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8장 154화 자리(3)
    2023년 02월 21일 21시 29분 4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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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은 아직도 미지로 넘쳐흘러. 그래서 재밌는 거지만, 경계도 해야 해그것이 불필요한 때는......그래네가 시야에 비친 모든 것을 멸망시킬 수 있다고 단언할 수 있는 때일지도."

     

     땅을 바라보는 아스라의 곁에서, 와인잔의 레드 와인이 부드럽게 회전한다.

     

     "고개를 들어봐."
     ".........."
     "
    지금, 네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쓰러트릴 수 있겠어?"

     

     온화한 미소로 부드럽게 내려다보는 마왕.

     

     하지만 어깨에 놓인 손을 한번 움켜쥔다면 어제와 같은 충격이 생겨나고, 저 새카만 눈동자에 격정이 일어난다면 어떠한 악도 처벌받을 것이다.

     

     "......이후명심하겠소."

     

     빨려들 것 같은 검은 눈동자에서 시선을 떼고는, 심한 땀을 흘리는 아스라가 다시 고개를 조아린다.

     

     ". 다음은...... 미스트는 항상 착한 아이였고, 카게하는......"
     ".............."
     "......
    카게하는 왠지 하쿠토에게 불만이 많은 것 이외에는 뭐 상관없으려나."
     "
    !?"

     

     다른 자들에 비해 소홀한 취급에, 카게하는 미세하게 떨고 만다.

     

     "그럼, 발표한다."

     

     모두의 앞까지 걸어간 크로노가, 어울리는 [자리]를 수여한다.

     

     "내 다음가는 제1석은――――세레스티아 라이트."
     "......
    영예로운 1석 감사해요. 기쁘게 받아들이겠어요."
     "
    그래. 나는 멋대로 행동하는 편이니, 너 같은 참모한테 기대하고 있어."
     "
    맡겨만 주세요. 크로노 님의 소원, 그 전부를 실현시켜 보이겠어요."

     

     사명감을 새로이 한 여신이 감정 없는 얼굴을 들면서, 경외심이 느껴지는 흐릿하고도 날카로운 안광으로 고했다.

     

     "수고해. ......그럼 다음으로 제2석은, 아스라. 오크 무리를 맡길 예정이야. 3석은 놓아두고, 4석은 모리."

     

     예상이 빗나간 세레스티아가, 3석을 공석으로 한 것에 의문과 범상치 않은 예감을 품는다.

     

     "5석은 제랄드라고 하는 왕도에 있는 구성원을 임명하며, 첩보부대를 이끌게 하고는 있지만 부대원이 아직 1명에 불과해서 거의 내 전속의 여행동무가 되어버린 카게하를 제6석으로 삼는다."
     "
    영광이옵니다."

     

     말석에도 불구하고, 전속이라는 무엇과도 바꾸기 어려운 자리를 따낸 카게하.

     

     기뻐하는 본인과는 상반되게, 다른 모두가 가슴속에 어두운 감정을 품는다.

     

     "이상이다. 다만 이것만은 기억해. ......이것은 불변이 아냐."

     

     주머니에 넣었던 손을 빼더니, 불을 지핀다.

     

     "이 지위는 영향력과 전투력, 그리고 공적을 고려해서 기회를 보아 내가 변경한다. 마왕의 조직이니까. 성과와 노력에 따라 지위를 빼앗을 수도 있다. 불씨가 남는 편이 그럴듯하잖아?"

     

     하극상. 그것을 마왕이 허락한다면 나도? 하면서 불타오를 자는 많다.

     

     "그리고, 이게 마지막이다......"

     

     부하들에게 싸늘한 진동이 전해진다.

     

     화염은 가볍게 으스러뜨린 마왕의 눈길에, 명백한 힘이 깃든다.

     

     "......모두 알고 있지? 이 마을 근처에 마왕군을 자칭하는 녀석이 있다."

     

     손에 든 와인잔에, 균열이 들어간다.

     

     주인은 딱히 힘을 넣은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리리아와 카게하는 기억나겠지만, 요즘 들어 마왕의 이름에 기대는 악당이 나타나고 있다."

     

     금이 간 와인잔에서, 레드 와인이 새어나간다.

     

     마치 두개골에서 피가 흐르는 것처럼......

     

     "ㅡㅡ죽여."

     

     마왕의 명령이 내려지면서, 와인잔이 빨간색을 흩뿌리며 터져나간다.

     

     동시에, 부하들이 마비된 것처럼 약간 떨었다.

     

     "크로노스의 첫 임무다. 마왕의 이름을 자칭하는 거슬리는 것들을 허락해서는 결코 안 돼. 알겠지?"
     "
    뜻대로 하시옵소서......"

     

     1석의 세레스티아에 이어, 전율하는 일동이 분노하는 마왕에게 일제히 승낙의 뜻을 내비쳤다.

     

     "요즘 이런 생각이 들었어. 이 정도의 일에 굳이 마왕이 나가는 것은 좀 그렇지 않은가 싶다고. 일단은 걱정되니 이 마을에서 대기하겠지만, 뒷일은 맡길게. .......그럼 미스트, 산책하러 가자."

     

     경외심에 몸을 떠는 미스트를 데리고 마왕이 떠났지만, 누구도 고개를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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