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3부 206화 차세대형 히로인 씩씩하게 등장! 의 권(1)
    2023년 03월 18일 01시 55분 5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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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게 앞 도로에서 갑자기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이상한 여자, 아니, 이상한 여자애가 있으니 빨리 와달라는 카가치히코 선생의 연락을 받은 것은 방과 후, 이제 곧 B조의 방과 후 합창 연습이 시작될 무렵이었다.

    "우와, 정말 노래하고 있네. 저거 연주는 어디서 흘러나오는 걸까? 새로운 마술이라도 되나?"
    "잘 모르겠지만, 그보다 저 여자아이는 왜 길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이므니까? 길거리 공연자라도 되므니까?"
    "아니, 아마 아닐 거야."

     한창 사춘기인 듯한 밝고 긍정적이고 영리해 보이는 소녀는, 도로를 무대 삼아 춤을 추면서 가로등 기둥에 손을 얹거나 그 주위를 빙글빙글 돌거나 한쪽 다리를 높이 들어 올리면서, 이해할 수 없는 주위의 편견과 이유 없는 부당한 차별, 고압적이고 억압적인 중년 남성들의 악의적인 방해 등에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 나는 꿈을 이룰 거야 그게 할아버지와의 약속이니까, 같은 내용의 노래를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음악과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한바탕 부른 후, 골드 상회 문을 활짝 열며 외쳤다.

    "안녕하세요! 저는 폴린 콜레스테롤이에요! 이 회사에서 가장 높은 분을 만나고 싶어요!"

     와, 또 귀찮을 것 같은 녀석이 왔구나, 하며 나는 인상을 찌푸렸다. 지금까지의 히로인 같은 여자아이들은 모두 정석적인, 나쁘게 말하면 낡은 고정관념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속성을 가지고 있었다. 병약하고 소심하며 수줍음 많은 여동생이라든가, 오빠를 사랑하는 얀데레 시스콘 완벽초인 여동생이라든가, 쿨데레 어쌔신 메이드라든가, 츤데레 빨간 머리 여검사라던가, 자신감 없으며 가드닝을 좋아하는 소심녀라든가, 착한 젖가슴의 부드러운 안경녀 선생님이라든가.

     하지만 그녀는 아마도 그런 구태의연한 오타쿠 소비형 여성 캐릭터와는 다른, 2010년대 중반부터 급증하기 시작한 진보적인 서양영화 주인공 타입의 여주인공 히로인이다. 이름도 노골적으로 그런 느낌이다.

     

    "부탁이에요! 지금까지 98곳의 상점과 상회를 돌아다녔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혹은 아직 열다섯 살짜리 아이라는 이유로 모두 도움을 거절당했어요! 하지만 골드 상회는 분명 다르다고 저는 믿어요! 다들 그렇게 말했으니까! 골드 상회는 능력만 있으면 남녀가 평등하게 정직원이 될 수 있고 출세도 할 수 있대요! 여직원에게 짧은 치마를 입히는 것만이 유일한 유감이지만......"

     가게 안쪽에서 무슨 일인가 하고 찾아온 [그 아버지]가, 당장 나가라고 쫓아내는 것이 아니라 일단 이야기만 들어주겠다는 태도로 그녀를 응접실로 초대하였고, 여성 비서와 경호원인 카가치히코 선생도 그 뒤를 따랐다. 그것만으로도 비정상적인 상황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참고로 나는 혼자 문 앞에서 귀를 쫑긋 세우고 있는 상태이다. 젊은 사장님이 뭐 하는 거냐는 직원들의 어이없어하면서도 웃음 섞인 듯한 따가운 시선이 스멀스멀 느껴지지만, 입술 앞으로 손가락을 들어 잠시만 조용히 하라는 제스처를 보낸다.

    "실례. 저는 미스 콜레스테롤. 골드 상회에서는 유니폼 선택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고, 저는 제 의지로 바지와 정장이 아닌 치마를 입고 있답니다. 이 립스틱과 볼터치, 네일아트도 마찬가지로 타인의 강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 말하자면 저 자신을 위한 꾸밈이고요. 당신은 자신에게 치마를 입으라고 강요당하는 것을 싫어하면서, 자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여 남이 좋아서 입는 치마에 대해 인색하고 바지를 입으라고 강요할 생각인가요?"

    "...... 뭐야, 그랬어!? 미안, 나는 대뜸 취직하려는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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