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Theater1전생×오디션 ending
    2022년 03월 18일 01시 36분 0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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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230fu/8/

     

     

     

     ㅡㅡ저녁 무렵의 차 안. 리무진의 소파에 꼭두서니 빛이 비친다. 어린이의 몸이라는 것은 역시 활동시간에 한계가 있는지, 아니면 오랜만의 연기로 지쳐서 그런지. 꾸벅거리며 눈을 비비고 있자, 자연스럽게 어머니의 무릎으로 이끌렸다.

     

     "열심히 했구나, 츠구미."

     "친구도 많이 생긴 모양이던데. 다음에 대디와 마미한테도 친구들에 대해 말해줄 수 있을까?"

     "응.......응, 맡겨줘, 대디, 마미."

     "마미한테도 들려줄 거니? 후후, 기뻐."

     

     친구......그래, 친구다. 그 연기가 끝난 뒤, 어찌저찌해서 연락처를 교환했다.

     

     "킥킥."

     "어라, 뭘 떠올렸길래 웃는 거니?"

     "후후후, 비밀."

     "어라라, 조숙한 아이네."

     

     '하지만 지금은.'

     

     일단은...... 조금만 더, 잠에 들 것만 같ㅡㅡ아ㅡㅡ

     

     

     

     "잘 자렴, 츠구미."

     

     

     

     

     

     

     ㅡㅡ???ㅡㅡ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교외에 그 장소가 있다. 깊은 숲속, 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이 샤워하는 것처럼 쏟아지는 오래된 저택. 

     

     안까지 걸어가면, 그곳은 널찍하고 난로가 있는 방이다. 평소의 정위치, 평소의 각도, 평소의 안락의자에, 아름다운 여성이 앉아 책을 읽고 있다.

     하지만, 갑자기 울린 검은 전화기 소리에 여성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보세요』

     "어머, 란이구나."

     『오랜만이에요, 오우카 이모』

     

     나이 차가 나는 언니의 자식은, 듣기 쉬운 차분한 목소리로 그녀ㅡㅡ저택의 주인, 키리타니 오우카에게 소리를 내었다.

     

     "네가 전화를 다 걸다니, 기쁜 일이구나. 무슨 일이라도 있니?"

     『네. 실은ㅡㅡ인재를 찾았습니다』

     "어머나."

     

     오우카는 입가에 손을 대면서 품위 있게 놀랐다.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틀리진 않았겠지. 소속은 어디래?"

     『로웰의 신설 사무소라고 해요』

     "로웰? 종합상사의?"

     『네』

     

     로웰이라고 하면, 여러 사업에 진출해서 그 모든 분야에서 성공을 거머쥔 괴물 기업이다. 오우카의 주변에도 적지 않은 수의 로웰제 상품이 있다.

     그런 곳의 신입 때문에 연락했다니, 그 정도의 재능인가. 오우카는 자연스레 입술을 들어올렸다.

     

     "그분, 나이는?"

     『다섯 살이에요. 다섯 살 소녀요』

     "그ㅡㅡ그, 러니."

     

     다섯 살. 그것은 키리타니 오우카가 데뷔할 무렵의 나이다. 여러 가지로 애착이 있는 시기다.

     

     "좋아. 조만간 보여주게 해 주렴."

     『네. 알겠습니다』

     "후후, 딱딱하기도 하지. 뭐 그게 너의 좋은 면이겠지만."

     

     오우카는 통화를 끝내고서, 선반 위에 장식된 액자를 손에 들었다. 그것에는 그녀가 어린아이였던 시절, 아니 지금 현재까지 포함해 단 1명, 그녀의 혼을 뒤흔들었던 배우의 모습이 있다.

     검고 긴 머리카락으로 눈가를 숨기고 표정을 기괴하게 일그러뜨리면서, 비정하게도 떨고 있는 자신의 목에 손을 뻗는 이 사진은, 한 컷을 찍은 것이다. 천재라고 불리며 의기양양했던 오우카의 어린 자존심을 박살 냈지만, 오우카에게 교만하지 않고 '배우'로서 살아가는 모습을 각인시켰던 여성의 것이다.

     

     "당신이 사라진 뒤의 대역은 따분한 사람이었어."

     

     아역시절의 예명을 '사쿠라'라고 했던 그녀는, 그리 말하며 사진 속의 악령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로부터 벌써 20년. 계속, 기다리고 있어."

     

     물론 본인이 돌아오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오우카가 20년이나 기다렸던 것은, 다시금 그녀에게 배우의 진수를 맛보여 줄, 강렬한 반짝임을 품은 인물이다.

     

     

     

     "다시, 당신 같은 분과 나란히 설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ㅡㅡ츠구미 씨."

     

     

     

     애수를 담은 중얼거림이, 예전의 무대이기도 했던 저택에 퍼진다.

     어느 사이엔가 허공에 사라지는 그 소리는, 어딘가 상냥함과 고양감이 깃들어있는 것만 같았다.

     

     

     

     

     

     

     

    ――Let's Move on to the Next The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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