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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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01월 30일 21시 39분 1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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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

     그럼 왜?



    "마사가 약혼자로 결정됐을 때는 조금 기뻤었고."

    "고마워요."

    "하지만 갑작스러운 결정이었잖아? 축복의 말 따위는 하나도 없었어. 가문의 격차가 나는 여자를 강요당했다느니, 속은 거 아니냐느니, 손대서 책임을 물었다느니 하는 말들이 난무했어. 주변 소음이 너무 시끄러워서 완전히 싫증이 났어."



     네에? 그건 예상 밖이네요.

     공작가의 영식인데 그런 무례한 말을 듣게 될 줄은.



    "죄송해요."

    "아니, 생각해 보면 마사 개인의 잘못은 아니었어. 지금 생각해 보면 시기심도 있었을 거라고 이해할 수 있어. 마사는 똑똑하고 아름다웠으니까."



     왜 나를 치켜세우는 거람?

     윈스턴 님이 빙긋 웃는다.



    "큰 마력이 있으니 내 약혼녀로 맞아들인 이유도 알겠어. 하지만 나중에 태도를 바꾸는 것도 절도가 없는 것 같아서 말이야. 어색한 채로 지금까지 질질 끌고 말았어. 내 책임이야."



     그래, 윈스턴 님이 책임감을 느끼셨기 때문에 백년가약을 맺은 거지.

     이별 후의 내 삶을 생각하며 가치를 조금이라도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조금은 가슴이 후련해진다.



    "마사한테는 미안한 일을 했어. 이제 더 이상 내 아내로 남기 싫지? 2년의 세월이 다시 돌아오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는 너의 행복을 기원할게."

    "윈스턴 님 ......"

    "두 사람의 이혼은 용서할 수 없어."



     시어머니의 단호한 목소리다.

     그렇다. 시어머니는 경우에 따라서는 윈스턴 님을 쫓아낸다고 말했었다.



    "...... 라는 것도 불가능하겠네."



     불가능하다니 무슨 뜻일까?

     윈스턴 님이 거칠게 말한다.



    "부모님께는 불만이 있습니다. 마사를 약혼녀로 삼으실 때 저와 아무런 상의도 없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이야기였기 때문에 아무런 물밑작업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한꺼번에 의혹과 조롱이 몰려와서 꼼짝도 할 수 없게 되었다고요!"



     확실히 윈스턴 님이 미리 주변에 나를 소개할 수 있었다면, 문제가 훨씬 줄어들었을 것이다.

     나는 자기 일밖에 몰랐지만, 윈스턴 님도 힘들었을 것 같아.



    "잃어버린 시간은 되돌릴 수 없어. 하지만 지금이라도 좋으니 설명을 듣고 싶어."

    "미안하구나. 아론도 나도 생각이 부족했단다. 윈스턴에게 마력이 풍부한 약혼자를 구한다. 그리고 먼 친척인 리다우트 자작 가문과의 유대를 강화해 발판을 마련한다. 다른 이유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거든."

    "...... 이해는 가지만........"

    "말하지 않아도 알 거라 생각해서 서둘러 이야기를 진행했단다."

    "그럼 저와 윈스턴 님의 이혼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요?"

    "그래, 이유를 듣고 싶어."



     숨을 크게 내쉬는 시어머니.



    "...... 쓸데없는 이야기란다. 아론은 나와 결혼한 직후에 어떤 평민 여성을 임신시켰단다."



     무심코 숨을 멈춘다.

     그런 일이 있었어?



    "아기는 무사히 태어났지만, 그 평민 여자는 산욕열로 죽었단다."

    "아기는 어떻게 되었어?"

    "올드 리치 공작가에서 키우는 것이 순리였겠지. 하지만 배신감이 컸던 당시 나의 정신 상태로는, 그 아이를 시야에 넣는다는 것은 불가능했단다. 아기는 올드 리치 가문의 먼 친척인 리다우트 자작가에 맡겨졌어."

    "어?"



     설마 그게 나?

     세상에!

     시어머니가 힘없이 웃는다.



    "마사는 마력이 있어서 올드 리치 공작가에 입양된 것이 아니란다. 올드 리치의, 아론의 아이이기 때문에 마력이 높은 거지."

    "어머님, 그럼 마사는 내 누나라는 거야?"

    "아니. 윈스턴은 아론의 피가 흐르지 않는단다."

    "네!??"



     시어머니가 담담하게 이야기를 이어간다.



    "질투심에 사로잡힌 나는 보복을 위해 아론이 아닌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했거든. 어리석은 짓이라는 것은 알지만......."



     이제야 이유를 알았다.

     올드 리치 공작가의 당주인 시아버지의 친자식인 나와, 적자이지만 시아버지의 피가 흐르지 않는 윈스턴 님.

     확실히 우리 둘이 맺어지면 아무 문제도 없어진다.

     신음하는 윈스턴 님.



    "...... 그런 속사정이 있었다니."

    "경멸해도 상관없단다. 너희들의 인생을 망가뜨린 것에 대해서는 미안하구나. 용서받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아니요, 어머님 ......"



     올드 리치 가문의 피가 흐르기 때문에 나를 놓아줄 수 없다는 뜻인가.

     시어머니의 고뇌가 얼마나 컸을까.

     하지만 나는 오히려 속이 후련하다.



    "그럼 내 아버지는 누군데?"

    "...... 올드 리치 공작가의 먼 친척이신 분."



     먼 친척 ...... 아, 설마 리다우트 자작가의 아버지?

     나를 리다우트 자작가에 맡긴다는 약점이 있으니, 아론의 아버지께서도 불평할 수 없었다?

     친정집에 있을 때, 꽤 많은 혼담이 들어왔지만 아버지와 어머니는 신경도 쓰지 않으셨다.

     내가 윈스턴 님께 시집가는 건,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모든 게 다 연결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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