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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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12월 18일 22시 07분 2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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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짜 성녀 피오나. 너와의 약혼을 파기한다. 왕족을 모함한 죄로 너를 국외 추방한다!"



     왕자 오스카의 차가운 목소리가 왕성의 웅장한 홀에 울려 퍼진다.



     교회에서 왕성으로 불려 온 피오나는, 갑작스러운 파혼의 통보를 받고 멍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자, 잠깐만요, 왕자님. 약혼 파기는 이해해요...... 하지만 추방은...... 제가 없으면 이 땅에 독기가 만연하여 역병이 창궐할 것입니다. 부디 다시 생각을......"



     피오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간절히 호소했다.



    "아직도 그런 말을 하는가. 네가 가짜 성녀라는 것은 이미 분명하다. 왜냐하면 진정한 성녀는 이 레이첼이기 때문이지...!"



     오스카 왕자는 뒤에 서 있는 아름다운 아가씨의 어깨를 안고, 귀족들 앞에서 당당하게 선언했다.



    "진정한 성녀인 레이첼・진이 이 나라를 지킬 것이다. 너는 아무것도 걱정할 필요 없다. 알았다면 즉시 이 땅에서 사라져라!"

    "그런 ......"



     피오나를 바라보는 귀족들의 시선은 하나같이 차가웠고, 아무도 피오나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독기니 저주니 하며 지위를 지키려는 교회의 하수인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피오나도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소외당하는 것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사명을 믿고 지금까지 노력해 왔는데.



     ㅡㅡ결국, 피오나는 그대로 추방당하게 되었다. 얼마 안 되는 전 재산과 약간의 짐을 들고, 슬픔에 잠겨 나라를 떠났다.





    ◆◆◆





     ㅡㅡ반년 후.



    "어머......큰일이네......."



     피오나는 황국의 교회 앞의 숲에서, 왕국의 사자로부터 받은 편지를 읽고 당혹감 어린 한숨을 내쉬었다.



     ㅡㅡ피오나는 왕국을 떠난 후, 운 좋게도 이웃 나라인 황국의 교회에서 살게 되었다.



     자신이 떠난 후의 왕국의 상황이 계속 궁금했지만, 정보가 들어오지 않아서 어쩔 수 없었다. 분명 진정한 성녀인 레이첼이 모든 일을 잘 처리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피오나는 왕국에서의 일들을 잊기로 결심하고 착한 사람들과 조용히 살려고 했다.

     반년 동안 조용히 살면서 마음의 상처도 아물어갈 즈음, 숲에 베리를 따러 가던 중 왕국에서 온 사절단을 만났다.



     ㅡㅡ편지의 내용은, 오스카 왕자의 결혼식 초대장.



     피오나는 매우 당황했다. 거절하려고 했지만, 편지에 피오나가 참석하지 않으면 사절단은 사형에 처해진다고 적혀 있어 고민에 빠졌다.



    (이유를 모르겠어......)



     그들이 사형에 처해질 것을 알면서도 거절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 땅으로 돌아가는 것은 거부감이 있었다.

     망설이고 있을 때, 검은 머리의 청년이 교회를 찾아왔다.



    "ㅡㅡ조용한 교회에 거창한 손님이 오셨군. 대체 무슨 일이야?"

    "에드 님..."



     에드는 피오나가 추방당해 방황하고 있을 때 도와준 청년이다. 교회에서 생활할 수 있었던 것도 그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출국한 뒤에도 그의 도움을 계속 받았다. 가끔 교회에 와서 이것저것 챙겨주고, 오늘도 함께 베리를 따러 가자고 약속을 했다.



     에드는 거구의 사자들을 보고도 전혀 겁먹지 않고 피오나에게 다가왔다.



     ㅡㅡ그에게 상담해야 할까.

     아니, 그렇게 하면 소중한 은인에게 폐를 끼치게 될 것이다. 피오나는 교회장한테만 나간다고 전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말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때 에드가 피오나가 들고 있던 편지를 휙 집어든다.



    "아, 안 돼요 ......!"



     피오나는 손을 뻗어 편지를 되찾으려 했지만, 키가 큰 그의 손에 닿지 않는다.



    "ㅡㅡ음, 사정은 알았어. 내가 피오나를 호위해서 왕국에 간 다음 에스코트도 해줄게."



     에드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의 눈빛은 매우 온화했고, 피오나를 부드럽게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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