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71 소스케, 네코구미 그만둔대...(1)2022년 08월 13일 08시 31분 5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estar.jp/novels/22241232/viewer?page=637
견문의 탑.
옛날 아덴 로브가 건설을 했다고 전해지는, 수백 년 전에 탄생한 세계 최대의 건축물.
귀신과 유쾌한 동료들이 날뛰었던 [대신재] 이후에 건설되었다고 한다.
그 높이는 현실적인 숫자와는 동떨어져서, 스카이트리는커녕 에레베스트도 코웃음 칠 수준이라고 한다.
성층권까지는 안 갈거라 생각하지만, 구름을 내려다보는 걸로 보아 웬만한 높이가 아니라는 것은 틀림없다. 뭐, 성층권에 가면 오존층이 있으니까.
...이 정도로 높으면, 오존층이 어쩌고 할 문제가 아닌 느낌도 들지만. 참고로, 견문의 탑은 위치상으로는 프랑스에 있지만, 주민들은 볼 수 없는 토지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도달하는 녀석도 없고, 애초에 평범한 방법으로는 볼 수도 없다.
구조는 정말 간단한데, 내부를 지나는 한 줄기의 기둥을 축으로 마치 도넛 같은 층계가 겹겹이 쌓여 구성되어있다고 한다
.
이동할 때는 각지에 작게 병설된 전이마법진으로 하고 있다.
일단 비상계단도 있지만, 애초에 피난도 이동마법진으로 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그다지 사용되는 경향은 없는 모양이다.
내부 공간은 총 250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상에 있는 최하층 부근에는 협회의 접수를 비롯해, 마술 관련의 상품을 다루는 상점이 있다.
그 이외의 층계에는 협회에 소속된 각종 커뮤니티에게 공간이 할당되어 있어서, 그 외에도 주거시설까지 있다고 하니 놀랄 일이다.
그리고 상층으로 갈수록 접근제한이 심해져서, 최상층에 원로원이 존재하는 형태가 되어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3할 정도의 층계는 쓰이지 않는다고 한다.
건물의 유지는 마법으로 어떻게든 되지만, 관리하는 인건비가 못 버티기 때문이다. 박왕은 무슨 생각으로 이런 엄청난 건물을 만든 걸까.
"뭐, 이 정도인데요..."
미리온은 잠시 말을 끊고서, 수중의 컵을 우아하게 홀짝였다.
"........그러냐."
내가 눈을 뜬 뒤로 1시간.
들끓었던 머리도 이제야 식었다. 여전히 와닿지는 않지만, 상황을 정리할 시간을 얻어 어느 정도의 침착함을 되찾고 있다.
일단, 내가 어디 있는지까지는 알겠다. 간단히는 돌아갈 수 없다는 것도. 그쪽은 이제 괜찮다.
그리고, 다음은 무엇을 물어봐야 할까.
"어이 미리온. 나에 대해 뭐라고 들었냐?"
그렇게 묻자, 미리온은 컵을 접시 위에 조용히 놓고는 생각하는 몸짓을 취했다.
"음...소중한 신입이니, 정중히 다루라고..."
"신입? 무엇의."
"로긴스 님은, 당신이 제 후배가 된다고 말씀하셨거든요."
미리온의 후배?
그건 다시 말해, 원로 마술사가 되라는 건가? 승격의 사퇴를 승인한다고 말한 주제에, 그 녀석...
"그 외에는?"
"그 이외에는, 아직 아무것도 듣지 못했네요."
미리온은 "...하지만." 이라고 덧붙이고는.
"사토 소스케라고 하면, 지금까지 매우 유명한 분이라는 건 알고 있어요. 귀신의 일에는 저도 조금 관련되어 있어서..."
"...그렇구나."
소문이 퍼진 정도고, 아직 원로 마수사가 된다는 공표는 되지 않은 모양이다. 말이 전달되지 않았다는 걸 보면, 미리온은 꽤 말단인 건가.
"...나는, 정말로 로긴스가 데려온 거냐?"
미리온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로긴스 님이 업고 본부로 오셨어요."
그렇다는 말은, 그 의문의 마술에 당한 나는 로긴스한테 그대로 납치되었다는 말이 된다.
그리고 어찌어찌 시간이 흘러서, 지금에 이르렀다라...
"....애초에, 로긴스는 무슨 녀석이야?"
"천위 마술사예요."
"그런 모양이더라. 다른 건?"
"매우 강해요."
소학생이냐 너는.
"그 이외로 부탁해. 자세히."
미리온은 "음~" 하는 소리를 내면서, 조용히 관자놀이에 손을 대었다.
"육가의 당주이며, 대성군의 간부 중 한 사람이에요. 하지만 방탕아로 유명해서, 그다지 겉 무대에 나서는 일은 없어요. 그래서 정보도 거의 없어요."
이 정도로 유명한데도 능력이 밝혀지지 않았다는 것은, 조금 이상한 느낌도 든다.
