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다른......여자의......냄새가, 나(1)

 

"그럼 다녀올게. 필리아."
"네!　다녀오세요, 스승님!"

　필리아의 배웅을 받으며 저택을 나선다.
　필리아를 혼자 놔두는 것이 조금 걱정이 되긴 하지만, 어차피 언젠가는 닥칠 일이다.

　필리아는 너무 노력하는 면이 있기 때문에, 내가 없는 동안에도 무리한 마법 훈련을 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고 있다.
　부엌에는 화재 방지 마법을 꼼꼼히 설치해 놓았고, 필리아는 아직 회복 마법을 사용할 수 없으니 가벼운 회복 마법을 쓸 수 있는 종류의 마도구를 준비했다.
　저택을 둘러싸듯 저택 안의 물건이나 사람에게 악의를 가진 사람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결계도 쳐놓았다.
　악의를 가진 사람이 들어오지 않더라도, 일단 들어가서 악의를 품으면 의미가 없다. 그래서 만약을 대비해 필리아에게 방문객은 절대로 들이지 말라고 당부하였다.
　그 외에도 혹시라도 필리아가 위험에 처했을 때를 대비해서 방범용 마도구를 하나 더 건네주기도 했다. 마개를 뽑으면 내가 가지고 있는 수신용 마도구에 연락이 오는 구조다.

　...... 잠깐, 너무 과보호하는 거 아닌가 ......?　그렇지 않겠지?
　하지만 걱정이 된다. 필리아는 무자각, 무죄, 무방비 3박자에 더해 순진무구하며 건강한 아이니까.
　이게 자식을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인가 .......
　뭐, 부모는 자식과 냥냥하고 싶지는 않겠지만.

　오늘은 내가 모험가 활동을 재개하는 날이다.
　활동을 중단한 지 어느덧 벌써 한 달이 훌쩍 넘었다.
　필리아를 구입하기 전에는 욕구불만의 나날이 계속되어서 미친 듯이 몬스터를 사냥하고 다녔었는데, 지금은 후련하다.

　뭐, 욕구불만은 여전하지만 ...... 오히려 필리아가 46시간 내내 곁에 있어서 더 심해진 것일지도 모른다.

　약을 타서 덮치려 했을 때는 정말 절정에 달했었다.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갖지 못하고 오랫동안 욕구를 해소하지 못하여 언제 또 폭주해도 이상하지 않다.

　...... 응?　계속 혼자만의 시간을 갖지 못한다고 한탄했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지금은 혼자 ......?
　필리아는 집에 있고, 약속을 지킬 그녀는 일단 쫓아오지 않는다.

　아니 아니, 혼자라고 해도 밖에 있잖아. 그래. 바깥은 안 돼.
　아무리 욕구불만이라 해도 밖은 좋지 않다. 역시 변태 같다.

　...... 하, 하지만 말이야. 한 달 넘게 계속 미뤄왔잖아?　그 태산님을 겸비한 필리아의 앞에서.
　한 번은 음마의 액체 약까지 마셔버리고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견뎌냈다.

　............ 발견되지 않으면, 괜찮지 않을까?
　설령 발견되더라도 마법으로 어떻게든 하면 되지 않겠어?
　허락 없이 그런 마법을 거는 것이 범죄라도, 들키지 않으면 되는 거잖아?
　이렇게, 어딘가 인기척이 없는 곳에서.........

"아, 안 돼!"

　고개를 흔들며 위험한 생각을 떨쳐버린다.

　지금의. 그래, 지금 것이 바로 욕망의 폭주였다. 필리아에게 약을 먹이려고 할 때도 이런 식이었다.
　발견하지 않으면 되는 게 아니야. 바깥에 있는 시점부터 이미 안 된다고.
　나는 이런 몸으로도 여자를 좀 좋아할 뿐이지, 밖에서 이런저런 짓을 할 정도로 변태는 아니다.

　더 이상 생각하다가는 다시 괴로워질 것 같아서, 필사적으로 아무 생각도 하지 않으려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모험가 길드가 눈에 들어왔다.

　모험가 길드. 몬스터가 출몰하는 위험지역에서의 활동을 전문으로 하는 직업, 모험가를 관리하는 조직이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안에 있던 모험가들의 시선이 나에게로 쏠리면서 조금 조용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