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60화 어수선한 왕성에 나타난 자2021년 12월 08일 15시 27분 0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kakuyomu.jp/works/1177354054890293039/episodes/1177354054893262351
왕성의 회의실 중 한 곳에서, 왕국 측과 카슈의 건으로 불려 나온 엔제 교단의 대표자 대리가 테이블을 두고 마주 앉아있다.
바깥의 온화한 날씨가 거짓말인 것처럼, 냉기를 품은 긴장된 공기가 흐르고 있다.
감정을 읽을 수 없는 표정의 단정한 이목구비의 알트의 앞에서, 흰 수도복을 입고 앉아서는 부드러운 표정을 짓는 아만다 대주교.
어느 쪽도 예상대로의 전개여서, 서로 양보할 수 없는 주장에 응수하고 있었다.
"다시 말해 얀이라는 자와 자기들은 무관계라는?"
"말씀드린대로예요. 저희들로서도 유감인 일입니다..... 그의 독단에 의해 폐하와 알트 왕자의 불신감을 가져왔으니까요."
"그걸로는 안 통해."
알트는 싸늘한 분위기 그대로, 곤란한 표정인 아만다에게 고한다.
"엔제 교단은 그 유괴사건에 관여했다. 그걸 밝혀낸 세레스티아가 방해되는 것은 사실. 얀이라는 녀석이 카슈와 함께 마왕에게 협력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세레스티아를 유도한 후, 불필요해진 카슈와 얀을 마왕이 제거. 충분히 설득력 있어."
"......."애써 냉정한 표정을 유지하던 아만다의 미간에, 미세한 주름이 생긴다.
왕국측으로서는, 용사를 찾고 있던 사실에서 [독고의 마왕]과의 관계에 확신을 갖고 있었지만, 그걸 여기서 추궁할 셈은 없었다.
베네딕트 최고주교가 아니라면, 어떻게 묻든 '이야기는 갖고 돌아간다'라고 말하면서 둘러댈 것이 눈에 선해서다.
"......유괴한 기억은 없지만, 저희들이 용사님을 찾고 있던 것은 맞아요. 하지만 그건 안부확인과 보호를 위해서. 사실, 많은 자들이 저희들이 관리하는 고아원에서 자라고 있어요."
만일을 위해 데려간 자들을 절반 이상 살려뒀다는 사실의 카드를 내민다.
"엔제 교단이 마왕과 협력한다니, 말도 안 된다고 밖에 드릴 말씀이 없네요."
"그럼 쿠쟈로겠지?"
"후우, 곤란하네요. 그러니까, 그런 사실도 일절 없다고요."
아만다의 뒤에 있는 주교가 무심코 숨을 멈출 정도인 알트의 압박에도, 곤란하다는 듯한 부드러운 어조로 받아 흘린다.
"용의자인 얀은?"
"범죄자라면 법에 의해 처벌되어야지요. 엔제 교단의 신도였다고는 해도 예외가 아니에요. 나라에 맡기겠어요."
"......마톤."
이 이상은 소용없다고 판단한 알트가, 마톤 디 공작에게 시선을 돌렸다.
마톤도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자, 알트는 회담을 끝냈다.
"포교활동과 주요 인물들은 행동을 자제해라."
".......네?"
생각도 못한 강경한 발언에, 아만다의 표정이 무너졌다.
"당연하다. 의혹 투성이니까. 출입금지 조사도 할 것이니, 그리 알아라."
그렇게 담담히 말을 남기고서, 어안이 벙벙한 아만다를 상관하지 않고......
"이걸로 끝내겠다."
마톤을 데리고 빠르게 방을 나섰다.
"......"
감시하는 병사들이 아직 있지만, 아만다는 무심코 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알트에게는 망설임이 없었다.
오랜 세월을 걸려 이 정도까지 깊게 뿌리내렸음에도.
라이트 왕의 핏줄 탓인지 국민을 제일로 생각하는 알트는, 세레스티아보다 성가실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는 아만다였다.
♢♢♢
왕성의 복도를 재빠르게 나아가는 알트와 마톤.
"쿠쟈로에서는 아직 대답이 없지만, 병사는 국경 부근에 몰래 모아두는 편이 좋겠지요."
"그 왕이니까. 그걸로 됐어."
"엔제 교단에도 감시를 붙여서, 베네딕트 최고 주교의 귀환을 기다리지 않고 감사에 들어가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응."
세레스티아가 사라진 영향은 가늠할 수 없을 정도여서, 왕은 물론이고 알트와 마톤도 잠잘 틈도 없이 움직이고 있는 중이다.
