

     믿는다면 그 미래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칠 수 있는지 여부.

     지금 여기서 결정해야 한다.

    "맡겨라. 반년이든 1년이든, 얼마든지 버텨주마."
    "어?"
    "너를 믿는다. 내 목숨, 그리고 성왕 국민의 목숨을 맡기마."
    "그, 그건 무겁네요......"

     갑자기 겁에 질린 듯한 표정을 짓는 소년에게,

    "훗, 훗훗...... 후후후"
    "폐하?"

     나도 모르게 웃고 말았다.

    (이 소년한테 전부 맡겨버리다니, 어떻게 되었어. 아니...... 내가 지금 죽었다고 해서 앞날이 밝은지 아닌지 알 수 없다. 뒷수습을 오빠에게 떠넘기는 것뿐일지도 모른다. 결국 자신의 미래는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뜻인가?)

     불안도 있고, 이 선택이 옳은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있다.

     하지만 마음은 착잡했다.

    "자, 어디든 데려가라."
    "예. 실례하겠습니다, 폐하."

     소년은 성녀왕에게 다가가 그 몸을 끌어안았다.

     아담한 소년보다는 자신이 더 큰데도 불구하고, 그는 가볍게 그녀를 들어 올린 후 분리된 천장을 향해 뛰어오르자 순식간에 천장으로 이동해 순식간에 지붕 위로 올라갔다.

     그 뒤를 따르는 것은 고양이계 수인이었고, 주위에는 기절한 암부가 뒹굴고 있었는데, 이 정도로 이 소년과 숙련된 성왕국 암부의 실력 차이가 나는가 싶어 성녀왕은 다시 한번 놀랐다.

    "가겠습니다. 잘 붙잡으세요."
    "음. 꽤나 다부진 몸이로다."
    "읏!? 농, 농담이시죠......"
    "후후"

     마치 소녀로 돌아간 듯한 기분으로, 품에 안겨서 밤의 어둠을 달린다.

     소리도 없이, 마치 바람이 된 것 같았다.

     신기하게도 경비병 한 명도 눈치채지 못한 채 성왕궁을 빠져나가자, 속도를 늦추지 않고 계속 달려서 하늘이 밝아질 때쯤 성왕도를 빠져나왔다.

     숲 속 오두막에서 쉬리즈 백작과 합류했는데, 레이지는 그대로 브란스토크 호숫가로 향했다고 한다.

     그의 동료들은 모두 모여 있었다.

     성녀왕이 놀란 건, 쉬리즈 백작의 딸도 레이지와 함께 간다고 한다. 잘도 백작이 허락했구나 생각하고 있자,

    "여기까지 오면 세계 어느 곳에 있든 위험은 똑같습니다. 저는 딸의 마음을 존중합니다."

     라고 말한다.

    "그런가, 짐도 입장이 달랐다면 그렇게 했을지도."
    "...... 예?"
    "아무것도 아니네, 잊어버리게."

     작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아침 햇살에 물든 숲에서, 흑발흑안의 소년과 헤어졌다.

     앞으로 갈 곳은 다르지만,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

     세상을 되찾기 위해, 여신을 쓰러뜨리는 것이 목표다.

     


    ※ 밑의 영상은 이 소설의 프롤로그 부분의 만화인데, 이런식으로도 유튜브에 올리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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