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83 성녀와 또 한 사람
    2021년 06월 26일 01시 19분 0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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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9795dx/206/

     

     

     

     굉뢰의 롱소드의 추가효과인 뇌속성의 일격을 시야의 가장자리로 보며, 난 미소를 띄웠다.

     

     기쁜 오산이다.

     

     단과 브륜힐트가 예상 이상으로 강해졌는지, 아니면 성녀가 그렇게 강하지 않은 것인지.

     

     어느 쪽이든, 두 사람은 티아모에를 상대로 선전하고 있는 모양이다.

     

     술사의 집중력이 관계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니알라토텝도 빈사상태다.

     

     게임 안에서는 더욱 강했던 인상이었지만, 역시 조종당하기 때문에 약한 것일까.

     

     "뭐, 생각해도 어쩔 수 없지. 빨리 결판내자."

     

     난 연속공격 스킬을 연속으로 써서, 단번에 승부를 지었다.

     

     " [5단 베기!] "

     

     몇 번째인지도 모를 연속공격스킬의 발동.

     

     그러자, 니알라토텝은 맥빠질 정도로 손쉽게, 그 몸에 칼날을 받아들였다.

     

     몸과 사지가 분해되고 몸통이 두 쪽으로 갈라진 니알라토텝은, 아무것도 못한 채 지면에 쓰러진 후 모래처럼 무너져서 사라졌다.

     

     예상보다도 약했던 니알라토텝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린 나는, 성인군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나와 니알라토텝과의 싸움의 여파 때문에 서 있는 사람 쪽이 적어진 성인군을, 마술사 조의 마술이 유린하고 있다.

     

     그리고 어떻게든 불벼락을 피한 병사들은, 마술사 조를 지키는 키라와 오그마, 아타랏테, 앙리에게 베여서 쓰러지고 있었다.

     

     마리나의 호위도 있으니, 이젠 저 8명의 벽을 돌파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난 주변을 신경쓰면서, 티아모에와 싸우는 단과 브륜힐트를 도우려고 달려갔다.

     

     브륜힐트의 공격을 최대한으로 경계한 티아모에가 브륜힐트를 날려버린 후 거리를 벌리려고 공격을 되풀이하는 와중. 단이 재빠르게 티아모에의 등뒤를 잡고서 검을 휘둘렀다.

     

     단의 혼신의 일격은 티아모에의 한 겹에 불과한 결계를 깨트렸고, 티아모에의 등을 어깨부터 허리까지 베어버렸다.

     

     "아악!"

     

     티아모에의 비명이 울리자, 난 눈썹을 찌푸리면서도 검을 들었다.

     

     니알라토텝을 쓰러트리고 조종할만한 플레이어로는 보이지 않는 실력이다.

     

     내가 최후의 일격을 쓸 것도 없이, 단과 브륜힐트에 의해 살해당하려 하고 있다.

     

     그런 실력부족의 네크로맨서와 최고랭크의 보스몬스터라는 있을 수 없는 조합.

     

     그 위화감을 눈치챈 나는, 달리는 속도를 줄이며 등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눈앞에 나타난 검끝을 보고는 자신의 직감이 올바랐다는 것을 깨달았다.

     

     몸을 비틀며 휘두른 검으로 자신에게 향해오는 검끝을 쳐낸 후, 난 검의 주인을 바라보았다.

     

     "역시, 보호자가 있었나."

     

     내가 그렇게 말하자, 감정의 색이 전혀 보이지 않는 표정을 한 남자는 혀를 차면서 검을 다시 들었다.

     

     예리한 눈매와 긴 흑발의 남자다. 금속과 가죽을 조합한 듯한 간이적인 갑옷 위에, 검은 코트같은 상의를 걸치고 있다.

     

     그리고, 소태도같다고나 할까. 소도와 태도의 중간 정도 길이의 검을 들고서, 내게 칼날을 향하고 있었다.

     

     남자는 내 표정을 잠시 확인하려는 것처럼 보였지만, 땅을 박차며 옆으로 뛰어들어서는 재빠르게 티아모에를 향해 달려나갔다.

     

     난 바로 남자의 뒤를 쫓았고, 단 일행에게 손을 댈 수 없도록 일정한 거리를 두고 검을 들었다.

     

     하지만 남자는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티아모에의 옆으로 이동하더니 브륜힐트의 검을 소태도로 쳐내고, 티아모에의 몸을 밀쳐내려는 것처럼 차버렸다.

     

     잠깐 사이에 무수한 검상을 입게 된 티아모에가 지면에 쓰러지는 도중, 남자는 단에게 소태도를 향하며 견제하였다.

     

     "새로운 적인가!"

     

     단은 노호성을 지르며 검을 들었고. 남자의 뒤에서 자세를 바로한 브륜힐트가 검끝을 남자에게로 향했다.