"전쟁이 일어나면, 지크가 손을 빌려준다고 말했다."
"정말입니까? 아아, 강자들이 모였다는 [깃발 없는 기사단]의 도움이 있다면, 이 이상 든든한 것도 없지요."
[흑의 마왕] 대책으로서 협력을 약속해 준 [인연의 세 자매]와 [깃발 없는 기사단]이지만, 전쟁에까지 협력해 주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흑기사가 신출귀몰하기 때문에, 마톤의 머리에 오랜만에 미소가 나타났다.
"남은 문제는......"
"괴멸된 라르만의 부대. 그리고 괴멸시켰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늪의 악마]의 정찰...... 입니다만."
"그쪽의 절차와 선전은 끝냈나?"
마톤은 알트의 믿음직한 모습을 보고, 세레스티아를 최대한 대기시키게 된 왕국의 새로운 빛을 느꼈다.
세레스티아 정도의 능력은 없지만, 그래도 라이트 왕을 뛰어넘는 그릇이라면서, 마톤의 마음속에서 흥분되는 마음이 생겨났다.
"예, 끝내 놓았습니다."
"좋아."
♢♢♢
"알트 님이......"
"예상보다 머리가 잘 돌아가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마톤 정도는 아닌 것 같지만ㅡㅡ"
진지한 대화에 물을 끼얹는 것처럼, 누군가가 세레스티아의 방의 문을 노크한다.
라이트 왕과 알트 왕자의 완강한 결정에 의해, 자기 방에서 구금상태가 된 세레스티아.
면회도 최소한, 수련을 할 때 이외에는 방에서도 쉽게 나올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소리는 에리카겠죠. 들여보내도 괜찮아요."
"알겠습니다."
마리가 세레스티아의 지시로 탁자에서 일어나서, 문으로 향한다.
그리고 열자마자, 오렌지색 사이드 테일의 여자아이가 얼굴을 보였다.
"언니, [유물] 보여줘~"
"정말...... 보여주는 것뿐이에요. 절대 만지지 마세요."
라이트 왕국의 두 번째 [유물].
그 검은 장식검을 꺼내서는, 테이블 위에 놓는다.
또 하나의 검은 그날 밤에 크로노한테 받은 것인데, 그것도 전용으로 만들어진 질 좋은 검집에 담겨서 긴 소파에 앉아있는 세레스티아의 바로 옆에 세워져 있다.
소중히 몸에 지니고 있다.
"쳇~~"
접촉금지라고 듣자 불만스러운 듯 입술을 내밀며 걸어오는 에리카였지만, 가슴가에서는 평소의 칼이 흔들리고 있다.
"......오늘은 학교가 쉬는 날이었나요. 하쿠토 군과 오즈왈드 군과 놀지는 않는 건가요?"
전에는 확실히 있었던 마그마 같은 질투심도, 지금은 자기 쪽이 크로노에게 특별하다고 확신받는 일도 있어서, 꽤 약해진 세레스티아.
"논다니...... 언니는 제가 남자애들과 초원에서 뛰어다니는 말괄량이로 보여? ......그 두 명은 오늘도 특훈이래. 그때의 뭔지 모를 하쿠토의 마력을 자유롭게 쓰고 싶대."
"......그런가요."
흥미로운 듯 장식검을 빤히 쳐다보는 에리카의 말에, 세레스티아의 안색이 변한다.
파티 당일, 최후의 전투.
그때 느꼈던 하쿠토의 마력은, 아주 약간 유적에 있던 검은 날개의 남자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극한까지 엷게 한 듯한, 기묘한......
그래서 현재는, 과거의 자료와 전승을 찾아보며 이유를 조사하는 도중인 것이다.
그리고, 세레스티아는 이미 어떤 가설을 세워놓았다.
아마 크로노가 처음부터 알고 있었을 진실을.
"그것도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고도(孤島)]의 세력과 엔제 교단이 제일가는 위협이 될 테니까요. 현재는, 말이지만."
"엥? 흑의 마왕과 쿠쟈로가 아니었어?"
마왕을 경칭으로 부르지 않자, 지금까지 없었던 감정적인 설교를 해줄 뻔했지만 꾹 참고 다음을 말한다.
".......한쪽은 강대하다고는 해도 암약의 단계이며, 또 한쪽은 반란군의 존재 등의 영향으로 움직이기 어려운 소국. ......국가를 오염시키고 오랜 역사 속에서 수많은 희생자를 낸 엔제 교단과, 그것을 보낸 [고도]에 비할 것이 아니에요."
