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94 스쨩2021년 05월 05일 20시 43분 1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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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화났다! 젠장 죽어버리겠다! 혀깨물고 죽어버리겠다!"
식은 마그마에 사로잡혀 머리만 내놓은 폭풍룡이 외쳤다.
그에 반해 다섯 명과 한 마리는.
"죽든가."
"죽는 건가."
"죽나요."
"죽는 거야."
"죽으라냐."
"죽어."
.......
"저기 말야, 실의에 빠진 용한테 6연속으로 죽으라니, 인간으로서 좀 아니지 않아? 뭐, 마지막 말은 인간이 아니라 용이었지만."
6연발로 죽으라는 말을 듣고 대응하기 곤란해진 스톰드래곤이, 그들에게 말을 걸었다.
"그런데 랜드드래곤 씨, 어째서 넌 천연덕스럽게 궁극해방을 쓰는 거냐? 갑자기 화산소환이라니 진짜 아팠다고."
그 말에 대해 래칭이 대답했다.
"나, 드래고닉 발큐리아와 계약해버렸다~ 어때 부럽지."
"실화냐."
"실화다."
그러자 스톰드래곤은 랜드드래곤을 따르는 인간들을 새로운 눈으로 보았다. 그리고 코웃음을 쳤다.
"우오, 자격보유자들만 있잖아! 뭐야, 혹시 너희들, 날 헌팅하러 온 거야?"
"뭐 잠깐 이야기를 들어. 에리스, 상황 좀 설명해줄래?"
"알았어. 안녕하세요, 스톰드래곤 씨."
그리고 에리스는 스톰드래곤에게 설명을 시작했다. 그가 도망쳤던 용자와 마왕의 싸움은 수백 년 전에 용자의 승리로 끝나버렸다는 것. 최근, 새로운 신마전쟁이 촉발하려는 징후가 있다는 것. 용자같은 자와 마왕같은 자도 이미 존재하고 있다는 것. 에리스 일행은 용자나 마왕에게 가담하지 않은 채, 그들을 방해하기 위한 활동을 가끔 하고 있다는 것.
"어때요, 괜찮으면 저희한테 오지 않을래요?"
스톰드래곤은 생각했다. 은둔형 외톨이도 슬슬 질렸고, 궁극해방도 오랜만에 써보고 싶다. 무엇보다, 용자와 마왕을 괴롭힐 수 있다는 점에 흥미가 샘솟았다.
그는 다시 한번 자격보유자들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는 눈치챘다.
"거기 푸른 소녀, 그 부츠는 어디서 손에 넣었지?"
레베의 부츠는 '매의 롱 레더 부츠' 유니크 장비다.
"와란의 미궁에서 손에 넣었는데, 무슨 일이지?"
"조금만 더 자세히 보여줘 봐."
그러자 래칭이 마그마에 앞발을 걸쳐서, 레베가 스톰드래곤의 앞까지 갈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주었다.
래칭의 등을 통해서 스톰드래곤의 앞까지 올라간 레베. 스톰드래곤은 부츠를 뚫어지게 보았다.
"손질은 네가 하고 있냐?"
"그래, 애용품이니까."
뭔가를 생각하는 것처럼 한번 눈을 감는 스톰드래곤. 그리고 다시 눈을 뜨자, 스톰드래곤은 전원에게 외쳤다.
"난 이 푸른 소녀와 계약하고 싶은데, 너희들 그래도 좋아?"
일단 네 명에게 돌아가는 레베.
"레베, 네 생각은 어때?"
"나도 남자 따윈 평생 사절이다. 계약할 수만 있다면 부탁하고 싶어."
"그럼, 이름을 지어줘야겠네."
"에리스, 이런 것은 어때? '강하다 대폭풍마룡 군' 으로."
"안 돼 레베, 여기선 군청색 피부가 반지르르해서 멋지지만 랜드드래곤에게 져버린 스톰드래곤 군이라고 해야지!"
"레베도 클레어도 각하. 캐티는 무시. 그럼, 후라우 씨 차례."
"스톰드래곤이니, 스쨩이 어떨까요?"
"자 결정. 레베, 빨리 갔다 와."
레베는 쳇, 하고 혀를 차면서 다시금 래칭의 등을 탔다. 그리고 스톰드래곤의 눈앞에 도착하자, 의식을 시작하였다. 그에게 '스쨩' 의 이름을 부여하고, 그 다음 입맞춤. 레베의 의식에 스톰드래곤의 존재가 각인된다. 그리고 그녀의 의식에도 두 가지의 커맨드워드가 새겨졌다.
"신장변화허가."
레베가 말하자, 스쨩의 몸이 축소되었다. 그렇게 마그마의 감옥에서 풀린 스톰드래곤 스쨩.
"레베, 이걸로 계약성립이다."
마그마의 감옥에서 빠져나온 것은, 자그마한 군청색의 익룡. 유선형의 자그마한 머리에는 후방으로 뻗은 여러 뿔이 있다. 슬림한 신체의 앞다리에는 얇은 막의 날개가 있었고, 화려한 뒷다리와 긴 꼬리로 밸런스를 잡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런이런."