그런 불안감이 전해졌는지, 미리온은 약간 죄송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죄송해요. 자세한 걸 몰라서."
"아니, 이쪽이야말로 여러 가지로 물어봐서 미안했어."
"...로긴스 님과는 그다지 접점이 없어서요. 불성실한 성격이라는 말은 자주 들었지만..."
"...그렇구나."
그 점은 외모로 본 인상과 일치한다.
엘리제와 비슷한 냄새가 난다.
"...음~"
일단 들은 정보를 정리하기 위해 생각에 잠기려고 할 때, 갑작 미리온이 "앗."하는 소리를 냈다.
"저기, 사토 씨."
"왜?"
"아뇨, 저...."
미리온은 긴장되었는지 시선을 딴 데 돌리며, 천천히 말을 꺼냈다.
"이제부터 같은 직장에서 일하게 되니, 서로의 일을 좀 더 알아두는 편이 좋을까나...싶어서."
".............."
아하, 다시 말해 자기소개인가.
"그래. 그럼 일단은ㅡㅡㅡ"
"오, 이제야 일어났습니까."
갑작스러운 목소리에, 미리온이 어깨를 움찔거렸다. 그녀와 내가 동시에 시선을 옮기자, 문 앞에 로긴스가 서 있었다.
그것도 분홍색 정장으로.
아니, 그건 정말 아니라고.
"앗, 로긴스 님.
아, 안녕하세요ㅡㅡ"
정말 상위의 존재인지, 곧장 일어나서 인사하는 미리온이었지만 로긴스는 그걸 말없이 무시.
그대로 가벼운 발걸음으로 내가 있는 침대 앞까지 걸어오더니, 인사치레를 한다.
"좋은 아침입니다, 사토 군. 기분은 어떠신지?"
"조금 축 처져."
"그거 다행입니다."
다행일 리가 없다고 죽인다.
로긴스는 수상쩍은 미소를 짓더니, 지금까지 미리온이 앉아있던 자리에 걸터앉았다. 갑자기 펀치부터 먹였구나 이 녀석.
"앗..."
자연스레 자리를 빼앗긴 미리온은 깜짝 놀랐지만, 로긴스는 그걸 신경 쓰지 않고 대화를 시작했다.
"일단, 보고입니다. 조금 전, 사토 소스케의 네코구미의 탈퇴가 정식으로 수리되었습니다."
세상에.
"이걸로 드디어, 사토 군은 원로 마술사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축하합니다."
"...그 이야기는 사퇴시켜 주는 거 아니었냐?"
"그게~ 위에서 승격시키라고 시끄러워서. 정말 과대평가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부러울 따름이군요."
역시 놀리는 건가.
"일단 저도 반대하기는 했지만요. 그, 당신은 왠지 야만스러우니까."
...네, 네가 말하는 거냐고 그걸.
바로 딴지를 걸고 싶어졌다.
"다른 이야기는?"
"아아, 예. 먼저 이제부터의 일과, 일에 관한 중요한 이야기가 몇 가지 있습니다."
로긴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수중에 있던 커피를 마셨다. 아무래도 어느 사이엔가 미리온이 타 준 모양이다.
"...나를 어떻게 할 셈인데."
"뭐, 당분간은 제 밑에서 일하게 됩니다. 왜냐면 감시원의 말은 절대적이니까요."
감시원의 말은 절대.
비슷한 이야기를 나인도 말했던 기분이 든다. 뭐 그 녀석은 딱히 그런 것에 구애되지는 않았지만.
"일단 당신은, 오게 될 날을 위해 최근 발족 예정인 부대의 일원이 되어야겠습니다."
"....부대?"
의문의 단어를 듣고 고개를 갸우뚱하자, 로긴스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예. 어느 목적을 위해 설립되는 특수부대입니다. 당면한 일은, 대형 요마의 제거일까요."
...특수부대.
그런 이야기를, 최근 어딘가에서 들은 듯한 기분이 드는데...
이런, 완전히 잊었다.
분명 들은 기억은 있는데...
"아아, 그리고 말입니다."
로긴스는 막 떠올랐다는 듯 손바닥을 치고는,
"당신의 가족한테는 이미 대략 설명을 해두었으니, 그쪽은 안심을."
"...뭐라고?"
그건 다시 말해.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만난 거냐?"
"예. 하지만, 평범하게 말하기에는 약간 무리가 있어서, 최면을 써서 사실을 덮어써두었습니다."
"...뭐?"
순간.
로긴스의 수중에 있던 머그컵이 두쪽으로 쪼개졌다.
컵에서 새어 나온 커피가, 밑에 있는 찻잔에 쏟아진다. 그걸 본 미리온이 작은 비명을 질렀다.
"마술은 쓴 거냐, 어이."
아무 주저도 없이, 마력을 온몸에 전개시켰다.
"그렇게 무서운 얼굴 하지 마시죠."
