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91 노이에 베지아 성에서(3)2022년 10월 27일 09시 20분 0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아라크네아의 여왕."
게오르기우스와의 산책에서 돌아와서 조금 있자, 날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이번에는 왜?"
"왜라니 뭐냐. 넌 자신이 처한 상황을 알고 있는 거냐."찾아온 거슨 베르톨트라는 야윈 아저씨다. 이 녀석 싫어.
"무슨 볼일이냐고 묻고 있다."
"저녁식사다. 폐하께서 동석하기를 청하셨다. 와라."저녁 식사라.
난 테이블 매너를 모르는데 괜찮으려나.
"난 혼자 먹고 싶다."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아는 거냐. 황제 폐하께서 부르신단 말이다."쳇. 그 남자랑 저녁식사라니 밥맛 떨어지게.
"게오르기우스는 오는 건가?"
"게오르기우스가 필요한가?"
"침묵과 험악함 속의 식사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면."
그가 있다면 대화거리 한두개는 나오겠지.
"좋다. 게오르기우스도 오라고 일러두지."
"그래."내 말에 베르톨트가 병사한테 뭔가를 말하고서, 내게 손짓을 했다.
그럼 식사하러 가볼까.
내키지는 않지만.
나와 베르톨트는 말없이 노이에 베지아 성내를 나아갔다.
"여기가 식당이다. 부디 실례하지 말도록."
베르톨트는 그렇게 말하면서 식당 문을 열더니, 내게 들어가라고 눈짓했다.
여기서 일일히 빈정댈 수도 없기 때문에, 난 순순히 식당이라고 불리는 방으로 발을 들였다. 그리고 놀랐다.
노이에 베지아 성의 내부는 어디나 화려했지만, 식당은 한층 더 화려했다. 역대 황제의 초상화가 늘어서 있고 샹들리에가 실내를 부드럽게 비쳐줘서, 실로 환상적인 광경을 구축하고 있었다.
"왔나, 아라크네아의 여왕."
하지만, 그 환상적인 광경도 한 명의 남자 탓에 다 소용없다.
맥시밀리언은 이미 의자에 앉아서, 도전적인 시선을 내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여전히 싫어지는 태도다.
"게오르기우스는?"
"곧 온다. 그게 마음에 들었나?"
내가 가까운 의자에 앉아 물어보자, 맥시밀리언은 작게 웃으며 물어보았다.
"그 녀석은 어디의 누구랑 다르게 호감이 가서 말이야. 어딘가의 어부지리나 노리는 방화범과는 다르게."
"게오르기우스가 네게 완전히 무해한 것도 아닐 텐데? 그것이 널 여기까지 연행해 왔다는 걸 잊었나? 네가 미워하는 내게 말이지. 그건 신경 쓰지 않는가?"
"그 후의 대응이 달라.""그러고 보니 오늘은 성내를 안내받았다고 들었는데, 재밌는 것은 찾았나?"
"도망칠만한 장소를 여섯 곳 정도 발견한 정도?""호오. 그거 재밌군. 도망칠 수 있다면 도망쳐 보던가."
맥시밀리안 쪽은 내 말이 허풍이라고 이해했는지 전혀 상대하지 않는다.
"그 말, 후회하지나 마."
나는 도망친다고 정했으면 반드시 도망친다고.
"여어, 아라크네아의 여왕."
나와 맥시밀리언이 그런 대화를 하고 있을 때, 게오르기우스가 찾아왔다.
"내게 인사는 안 하나, 게오르기우스."
"너한테는 맨날 황제폐하만세라고 말하고 있잖아. 그거면 됐지 뭘."
실제로 그가 황제폐하만세를 말할지는 의문이다.
"그래서, 나한테서 무슨 얘기를 듣고 싶은가?"
"흠. 솔직히 묻지. 아라크네아는 진영 자체가 통째로 남아있나?"
진영이 통채로 남다니? 기묘한 표현이다.
"그건 마치 너희들한테는 결여된 부분이 있다는 말투인데."
"우리는 완벽하다. 하지만 프란츠 교황국은 마리안느의 유산을 [치천사 메타트론]밖에 전승받지 못했다. 천사를 생성하기 위한 것을 보유하지 않았지. 하지만 우리는 다르다. 맞지?"
옛날, 이 세계에는 마리안느와 그레고리아 같은 진영이 있고, 그것들이 멸망한 뒤에 새로운 세계가 만들어졌다. 치천사 메타트론이나 용살자 게오르기우스는 그 잔재. 니나르 제국은 많은 것을 이어받았기 떄문에 린트부름과 와이번을 생산할 수 있다.
그럼 아라크네아는 어떨까.