내부에 이것들을 품은 채로 쿠쟈로를 신경 쓰는 위험성은 예측할 수가 없다.
".....왜 [고도의 마왕]이 엔제 교단과 관계가 있어?"
.......
그 에리카의 말에, 세레스티아뿐만 아니라 마리까지도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지어버렸다.
".......전에 아바마마께서 말씀하셨어요."
"정말!?"
"유적 등의 진실을 아는 아바마마와 시로는 확신을 가진 모양이에요. 이제 용사를 노리는 일은 없겠지만, 엔제 교단이나 고도가 움직일 가능성은 있겠죠."
장식검을 에리카한테서 떼어놓고서, 녹차를 마시며 말한다.
"그래도 이 왕도에는 왕가의 [유물]이 있으니, 여기까지 침공하는 일은 없겠지만......"
"......그거 유명하던데 정말로 있어? 우리들도 한 번도 본 적이 없잖아?"
전략급의 위력이 있다고 전해지는 라이트 왕국의 보물.
그 단 하나의 [유물]의 존재 덕에, 라이트 왕국은 여태까지 외국의 침공을 받지 않았다고 일컬어진다.
"존재는 확실히 있겠죠. 과거, 아득히 옛날이지만, 2번 사용되었다고 해요."
"흠~ 하지만 지금은 [유물]이 두 개나 있으니 [고도] 따위는 쳐부수면 되지 않아?"
그렇게 느긋하게 말하고는, 마리가 내어준 과자를 먹기 시작한다.
"글쎄요......"
옆의 장식검에 시선을 주면서, 살짝 중얼거린다.
전승을 조사한 바로는, 믿을 수 없는 힘을 가진 것이 많은 모양이다.
진실이라면, 말이지만.
현 단계에서 [유물]의 힘을 과신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하였다.
"......."
장식검에서 눈을 뗄 수 없다.
"......."
그리고 크로노를 떠올리고는, 괴로울 정도로 격하게 고동치는 가슴을 억누르는 세레스티아.
"어, 언니? 열이라도 있어? 그 검 맡아줄까?"
세레스티아가 누르고 있는 커다란 가슴을 보고, 크다......와, 정말 탄력 있어 보인다는 부러운 마음도 있어서 장식검에 손을 뻗는 에리카.
"싫어요. 그만두세요."
세레스티아가 곧바로 장식검을 다시 품으며 보호한다.
"당신도 라이트 왕국의 왕족이라면, 엔제 교단에 의해 무수한 국민이 희생되었다는 사실 정도는 파악해두세요."
"응, 적이라면 용서 안 해. 악당이 설치는 건.......싫어."
에리카의 눈에 깃든 정이의 불꽃을 보고, 아버지와 오빠의 피를 떠올리는 세레스티아.
'......저도 역할을 다해야겠네요.'
♢♢♢
왕성의 성문 밑에서, 문지기도 아니고 병사나 기사도 아닌 문관들이 탁자와 의자를 꺼내와서는 하품을 하며 한가해하고 있다.
이미 저녁 무렵이지만, 슬슬 이 따분한 시간도 끝나려고 한다. 이 시간이 제일 괴롭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제일 괴롭네."
"끝나면 한잔 하러 갈래? 마시면서 기분 전환해야겠어."
문관 2명이 탁자에서 턱을 괴고는 졸린 표정으로 대화한다.
"오, 우리도 가도 될까?"
"어, 좋아. 요즘 어두운 분위기라서 병사들도 지쳤을 테니, 모두 같이 가자고."
근처에서 보초를 서던 병사도 마찬가지로 피로한 기색이다.
"좋아. 그렇게 정해졌으면, 날이 저무는 걸 기다릴 뿐이지."
"맞아...... 아~아, 이런 거 왜 하는 건지ㅡㅡ"
"ㅡㅡ일이 끝날 때라 미안하지만, 좀 묻고 싶다."
하품을 참으면서 말하는 문관의 앞에, 칠흑의 거체가 나타났다.
저녁노을을 삼켜버리는 듯한, 흑색의 갑옷.
"앗!?"
"바, 바보 같은......"
그 커다란 형체는, 깜짝 놀라서 후퇴하는 병사와 문관을 개의치 않고 말했다.
"여기서 그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고 들었다만."
"흐, 흑기사...............님."
그곳에는, 몇 차례만 모습을 드러냈음에도 불구하고 라이트 왕국 최대의 희망이 된......흑기사가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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