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 보봉은 냄새가 너무 심해서 싫었어! 빨리 돌아가자!"
"잠깐, 잠깐만! 아니......? 그렇게 서둘러? 잠깐만, 보통은 대화라도 하잖아. 어, 참고로 말해두지만, 그건 비상식적이라고."
"............"
도둑놈 보봉이 노골적으로 협상을 하기 위해, 비난을 섞어가며 나를 멈추려 한다.
무표정한 얼굴로 팔짱을 끼고 삿대질을 하며, 상식적인 사람인 척 설교한다.
"자, 질문. 남의 집에 왔습니다. 인사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몰래 들어와서 그 사람의 집 물건을 강제로 가져가려고 합니다.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이로 인해 그 사람은 직장을 잃게 되어 수입이 없어질 것입니다."
"아니, 너처럼 도둑질로 돈을 버는 것보다는......."
"자, 대답해 주세요~. 그런 얘기는 하지 않았어요~"
"............ 있을 수 있습니다~ 자, 안녕~"
"있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너무 짜증 나서 나가려고 했지만, 당황한 보봉이 길을 가로막는다.
"애초에 말이야, 이상하지 않아? 놀족 녀석들이 가져가는 건 이해해. 되찾으러 온 거라고 생각하게 되니까. ...... 누구야, 너. 그런 큼지막한 검은 갑옷을 입다니, 나보다 훨씬 더 수상해. 나보다 훨씬 더 악용할 거잖아?"
그러고 보니 이 갑옷도 훔친 것이니, 나도 보본과 같은 부류구나. 비록 저주받은 갑옷이라 할지라도, 악당에게 훔친 것이라 할지라도.
...... 뭐, 그 녀석을 생각하면 미안하다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이제 됐잖아. 훔친 이걸로 큰돈도 만졌잖아?"
"그런 말투 싫어~. 뭐야 그 ...... 왠지 삐진 느낌은......"
"............"
"보호하기 위해, 나는 망치를 바깥세상으로 꺼냈을 뿐이야. 하지만 변함없어. 아무것도 변한 게 없잖아. 보물 창고에 있느냐, 내 곳에 있느냐의 차이일 뿐이지. 안 그래?"
"그걸 세상에서는 도둑질이라 한다고!"
더는 참을 수 없으니, 놀해머는 이대로 내가 가지고 있기로 정했다.
"......바깥에 있는 동상 같은 건 네가 조각한 거잖아? 훌륭하잖아. 앞으로는 그쪽 방면으로 살아가면 되겠네."
"취미니까 즐기려고 만든 건데? ......이거 강해 보이는데, 힘으로 휘두르면 나만 아픈 꼴을 보겠어."
"생각이 말이야, 뿌리부터가 소인배라고. 좋은 기회니까 회개해."
"............차앗! 자, 때리지 않았습니다~"
주먹을 휘두르는 제스처를 보여 위협하려는 보봉을, 한 번쯤 때려눕힐까 진지하게 고민한다.
"ㅡㅡ이리오너라! 본녀가 왔으니, 마중 나오지 못할까!!"
밖에서 소란스러워서 빨리 나가려고 하자, 어린 소녀와 격투가로 보이는 쌍둥이가 들어왔다.
"...... 왜 이 녀석들은 우리 집에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오는 거야?"
"본녀가 들어왔다면, 그곳은 이미 본녀의 성이니라. 다녀오셨냐며 고개 숙여 맞이하거라."
"역대 최악의 침략자가 있는데 ......"
자신만만한 표정을 짓는 어린 소녀의 폭언에, 보봉은 기가 죽고 만다.
"너희들은 누구냐. 밖에서 무슨 소란을 피우고 있지?"
"뭐냐, 이 무례한 놈은. 어디, 본녀의 앞에 이자를 무릎 꿇리거라."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큰 사내들이 명령을 받고 내 앞으로 걸어 나온다.
"...... 야만적이군. 자기소개도 없이 갑자기 전투인가?"
"기몬이다."
"그렇지? 어리석지? 그럼 이름을 말해줘."
"기몬이다."
"...... 무슨 뜻이야? 이름은 숨기고 싶지만 자기소개는 하고 싶다는 뜻인가? 그럼 본명이 아니더라도 가명이라도 괜찮을 것 같은데 ......"
"기몬이다!"
안 되겠다. 쌍둥이 중 왼쪽한테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
모든 것을 어리석다고 한다. 이상한 사람인 것 같다.
"너는 어떻게 생각해? 너도 심술꾸러기야?"
"무론이다."
"역시 ...... 형제가 똑같네. 이름 정도는 알려줘도 좋을 것을 ......"
"무론이다."
"어, 알려주겠다고? ...... 그럼 부탁할게"
"무론이다."
"........................ 말하지 않는 거냐고! 뭐야, 아까부터! 전혀 낫띵 물론이 아니잖아!"
"무론이다!"
머리가 이상해진다. 이 두 사람과는 대화가 불가능하다.
저쪽도 나와 같은 반응을 보이는 것이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기몬, 무론, 뭐 하고 있느냐! 얼른 본녀 앞에 무릎 꿇게 하지 못할까!"
아, 두 사람의 이름이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