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7부 237화 돼지에게 주는 선물 From 이그니스
    2023년 03월 30일 11시 32분 1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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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12월 25일은 여신강림제다. 여신이 이 세상에 내려온 기념비적인 날이다. 그 전야제인 12월 24일부터 25일까지 가족과 친구들이 모여 성대하게 축하하는 것이 관례이며, 속칭 '신성한 6시간'이라 불리는 24일 21시부터 25일 3시까지의 6시간 동안 아이 만들기를 하면, 여신의 축복을 받아 튼튼하고 건강한 남자아이를 임신한다는 속설이 있다.

     그래서 이 세상에는 9월생들이 꽤 많다. 다들 여신의 가호를 받고 싶어 하는 모양이다. 그건 그렇다 치고 이 세상에도 역시 강림제에 선물을 주고받는 풍습과 24일 밤 착한 아이의 침대로 산타클로스가 찾아온다는 전승이 존재하여, 다시 한번 산타의 위대함을 느낀다고 호크가 중얼거리기 시작하는 12월의 초입.

     이그니스는 호크에게 줄 강림제 선물을 어떻게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아니, 무엇을 선물할지는 이미 처음부터 결정해 놓았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선물할지였다.

         ◆◇◆◇◆

     

    "음. 지극히 냉정하고도 이성적으로 판단해 보았지만, 역시 이 나야말로 그 어떤 것보다도 최고, 최선, 최강의 선물이라는 데는 조금도 의심할 여지가 없느니라. 따라서 [강림제다! 골드 저택 습격 계획!]의 발동을 지금 여기서 선언한다."

    "큰맘 먹고 초대장을 보냈는데도 좋은 대답을 받지 못한 것이 충격적이라는 것은 알았으니, 일 좀 하십시오, 폐하"

    "큿, 대답이 시원찮구나, 캐럽이여. 네놈은 언제부터 이 나한테 그렇게 거들먹거릴 수 있게 된 거냐? 응?"

    "처음부터였습니다만, 그게 문제라도?"

     안경을 척 밀어 올리며 안경에 탑재된 위협용 발광 기능으로 실내인데도 역광 얼굴이 되어 위협하는 캐럽과, 그 뒤에서 팔짱을 끼고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빌베리. 정말이지, 든든한 부하들이다. 사실 지금의 나에게 직접 반대 의견을 말할 만큼 용감한 사람은 한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밖에 없으니까. 참 시시한 일이지.

    "어이 빌베리, 너도 강림제 날 밤에는 산타 같은 괴상한 불청객보다 이 내가 곁에 있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안 하는가? 훨씬 고맙지 않겠느냐?"

    "아, 아침에 일어나서 폐하의 얼굴이 눈앞에 있으면, 보, 보통은 깜짝 놀랄 것 같은데? 그게 한밤중이라면 더더욱......"

    "음! 서프라이즈! 그래서 그런 거다. 그 어린애 같은 귀여움이 부족한 호크 녀석을 이 기회에 나이에 걸맞게 놀라게 해 줘야 의미가 있지 않겠느냐!"

    "사전 통보 없이 무단으로 상대방의 침실에 침입하다니, 국제적인 문제가 되어도 모릅니다?"

    "그래. 확실히 그 녀석 주변에는 무적의 몬스터 군단이 겹겹이 방어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장벽이란 우회하는 것! 장애물이란 통과할 수 있는 것! 기다려라, 호크여! 이 이그니스 산타가 너에게 최고의 강림제를 선물해 주마! 푸하하하하하하하하!"

    "폐하! 큰일 났습니다!

    "오, 무슨 일인가, 산칸 원수. 그렇게 서두르는 걸 보니, 혹시 그 시제품 전차가 완성된 건가?"

    "그럴 때가 아닙니다! 중요한 일이 있습니다! 요정의 잔당들이 단결하여 패거리를 만들고, 거기에 반란군이 합류하여 로콕 요새 터에 포위되어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산칸 원수의 말에. 캐럽과 빌베리 등 대기하고 있던 신하들 사이에 웅성거림이...... 울려 퍼지지 않네. 뭐냐, 너희들, 그 [역시......] 같은 한숨은.

    "그래서 요정의 숲을 불태우지 말자고 했지 않습니까! 아아, 또 여론이!"

    "무슨 소리냐. 짐에게 항복할 바에는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저놈들이 말해줬으니, 원하는 대로 해준 게 아니냐. 나의 흑염은 숲의 나무 뿐만 아니라 나뭇잎 한 장, 벌레 한 마리도 태우는 일 없이, 내 항복 권고를 무시하고 숲에 갇혀 있던 반항적인 요정들만을 태워줬지 않느냐?"

    "으, 으음. 평소에 하던 잔당 사냥이 조금 더 화려해진 것뿐이야, 그렇지? 요정국의 새 여왕과의 평화 협상은 이미 끝났으니까."

    "그렇다면 우리의 강림제 파티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신속하게 정리할 테니, 따라와라!"

    "안! 됩! 니다! 서류 작업이 엄청나게 쌓여 있으니, 지금 결재해 주시지 않으면 강림제 파티에 집중할 수 없게 됩니다, 폐하!"

    "음, 그건 곤란하지!"

    "내, 내가 갈게. 요정이나 정령 같은 것들 때문에 폐하를 귀찮게 할 필요는 없잖아?"

    "부탁합니다, 빌베리. 하지만 방심은 금물입니다. 예상치 못한 외부인이나 미지의 존재가 섞여 있지 않은지 잘 살피고, 신변의 위험을 느끼면 즉시 철수해 주세요."

    "헤, 헤헤! 거, 걱정하지 마 친구! 그럼, 가보겠습니다, 폐하!"

    "오오! 빌베리 대장군이 출진해 주시면 안심이지! 요정 따윈 두려울 것 없다네!"

     이상하다, 이 나라의 황제는 나임에도 불구하고, 나 없이도 이야기가 착착 진행되어 버렸다.

     이건 그건가? 호크가 [자신이 없으면 나라가 돌아가지 않는다고 자랑하는 왕은 정치가로서 삼류입니다, 폐하. 자신이 없어도 문제없이 돌아가는 조직을 만들 수 있는 그릇과 도량과 두뇌를 가진 사람만이 진정한 훌륭한 지도자입니다 ...... 그쪽이 부하들에게 일을 맡기고 자기는 놀 수 있으니까요]라고 말했길래 그대로 시도해 본 성과가 제대로 나오고 있다는 거지?

    "자, 이제 체념하고 도장 찍는 머신이 되십시오, 폐하. 그렇지 않으면 호크 공한테 폐하가 놀기만 하고 일을 전혀 안 해준다고 이를 겁니다?"

    "그건 곤란하다! 내 냉철하고 무자비하고 잔인하고 악랄한 멋지고 쿨한 통치자의 이미지에 흠집이 생길 수 있지 않느냐!...... 어쩔 수 없지. 도장을 가져와라."

    "그런 자세이옵니다 폐하. 열심히 일하신 대가로서, 3시 간식으로 폐하께서 좋아하시는 르 솔레이유의 레어 치즈 케이크와 멜론 타르트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왠지 모르게 능수능란하게 끌려간 느낌이 없지 않지만, 이런 상황에서 잘 따라주는 것도 내 미덕이니까 어쩔 수 없지. 때로는 사무적인 일에도 정성을 쏟아야 하는 것이 황제의 고충이니라. 하지만 이 고난을 이겨내면 월말에는 즐거운 강림제 파티와 호크와 함께 하는 2차 연회가 기다리고 있으니 기대하거라, 호크여! 강림제의 밤은 내가 접수한다! 푸하하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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