아라크네아는 전부 완벽한 형태로 남아있었다. 여왕인 나와 스웜들, 수태로와 동력기관이라는 설비가 그 동굴에 있었다.
나만 이레듈러인가 싶었지만, 과거에도 이레귤러가 있었다는 말일까. 그 진영을 이끌던 자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너, 생각에 잠기면 정말 조용해지네."
내가 그런 일을생각하고 있을 때, 작게 웃으면서 게오르기우스가 말했다.
"미안. 하지만, 매우 신경 쓰이는 점은 있었다. 누가 이곳에 다른 세계의 것을 갖고 왔냐에 대해서......"
"그런 모습으로 보면 아라크네아는 다른 진영과는 다른 모양이로군. 여태까지 유산의 상속이 완전히 확인된 케이스는 우리 닐나르 제국과 네크로퍼지 뿐이었는데. 여기 와서 새로운 플레이어가 더해졌는가."
네크로퍼지라니?
"네크로퍼지가 있다니?"
"있다. 이 대륙이 아닌, 신대륙에. 지금도 포트리오 공화국과 신성 오구스트 제국을 위협하고 있을 거다. 그렇지, 게오르기우스?"네크로퍼지. 사령술사가 이끄는 사자의 군단. 내가 꺼려하는 진영.
"네크로퍼지는 너희와 교전상태에 있는가?"
"지금은 아직. 하지만 시간의 문제겠지. 신대륙에서 버티고 있는 포트리오 공화국과 신성 오구스트 제국이 패한다면 녀석들은 바다를 건너올 거다."
최악의 상황이다. 네크로퍼지의 상대를, 그것도 다 자란 네크로퍼지의 상대를 해야만 하다니.
"아라크네아. 너희도 비슷한 존재다. 네크로퍼지처럼 계속 늘어나서 대륙을 집어삼키려 하는 괴물이다. 그리고 괴물은 정벌해야만 한다. 안 그래?"
"거절이다. 우리는 그리 간단히 정벌될 생각은 없어. 닐나르 제국보다 훨씬 괜찮은 제국으로서 군림하고 말고."
나는 그를 노려보았다.
누가 네크로퍼지랑 같다고? 우리들 스웜은 몸이 썩어버린 네크로퍼지의 유닛들과는 전혀 달라. 스웜한테는 애교가 있지만, 네크로퍼지한테는 그게 없어. 같이 취급하다니 불쾌해.
"하핫. 우리를 대신할 제국이 된다니.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게오르기우스?"
"의외로 할지도 몰라. 이 여왕 폐하는 소질이 있어."맥시밀리언이 웃자, 게오르기우스는 진지한 표정으로 그렇게 대답했다.
"호오, 소질이란?"
"린트부름을 80마리나 쓰러트린 거 몰라? 그 린트부름을 전멸시켰다고. 무슨 마법을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아가씨한테는 틀림없이 군사로서의 재능이 있어. 어디의 누군가 하고는 다르게 부하들도 충성스럽고."
꽤나 좋은 말을 해주네 게오르기우스. 맞아. 내게는 인망이 있어. 자기 부하한테 바보 취급당하는 황제랑은 다르다구.
"네가 그 정도까지 말한다면 특별하겠지. 그렇다면 더욱더 돌려보낼 수는 없겠군. 너처럼 똑똑한 것이 괴물의 군세를 거느리게 되면, 그건 대륙 전체에 있어 위협이다."
"흥. 그건 이쪽이 할 말이다. 바보 같은 황제가 분에 넘치는 힘으로 대륙을 혼란에 빠트리려 한다면, 소탕해주는 게 도리가 아닐까."
나는 돌아간다. 모두의 곁으로.
"정말 사이좋기도 하지. 보고 있으면 질리지 않는구만."
게오르기우스는 딴 사람 일인 것처럼 말하며 와인을 들이켠다.
"언제가 되었든, 우리들은 아라크네아를 멸망시킨다. 아라크네아가 멸망한 뒤는, 네 태도에 따라 귀빈으로 맞이해주마. 게오르기우스가 집착하는 모양이니까."
"어이. 누가 누구를 집착한다고?"게오르기우스가 따졌지만, 맥시밀리언은 모르는 투로 식탁의 전채에 손을 뻗었다.
"하나 묻자, 아라크네아의 여왕. 어떻게 하면 네놈들은 멈출 건가?"
"멈추지 않아. 여왕인 나를 죽여도 스웜들은 본능에 따라 확대를 계속하겠지. 침략과 약탈은 아라크네아의 본능이다. 나 하나를 인질로 잡아서 그게 멎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마라."
나는 전채를 입에 가져가면서 그렇게 고했다.