하지만 로긴스는 딱히 신경 쓰는 기색 없이, 다시 징그러운 미소를 가득 지었다.
똥통 같은 미소다.
"당신이 집에 돌아갔을 때 불편함이 없도록 고려한 결과입니다. 오히려 감사를 듣고 싶을 정도입니다만."
...그걸 믿을 수 없다는 거다. 그보다 에둘러서 뭔가를 했다는 표현이잖아.
"ㅡㅡㅡ그런데, 사토 군."
분노로 몸을 떨던 그때.
갑자기 로긴스가 일어서더니, 날 내려다 보며 기분 나쁘게 미소 지었다.
"처음 볼 때부터 생각했었지만... 아무래도 당신은 예의를 모르는 모양이군요."
대답할 틈도 없이, 로긴스의 손가락이 튕긴다.
그리고 다음 순간.
심장이 찌그러질 듯한 격통이, 내 가슴을 덮쳤다.
"우웃....!?"
온몸이 쪼그라들 것 같은 충격.
그리고 몇 초 지나지 않은 사이 호흡조차 버거워져서, 나는 환자처럼 앉아있던 침대에 드러누웠다.
이윽고 시야까지도 흔들거려서, 정말 설 수 있는 상태가 아니게 되고 말았다.
"괴롭지요? 날뛰면 성가시니, 특수한 술식을 새기도록 하겠습니다."
로긴스가 뭔가를 말하지만, 지금의 나로선 전혀 들리지 않는다. 몸 전체의 자유를 빼앗겼다.
"지금의 당신은, 제가 허가하지 않는 한 움직일 수 없습니다. 당연히 마술의 사용까지도."
대화를 중단하고서, 로긴스는 내 머리카락을 움켜쥐고는 같은 시선까지 들어 올렸다.
"이 사실을 잘 이해한 뒤에 저를 대하도록. 재량에 따라서는 가둬두는 일도 가능하다는 것도 기억해두는 편이 좋겠지요."
그렇게 말을 내뱉고는, 그대로 내 머리를 침대에 던져버렸다. 던져진 머리는 창틀에 명중.
쿵.
방에 둔탁한 소리가 울려 퍼지며, 상처에서 튄 선혈이 침대 시트를 붉게 적셨다.
"알아들었습니까."
과연. 전투할 대의 위화감은 이 녀석이었다는 것인가. 이 감각, 내장 어딘가에 설치해놓은 모양이다.
아니, 하지만 모르겠다.
대체 어느 틈에 이런 것을...
"그럼, 이쯤에서 저는 실례하겠습니다. 부대의 상세는 내일쯤에. 미리온, 간호를 해주십시오."
"...아, 네."
로긴스의 명령에, 미리온은 내 몸을 옆에서 지탱했다. 화끈거리며 불타는 관자놀이에, 두꺼운 타월을 살며시 놓는다.
"...그리고."
이미 문 앞까지 걸어간 로긴스가, 막 생각났다는 듯 멈춰 섰다. 그리고 어깨너머로 돌아보고는 이렇게 고했다.
"탈출이라도 하면 특급 마술사 수준의 사람들이 바로 움직이니, 그것도 염두에 두시길. 가족도 위험할지도 모르겠군요."
그 말을 남긴 로긴스는 방에서 떠나갔다. 거실에는 피 냄새만이 약간 남아있었다.
◇
엘리제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장소는 어느 공원.
구석에 설치된 그네에 앉은 채, 소녀는 석상처럼 미동도 안 한 채 계속 하늘을 우러러보고 있다.
때때로 차가운 바람이 엘리제의 긴 머리를 매만진다.
오늘은 한층 더 춥다.
슬슬 마스크를 써도 돋보이지 않는 계절이 되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어서, 엘리제는 어느 문제에 골몰하고 있다. 동시에 혼이 빠져나간 것처럼 매우 낙담해 있다.
3일 전.
겨우 한 명의 남자에 의해, 네코구미는 압도적인 패배를 맛본 것이다.
그리고 전날, 소스케의 네코구미 탈퇴가 정식으로 전해졌다.
그가 끌려가고서 3일 째의 일이다. 물론 곧바로 협회에 항의를 했지만, 이미 원로원은 결정을 내린 모양이라서 당연하게도 각하되는 결과가 되었다.
그 소스케라면 괜찮을 거라 생각하면서도, 엘리제는 그렇게 교묘하게 사육당하는 인간을 적게나마 보아왔다.
"하아..."
시키가미 코즈미는 소스케가 사라진 이후 정말로 기운이 없다. 나인도 아즈마도 그렇다. 여유를 잃지 않은 빅토르조차, 어딘가 진정되지 않는 기색이다.
조금 전까지 그렇게나 떠들썩했던 사무소가, 지금은 거짓말인 것처럼 조용하다.
어떻게든 해야.
하지만 힘이 있어도, 결국 혼자선 아무것도 못한다. 아무것도 안 변한다.
생각하는 게 두려워서, 엘리제는 다시 하늘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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