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장 1 성녀라고 하는 여동생2022년 07월 14일 16시 09분 4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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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가 이 타이밍에 이 저택에 찾아오다니, 예상 밖이었다.
왜 이번에는 이렇게나 만남이 빠른 걸까?
집무실의 깃발을 등지며, 아버님이 말씀하신다.
"이 아이는 내 양녀로 거두기로 했다. 다시 말해 클레어의 여동생이 된다는 뜻이다."
난 깜짝 놀랐다.
시아가...... 내 여동생?
이게 무슨 농담이람. 파멸을 회피하기 위해서, 시아와는 되도록 관여하지 않도록 하자고 생각했었는데.
시아는 왠지 정말 기쁘다는 듯, 눈동자를 반짝거리고 있다.
그러더니 갑자기 내 손을 움켜잡았다.
"계속...... 클레어 님을 뵙고 싶었답니다."
"나......나를?"
"네. 정말 아름답고 상냥하신, 미래의 왕비님이라고 들었거든요."
"저, 저기......"
나는 어설픈 미소를 지었고, 아버님께 설명을 요구했다.
시아는 평민 출신일 터. 그런데 공작가의 양녀로 삼는다니, 이상한 기분이 드는데......
"그 아이는 코스타 데 라 루스 백작의 숨겨놓은 자식이다."
"음, 당주가 암살된 가문이었죠?"
"그 말대로다. 그 가문은 당주 이외의 일족도 죽는 바람에 후계자가 없었지만...... 이번에 시가지에서 몸을 숨기던 딸이 발견되었다."
시아한테...... 그런 비밀이 있었구나.
전의 인생에서는 그런 이야기, 한 번도 듣지 못했었다.
그렇다면 시아가 코스타 백작의 오랜 맹우인 리얼리스 공작의 양녀가 되어도 이상하지는 않다.
이상하지는 않지만......
내가 시아를 멀뚱멀뚱 바라보자, 시아는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갑자기, 격한 두통이 찾아왔다.
시아가 있으면, 난 필요 없어. 그래. 시아가 있으면......
아냐. 그럴 리가 없어......
"크, 클레어 님......!?"
어느 사이엔가, 나는 바닥에 쓰러져 있었고 시아를 멍하니 올려다보고 있었다.
괴롭다. 가슴이 아파.
시아의 얼굴은 보고 싶지 않아.
나는 휘청거리며 일어선 다음, "죄송해요." 라고만 중얼거린 다음 집무실에서 나왔다.
어째서 이런 일이......
휘청거리며 내 방으로 돌아가자, 목욕을 끝낸 필이 잠옷 차림으로 의자에 앉아 다리를 흔들고 있었다.
내가 돌아온 것을 본 필은 반색했다.
"......클레어 누나. 어디 갔었어?"
난 그 질문에 답하지 않고, 필을 꼭 끌어안았다.
필은 깜짝 놀란 얼굴로 멈춰버렸다.
"누, 누나...... 왜, 왜 그래? 괜찮아?"
"그다지 안 괜찮을지도...... 필은 내가 필요하니?"
"응. 그야, 누나가 없어지면...... 나는......"
필도 나를 안아줬다.
그 몸은 작지만 정말 부드러웠고, 목욕을 끝낸 좋은 냄새가 났다.
필이 날 필요로 해준다. 그것이 내 기쁨.
하지만 그런 시간은 꿈만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다른 누구보다도...... 날 필요로 해줄래?"
"응...... 다른 누구보다도 클레어 누나가 소중해."
나는 기뻤지만, 동시에 쓰라렸다.
아아......
이래선, 이전과 마찬가지다.
왕태자 전하를 시아한테 빼앗기고 싶지 않아서, 필사적이 되어 질투에 휩싸였다.
이번에는 필을 시아한테 빼앗김을 두려워하고 있다. 또 같은 괴로움을 맛보고, 같은 죄를 범한 나는 죽을지도 몰라.
그때, 필이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깜짝 놀란 내가 필을 바라보자, 필은 얼굴을 붉히며 눈을 돌렸다.
"저기...... 누나가 괴로워 보여서, 그래서......"
"다독여준 거니?"
"누나가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면, 안심되니까. 그래서 내가 누나를 쓰다듬으면...... 누나도 안심하지 않을까 싶어서."
필은 그렇게 말하며 날 올려다보았다.
난 가슴속 응어리가 사라짐을 느꼈다.
그래. 필을 안심시키고 도와주는 건 내 역할이야.
설령 시아가 나타난다 해도, 필이 그걸 원하는 한은.
나는 미소 지으며 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자, 필은 기뻤는지 에헤헤 하고 웃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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