"자신의 죽음의 무의미하다고 주장하는군. 그것에는 뭔가 비밀이 있을 것 같은데."
"비밀은 없다. 만일 날 죽여서 전쟁이 끝날 거라고 생각한다면 죽여보시든가. 스웜의 격류가 모든 것을 밀어버릴 거다. 그쪽의 방위체제는 완벽한가?"내가 없어도 세리니안과 라이사, 로랑이라는 지휘관도 있다. 그렇게 간단히 지지는 않을 것이다.
"다시 말해 넌 인질로서의 가치가 없음인가."
"없지. 이렇게 황제 폐하한테 따박따박 불만을 말하는 정도의 가치밖에.""그렇지도 않을 텐데? 네 충신은 널 내버릴만한 여자로는 보이지 않았다고. 내가 보기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되찾으러 올 거라고 생각해."
여기서 게오르기우스가 쓸데없는 말을 해버렸다.
"호오. 그거 재밌군. 그럼 인질로서의 가치는 있어 보인다."
"아니. 나로서는 이득보다 손해 쪽이 크다고 생각하는데. 이 녀석의 부하들은 광신자 같은 거다. 이렇게 납치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상대를 자극했는데, 다치게 하기라도 하면 미쳐 날뛰며 쳐들어올 거라고."
뭐, 게오르기우스의 말도 틀리지는 않다.
"솔직히 지금 이 나라의 군대는 점점 삐걱거리고 있잖아. 쓸데없는 문제는 품지 않는 편이 좋아. 죽고 싶지 않다면."
"쓸데없는 말 마라, 게오르기우스. 현재 린트부름의 재생산에 들어가 있다. 다음 달이면 상당한 수의 린트부름이 갖춰지게 돼. 그리고 이쪽에는 아라크네아에 없는 항공전력이 존재함을 잊지 마라."
쳇. 린트부름은 아직도 있는 거냐.
"아라크네아로는 우릴 못 이겨. 그건 틀림없다."
"그렇게 알고 있는데도 왜 일부러 날 납치해왔지?'"뭐, 아라크네아의 생각이란 걸 알고 싶어서 말이야. 무슨 생각으로 침략을 계속하고 있는지, 무얼 생각하며 우리와 적대하고 있는지, 무얼 생각하며 이후에 움직일 셈인지."
맥시밀리언은 그렇게 고하고서, 메인 디쉬인 스테이크에 손을 뻗었다.
"어째서, 아라크네아는 마르크 왕국을 멸망시켰나?"
"녀석들이 우리의 소중한 사람들을 죽여서다. 그들은 너희와 마찬가지로 엘프의 숲을 침범해서, 젊은 엘프 소년을 죽였다. 그래서 그 보복으로 난 마르크 왕국을 멸망시켰고. 그것 뿐의 얘기다."
"슈트라우트 왕국은?"
"그 나라와는 동맹을 체결하려고 했다. 그걸 얼빠진 귀족이 수포로 만들었고. 그래서 전쟁하게 되었지. 그리고 그 얼빠진 귀족이 국내에서 제멋대로 하는 바람에, 그 나라는 황폐해졌다."
"프란츠 교황국은?"
"그건 저쪽에서 걸어온 전쟁이었다. 우리를 상대로 대륙의 적이라 단정 짓더니, 빛의 신인지 뭔지 하는 수상쩍은 신을 내걸고 쳐들어왔다. 그래서 괴멸시켰다. 그것 뿐의 얘기다."
"흠. 너희들의 침략에는 제대로 된 이유가 있다고 보이는군. 복수, 외교, 방위. 본능적으로 침략을 원하는 종족 치고는 좀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나?"
확실히 아라크네아는 아직 순수한 본능으로 침략에 손을 대지는 않았다.
"내가 가까스로 브레이크를 걸고 있어서겠지. 그런 나의 이성도 너희들의 만행을 보면 자제할 수 없어지지만."
"재밌군. 진심이 되어버린 아라크네아가 어디까지 가능할지 보고 싶구나."
맥시밀리언은 잔혹한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고했다.
"그때 너희들은 지옥을 보게 될 거다."
난 그렇게 대답하고서 디저트를 요구했다.
728x90'판타지 > 여왕폐하의 이세계 전략' 카테고리의 다른 글
093 탈출작전 (0) 2022.10.29 092 탈출을 위해 (0) 2022.10.29 090 노이에 베지아 성에서(2) (0) 2022.10.27 089 노이에 베지아 성에서(1) (0) 2022.10.27 088 엘프의 숲의 전투(3) (0) 2022.10.25 다음글이 없습니다.이전글이 없습니다.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