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8부 172화 건너 인 더 포레스트(2)
    2023년 02월 28일 18시 10분 0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뭐였을까? 여자애의 비명소리 같았는데........"

     "숲에서 마물의 습격을 받은 걸까요?"

     "도련님,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서 살펴봐도 될까?"

     "그래, 조심해."

     허락을 받자마자 즉시 모습을 감추는 올리브. 마법으로 강화된 다리 힘으로 말 그대로 눈 깜짝할 사이에 달려 나갔다. 이제 행동이 군인이라기보다는 닌자 같다.

     

    "도련님, 부디 어느 사이엔가 눈을 뗀 사이 사라지는 일은 없도록 부탁드립니다."

    "괜찮다고. 설마 그렇게 되지는 않을 거야, 아마도..."

     참고로 올리브가 아닌 로리에가 이 자리에 남아 있는 것은 단순한 전투 능력만 놓고 보면 그녀가 더 뛰어나기 때문이다. 얼음 칼을 이용한 근접 전투부터 얼음 바늘을 날리는 암살 작전, 얼음 총알을 발사하는 기관총을 이용한 소탕전에 광범위하게 얼음 마법을 퍼붓는 것까지. 거의 인간 무기고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의 전투력을 가진 슈퍼 메이드장은 결코 만만치 않다.

    "그러고 보니, 이렇게 로리에가 지켜주는 건 처음인 것 같네."

    "그렇네요. 도련님의 곁에는 호위 여러분들이 항상 대기하고 있으니까요."

     일단 치트 환생자인데 미녀 메이드에게 보호받고 있는 게 부끄럽지 않냐고? 고용주라는 건 얌전히 호위받는 것도 일의 일부라고.

     그래도 그녀와 단 둘이서 전투를 하는 것은 왠지 신선하다. 올리브와 버질을 고용하기 전에는 애초에 그녀가 나를 보호해줄 생각이 전혀 없었을 테니까. 직업상, 입장상 마지못해 보호해 주었을지도 모르지만.

    "주변에서 그다지 강력한 마력 반응이 느껴지지 않고, 무언가 난동을 부리는 소리도 들리지 않아요. 아마 큰 피해는 없을 것 같지만, 방심은 금물입니다."

    "그래,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게 인생이니까."

    "네, 정말 그래요."

     얼마 지나지 않아서, 올리브가 '하찮은 ......' 같은 얼굴로 태연히 걸어서 돌아왔다. 그 모습을 본 우리는 무심코 얼굴을 마주 보게 된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요?"

    "파티를 하고 있는 것 같은 하급 모험가 소년 소녀들이 있었다. 소녀 등 세 명이 무장을 하고 강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는데, 비명을 듣고 달려온 소년이 몬스터가 와서 쓰러뜨렸다가, 그 때 알몸을 봤냐, 안 봤냐, 너라면 볼 수 있다, 너 무슨 소리야, 등등으로 시비를 걸고 있었다."

     그 말을 들은 우리도 '하찮은......'라는 표정을 짓고 말았다. 뭐야 그 러브코미디 전개. 그 소년 모험가도 무슨 주인공인가? 아니, 그만하자. 이렇게 금방 타인에게 라벨을 붙이고 범주화해서 생각하는 악습, 오랜만에 나온 것 같다.

    "그럼 방금 전의 비명은?"

    "악마에게 습격당했을 때나, 알몸을 보였을 때 소녀들이 낸 비명이겠지."

    "에이 뭐야."

    "자자. 위험한 몬스터가 나왔다든가, 사람이 죽었다든가 하지 않아서 다행이잖아요."

    "그 소년은 새빨갛게 달아오른 소녀들 중 한 명에게 죽을 것 같은 기세로 헤드락을 당하고 있었지만, 도와줄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건, 뭐"

    "관여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이, 변태가 아아아!!!"

    "젠장!!! 채취 퀘스트 따위는 정말 싫다아아아아아!!!!"

    펑!!! 하는 다소 요란한 폭발음과 함께 소년소녀의 외침이 숲속에 울려 퍼진다. 이건 저거구나, 아마 헤드락을 당하고 있다고 했으니 '가슴이! 가슴이 닿았잖아!!!' 라고 지적해 버렸기 때문에 소녀가 더 붉게 달아오르고 폭발했다든가, 그런 식의 전개가 아닐까?

    어느 나라 놈들인지는 모르겠지만, 청춘이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은 조금 아저씨 냄새가 나는 것일까. 그런 새콤달콤한 순정 같은 청춘의 모습, 나에겐 앞으로 영원히 전혀 인연이 없는 불필요한 물건이니까.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