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31화 치켜세워지고 불로소득으로 살고 싶어(1)
    2023년 12월 01일 18시 32분 0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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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 졸려 ......"



     하품을 참으면서 하교.

     어젯밤은 늦게까지 아마네코 냥과 회의를 한 탓에 수업 중에 몇 번이나 졸 뻔했다.

     하지만 내 성적이라면 한 번의 졸음이 유급, 혹은 재수로 직결되기 때문에 어떻게든 수업 중 졸음은 피해야 한다 .......

     사실 생각해 보면 VTuber 활동을 하면서 고등학생인 내가 대단하지 않아?

     대학생들은 놀고먹어도 알아서 진급이 된다거나 하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 직장은 학교와 달리 유급이나 재수라는 제도가 없으니까.

     한 발만 잘못 내디디면 심연으로 떨어질 수 있는 고등학생이 가장 힘들다고 생각하는데, 그것과 겸업하고 있는 내가 스스로 보아도 대단하다고 생각해.

     뭐, 이걸 대학생이나 사회인에게 말하면 아마 격렬한 반론이 나올 테니, 입장과 관점이 다르면 어디나 똑같이 힘든 건 마찬가지라는 것으로 할까.......



     그런 별거 아닌 생각을 하면서 역 앞에 도착했다.

     오늘은 집에 아무도 없으니 저녁을 먹으러, 그리고 마침 다 떨어진 생필품을 사러 온 것이다.

     방과 후라서 그런지, 역 앞에는 학생복 차림의 인싸들이 행인의 방해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여기저기서 몰려다니고 있다.

     차라리 가라오케라도 들어가면 될 것을 그들은 길가에 멍하니 서성거리며 "어디 가는 거야?" "뭐 할래~?" '라는 내용 없는 말을 해가 질 때까지 끝없이 늘어놓을 것이다.

     지금은 가끔씩 반 친구의 권유로 놀러 갈 때도 있지만, 저런 식으로 의미 없이 잡담하는 방과 후에 동경이 없냐고 한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남에게 폐를 끼친다거나 주변에서 어떤 시선을 받을지를 생각하면, 결국 동경은 동경일 뿐이고 하고 싶지는 않다. 적어도 방과 후 교실이나 친구의 집이라면 몰라도.



     ...... 잘 생각해 보니 남의 집에 가본 적이 없네.

     빨리 쇼핑이나 끝내고 돌아가자.

     뭐, 딱히 인싸들을 보고 있으면 허전해진다거나 하는 건 아니고.



    "쿠로네 씨?"

    "히이이!"



     기분이 가라앉아 있던 차에 갑자기 뒤에서 말을 걸어오자 이상한 목소리가 나왔다.

     만약 내가 초등학생이었다면 깜짝 놀라서 반사적으로 가방의 방범벨을 울렸을 것이다.

     아플 정도로 두근거리는 심장을 억누르며 조금씩 뒤를 돌아본다.

     그곳에 있던 것은,



    "여어."



     야나기 야에(이자요이 오우카)였다.



    "우와 ......"

    "우와라니 이상한 인사네."

    "아뇨, 하지만, 어색하지 않아? 사적인 자리에서 직장동료와 만나는 거."

    "그런가? 나는 쿠로네 씨를 만나서 행복한데......."



     아까까지 품고 있던 허무함이라든지 여러 가지 부정적인 감정이 전부 도망가버렸어.



    "그래서, 왜 이런 곳에 왔어?"

    "왜냐니 ......그야, 아르바이트하는 곳이 저기니깐."



     그렇게 말하면서 야나기가 가리킨 방향은, 역 앞에서도 꽤 눈에 띄는 크기의 가라오케였다.

     그러고 보니 이 녀석의 알바처가 바로 그 가라오케였지.

     나와 마츠리 씨가 처음으로 합방을 한 곳이며, 이자요이 오우카에게 신분을 들키거나 아스카짱과 싸우고 헤어진 악연의 가라오케.

     이렇게 아르바이트 전의 야나기와 마주치는 것도 처음은 아니지만, 왜 이 녀석은 왜 하필이면 내 동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걸까? 스토커인가?

     그보다,



    "아직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구나."



     솔직히 말해서 수입으로 따지면 아르바이트보다 방송 활동으로 더 많은 돈을 받고 있을 것이다.

     덧붙여 말하자면, 그녀는 대학생이기 때문에 평소에는 대학에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그 외의 시간에는 방송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건 스스로 고생을 사서 하는 것밖에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



    "오늘처럼 우연히 쿠로네 씨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계속하고 있었어."

    "잠깐 당신 가게 점장님과 얘기해야 되니 알바처까지 따라갈게."



     그래, 그 비 오는 날도 우연이 아니라 노리고 있었던 거구나.

     역시 스토커잖아.



    "아, 잠깐, 거짓말이야. 농담이었다고."

    "네 거짓말은 너무 진심 같아서 기분 나빠!"



     거짓말도 진실도 모두 태연한 표정으로 말하기 때문에 판단하기 힘들다 .......

     게다가 이 사람이라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되니 나쁜 의미의 신뢰도가 너무 높다.

     그리고 농담이 너무 질척거려서 기분 나빠.



     야나기는 내 눈길을 받자 어색한 듯 헛기침을 하며,



    "금전적인 면에서는 학생 때 굳이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아도 돼. 하지만 돈보다 더 귀중한 사회 경험을 쌓을 수 있기 때문에 계속한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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