     

     "성녀와 성인인가? 도망치고 싶다면 마지막 하스타의 장소를 불어라."

     

     내가 그렇게 말하자, 남자는 이쪽으로 눈을 돌리더니 입을 열었다.

     

     "........놓아준다는 말인가? 이 정도의 기회는 이제 없을지도 모른다고."

     

     "거기 있는 여자가 네크로맨서라면 조종할 수 있는 인원수에 한도가 있어. 니알라토텝과 하스타 한 마리를 조종하고 있었다고 가정한다면, 그 여자를 죽이면 하스타가 자유롭게 움직이게 될지도 모르잖아?"

     

     내가 그렇게 말하자, 남자는 눈썹을 찌푸리며 날 노려보았다.

     

     자세히 보니, 남자의 손과 티아모에의 몸이 발광하고 있다.

     

     성기사같은 일부 근거리 직업의 회복스킬 '치료' 다.

     

     표면의 상처가 약간 치료된 티아모에는, 거친 호흡이 약간 정돈되고 있었다.

     

     "그만. 그 상태여도 죽지는 않아. 이 이상 회복시킬 셈이라면......"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로군."

     

     남자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칼을 내렸다.

     

     "하스타가 있는 곳은 제국의 제도, 왕성 안이다. 이걸로 보내줄 수 있을까?"

     

     ".......제도? 아니 그럴 리가."

     

     남자의 대사에, 내가 잠시 당혹해하며 부정하는 말을 하려던 때, 의식이 돌아온 티아모에가 증오로 가득 찬 눈을 내게 향하며 입을 열었다.

     

     "시, 신의 대행자는, 한 명이 아니었다는 것인가요.....다, 단순한 사기꾼 주제에, 꽤나 교묘한 함정을 설치해뒀네요......!"

     

     티아모에는 추하게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그렇게 말하고는, 지팡이를 든 손에 힘을 담아서 작게 뭔가를 중얼거렸다.

     

     그러자, 남자가 처음으로 크게 표정을 바꾸며 티아모에를 보았다.

     

     "멈춰!"

     

     남자가 티아모에를 말리려고 외치자, 단과 브륜힐트가 경계심을 드러내며 티아모에한테 검을 향했다.

     

     그때, 지면에 검은 그림자가 퍼졌다.

     

     한순간 위에서 뭔가 온다고 생각했엇지만, 그 이상한 그림자가 퍼지는 모습에 그럴 가능성을 스스로 부정하였다.

     

     "밑이다."

     

     내가 그렇게 말하며 그림자를 내려다보자, 티아모에는 조소와 함께 남자를 보았다.

     

     "나바로! 먼저 이 여자를 죽여요! 난 이 남자를 죽이겠어요! 1대1이라면 지지 않아요!"

     

     티아모에는 그렇게 말하며 일어서더니, 단과 대치하려는 것처럼 섰다.

     

     나바로라고 불린 남자는, 어금니를 깨물며 티아모에의 옆모습을 노려보고서, 재빨리 소태도를 든 손으로 티아모에의 옆머리를 쳐서 혼절시켰다.

     

     ".......계획도 유명무실해졌구나.......아니, 이 녀석의 머리를 계획에 넣지 않았던 나의 실수인가."

     

     나바로는 그렇게 중얼거린 후, 가증스럽다는 듯 티아모레를 보면서도, 축 늘어진 티아모에의 허리에 손을 둘러서 떠메었다.

     

     "보낼 거라 생각하는가!?"

     

     단이 소리내며 검을 남자에게 찔러들자, 나바로는 지면에 퍼진 검은 그림자를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나한테 상관할 틈이 있을까?"

     

     나바로가 그렇게 말하자, 단은 놀란 표정으로 지면에 눈을 주었다.

     

     넓혀지던 그림자가 급속히 수축하더니, 점점 높이를 가지며 입체적인 모습이 되어갔다.

     

     나타난 것은, 로브로 얼굴을 숨긴 하스타다.

     

     "뭐, 뭐라고!?"

     

     단이 놀람의 목소리를 내며 하스타에게 검을 향하는 와중, 티아모에를 떠맨 나바로는 내게 눈을 돌렸다.

     

     "........졌다. 물러나도록 하지."

     

     그 말만을 남기고, 나바로는 이쪽이 놀랄 정도로 순순히 등을 보이며 도망쳤다.

     

     나바로의 너무나 자연스러운 패주의 모습 때문에, 눈앞에서 하스타가 움직이기 시작할 때까지 굳어버리고 말았다.

     

     "쫓아갑니까!?"

     

     브륜힐트의 말에, 난 깊은 한숨을 섞으며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체력을 소모한 상태의 두 사람이 그 남자를 쫓아가도 무의미해. 제 1 목표였던 하스타를 발견했으니, 다행으로 삼을까."

     

     난 그렇게 대답한 후, 하스타의 마술 공격을 결계로 받아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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