스쨩은 당연하다는 듯 레베의 양 어깨를 앞다리로 거머쥐고, 매달리는 것처럼 가슴에 달라붙었다. 펼쳐진 날개가 가슴을 가린다. 그것은 마치 군청색 브레스트 아머처럼도 보였다.
"그럼 레베, 밑으로 내려줘."
스쨩의 지시에 순순히 따르는 레베. 이것에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머리에 떠오른 또 하나의 커맨드워드 때문.
그녀가 밑으로 내려가자, 래칭도 일단 러블리한 사이즈로 돌아갔다.
"그래서, 스쨩. 그 '폭풍소환' 이라는 건 뭐지?"
기다릴 수 없다는 듯 레베가 물어보자, 오랜만에 쏴버리고 싶어진 스쨩이 말해주었다.
"그건 내 궁극해방인데, 시험삼아 쏴볼까."
스쨩은 넓은 장소에 자기를 내려놓으라고 지시를 하고서, 원래의 거대한 사이즈로 돌아갔다. 그리고 레베를 자기 등에 태우고 목을 붙잡으라고 지시했다.
"간다 레베!"
스쨩은 날개를 펄럭이기 시작하고, 공중에 떠올랐다. 갑작스런 일이었지만, 이상하게도 레베에게 두려움은 없었다.
"레베, 시야공유다."
들은대로 레베는 시야공유를 해방하여, 스쨩과 시야를 공유하였다.
"다음은 공간파악으로, 대략적인 위치를 정하는 거다."
레베는 스쨩의 시야로 근처의 바다를 목표로 정했다.
"자, '폭풍소환' 을 해방해!"
레베는 폭풍소환을 해방하였다. 그러자, 시야로 정했던 장소에 회오리가 발생했다. 굉음과 함께 바닷물을 끌어들여 바다를 갈라놓은 회오리가 파악한 공간 안에서 날뛰고 있었다.
"이게 폭풍소환이야. 저것의 내부는 진공상태니까, 태반의 생물은 하늘의 별이 될 거다."
놀라는 레베와, 더욱 놀라는 네 명과 한 마리의 모습이 그곳에 있었다. 또 한 마리 만큼은 "나한테는 안 통하지만 말야." 라고 자신만만하게 에리스에게 말했었지만.
4명과 2마리에게 돌아온 1명과 1마리. 레베는 아직도 몸의 떨림이 그치지 않았다.
"대단한 위력이었어, 스쨩."
"뭐, 레베가 내 드래고닉 발큐리아가 되어준 덕분이야."
"그런데 에리스, 이제부터 어떻게 할 거지?"
"그렇네, 일단 와란으로 돌아갈까."
그러자, 스쨩이 자랑스럽게 날개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어떻게 할까~ 레베는 내 드래고닉 발큐리아니까 당연하지만, 다른 사람도 부탁한다면 하늘로 옮겨줘도 되는데~"
짜증나는 녀석.
하지만 4명도 하늘을 날아보고 싶다.
여기선 어쩔 수 없이.......
"스쨩, 우리들도 옮겨줘."
"스쨩, 저희들도 옮겨주지 않을래요."
"스쨩, 나도 하늘을 날고 싶어."
"냥냥." 캐티는 스쨩의 꼬리로 장난을 쳤다.
"스쨩, 나도 부탁할게." 레베가 마지막으로 부탁하였다.
"다름 아닌 레베의 부탁이니 들어주도록 하지. 어이, 래칭이라는 놈, 너 결계칠 줄 알지?"
스쨩의 말에,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끄덕이는 래칭.
"레베는 내 가호 덕분에 바람에 상처받지 않아서 내 등에 타도 좋지만, 다른 사람은 풍압으로 죽어버릴지도 모르니 신경써. 그럼 래칭, 둥글게 말아."
래칭은 에리스 일행을 불러들여서 4명과 1마리를 자신의 몸으로 감싸안았다. 만의 하나라도 그녀들이 낙하하지 않도록, 품어주는 것처럼 부드럽게 말았다. 레베는 스쨩의 등으로 이동.
"그럼 간다, 레베, 안내 좀 부탁할게."
스쨩은 날개를 펄럭거림과 동시에, 뒷발 사이에 래칭의 몸을 끼워서 고정시켰다. 그리고 단번에 상공으로 날아올랐다.
갈 때는 남쪽 끝의 곶까지 육로로 4일 걸렸던 거리인데, 돌아갈 때는 스쨩의 고속비행에 의해 몇 시간만에 도착하였다. 에리스와 레베를 제외한 세 명은 고속비행의 충격으로 기절해버렸다는 것은 덤. 고속비행에 대한 적응력, 이것도 드래고닉 발큐리아에게 부여된 가호 중 하나라고 드래곤들은 그들의 소녀에게 제각각 말해주었다.
이렇게 그들은 무사히 와란으로 귀환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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