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7장 148화 한담 [뼈에게 보내는 편지]
    2023년 02월 12일 11시 44분 1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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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물이 많이 서식하는 위엄천만한 삼림의 중심에는, 우뚝 선 성채가 새롭게 존재하고 있다.

     

     먹구름이 낀 하늘에 어울리게, 중후하고도 기분 나쁜 분위기를 띄고 있다.

     

     [ㅡㅡ계집, 해봐라]

     

     기분 나쁜 해골에서는, 흉악함을 드러내는 가시와 막대한 마력의 기운이 드러나고 있다.

     

     마왕도 인정하는 강대한 [늪의 악마]가, 옆에서 떨고 있는 사람에게 절대적으로 명한다.

     

     "아, 알겠습니다......"

     혼례 전이었던 성인 여성인데, 청결한 몸을 애써 가린 걸레짝과 같은 천조각으로 가리고는 수치심을 견디며 걸어간다.

     

     그녀는 오늘의 모리의 실험 담당이라서 어젯밤부터 잠들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명령받은대로 실험을 위해 건네받은 것에 마력을 주입했다.

     

     "ㅡㅡ읏! 읏! 핫! 에이에이에이!!"
     [어!? 그, 그만!! 한 번이면 된다! 또 불덩이가 되어버린다고!? 그렇게 아무렇게나 여러 번 휘두르지 마라!]

     

     개발 도중인 마도의 지팡이를 아무렇게나 휘두르는 여자한테서 서둘러 빼앗는다.

     

     지난번 처럼 질 좋은 메이드복이 불타지 않나 싶어서.

     

     [그대는 의외로 마력이 적구먼...... 이래도 발동하지 않다니, 난감허이]

     "죄송합니다......"

     마술적 각인을 새긴 마도구의 작성에 착수했던 모리였지만, 현대의 일반적인 마을 사람의 수준은 그의 예상보다도 낮았다.

     

     [적어도 제1단계 마술 정도는 발동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을.......]

     "제1, 단계......?"

     [...........]

     "그게 있으면 저희들이라도 싸울 수 있을 정도로 강해질 수 있어요?"

     [...........마법대국 차르카에 의해 정해진 마술의 등급인 게다. 숫자가 많을수록 고난도로 취급되지]

     "오~ 대단하네요."
     [...........]

     

     (......무시해도 끈질기게 물어보는 주제에, 대답하면 대답해도 이상한 대답이나 하고는. 이래서 인간족 여자는...... 흥미가 없으면 가만히 있기나 하지)

     

     마술은 현명하고 선택된 자만 다룰 수 있는 것.

     

     자신도 그것을 다룰 수 있을지도 모른다며 흥분을 드러내고는 있지만, 조금 어려운 세부사항까지는 흥미가 없는 모양이다.

     

     [......계집, 근처에 폐하의 사절이 와 있다. 창을 열어라]

     "아, 알겠습니다......"

     옛날 미스트 사이조를 속박하여 강제로 명령을 실행하게 했던 라르만 공화국의 사슬형 마도구.

     

     마도구 작성은 잠시 중단하고 작은 마법진을 전개하여 사슬의 해석을 해나가던 모리가, 어리석은 자에 의해 구울이 된 여성에게 언짢아하며 명령했다.

     

     "................모리 님, 마왕님의 명령인 모양입니다."

     까마귀한테서 편지를 받아 들어 훑어본 여성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몇몇 마을에서 살육을 일으킨 사령술사를 신과 같은 힘으로 쓰러트리고, 모리와 미스트 같은 괴물을 거느리는 마의 왕.

     

     아군임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레 몸이 떨리고 만다.

     

     [......폐하께서?]

     "아, 네. 뭔가 긴급한 느낌이었는데요......"
     [......뭔가 긴급? 긴급이면 된다. 말에 애매함을 드러내는 짓은 그만둬....... 하지만 그건, 흥미롭구먼......]

     

     여태까지 이 마도구의 해석과 이 성의 방위 임무만 명령받았던 만큼, 모리의 관심도 자연스레 그 편지로 향한다.

     

     그것도, 긴급이다.

     

     [......요즘 인간의 문자는 아직 못 읽겠구먼. 요약해서 말해보거라]

     "네...... 음, 도와달라고 하셨는데요......"
     [호오...... 그 폐하께서 도움을 요청한 겐가...... 그쪽에는 미스트와 그 암살자 계집도 향하지 않았던가?]

     "그랬을 거예요......"

    뼈의 손가락을 재주껏 써서 사슬의 마도구를 치우던 모리가, 이어서 말한다.

     

     [......이곳은 비워도 되는 겐가? 그대들도 아는 대로, 내가 모르는 사이 이 삼림은 몇몇 나라에 포위되어 있다네]

     

     라이트 왕국, 라르만 공화국, 그리고 나머지 두 나라에 포위된 이 삼림 부근은, 모리의 존재에 의해 절묘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내가 없는 사이 공격당한다면, 부하인 소르나다 급이나 오크들로는 잠시도 못 버티고 괴멸할 게다. 그대들한테 마도구를 쥐어주고자 생각한 것도, 미미한 전략이라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해서 그런 게야]

     "..........."

     [카카캇! 그대들도 힘을 원하지 않았었나......?]

     

     기분이 좋아진 모리가, 약간 기분 좋은 소리를 내며 웃는다.

     

     그 이명에 어울리는 사악한 미소로, 남은 굴들을 비웃는다.

     

     24명 중, 8명은 영원한 안식을 선택.

     

     남은 16명, 죽은 다음에도 현생에 나기를 원한 자들이 살아가는 이유는 제각각이다.

     

     그중에는, 마왕에 대한 보은이나...... 마왕에 대한 복수를 가진 자도 있다.

     

     "그......그 여자들한테도 마도구를 건네실 건가요......?"
     [물론이고 말고. 카캇, 그대들이 제아무리 발버둥 친들, 그 폐하가 어떻게 될 거라 생각하는 게냐?]

     "그것은......아닙니다."

     입을 닫는 굴.

     

     한 번만 보았었지만, 그 마왕을 이길 수 없으리라는 것은 명백했다.

     

     [그리고 말이다...... 내버려 둬도 괜찮지만, 폐하를 쓰러트려준다면 쓰러트리는 대로 나도 자유롭게 되니 말이다. 참고로...... 내가 마도구를 만드는 것보다 쉽게 힘을 얻는 방법도 있거든]

     "저, 저는 마왕님께 감사하고 있는데요......"
     [알게 뭐냐. 녀석들한테 전하건 안 전하건 그대의 자유다. 나는 혼잣말을 했을뿐인 게다]

     

     마왕의 부하답게, 악랄하게도 고한다.

     

     모리가 앉은 등뒤의 창밖에서, 먹구름 속을 강렬한 번개가 지나간다.

     

     [재능 없고 유한한 자가 이몸과 겨룰 수 있게 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게야]

     

     당연하다.

     

     자신 같은 무지몽매한 마을 사람이라 해도, [늪의 악마]라는 말은 반드시 듣게 되는 전설이니까.

     

     [하지만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네. 그리고 최대한 손쉽게 그 정도까지 강해지고 싶다면, 내가 가장 먼저 추천하는 것은...... 계약이지......]


     7장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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