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7장 132화 에리카와 코쿠토(1)
    2023년 01월 10일 11시 41분 3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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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것은, 연회에서 오늘의 역할을 끝낸 에리카와 리리아가 할일이 남은 키리에를 놔두고서 하쿠토 일행과 함께 돌아가는 마차 안에서 시작되었다.

     

     "아~아, 구경하고서 바로 돌아가다니~ 전에는 마을도 산책할 수 있었는데~"
     "신변을 생각한 일입니다. 현명한 공주님이라면 이해하시겠지요?"

     은퇴가 가까운 숙련기사의 충언을 듣자, 에리카는 입술을 삐죽이면서 말한다.

     

     "......왠지 요즘, 착한 아이 취급받으면 반항하고 싶어지네~ 뭔가...... 비상식적인 게 되고 싶다고나 할까....."

     "안 됩니다! 누구의 영향입니까 정말!"
     "......저기, 뭔가 기분전환을 하고 싶어. 치유할래."
     "엑, 벌써 결정하신 겁니까!? 아, 아니! 안 됩니다! 절대 안 됩니다! 세레스티아 님께서도, 에리카 님의 신변에 주의하라고 명하셨습니다!"
     "딴데 들린다고는 말하지 않았잖아."
     "아니 그것은......그러니까......"

     이렇게 완고한 기사는 패배했다.

     

     "어, 어이, 저곳에 뭔가 줄이 생겼다고. 무슨 가게길래 저러지....."
     "오오! 분명 유명한 식당일 거야. 좋아, 저곳으로 할래! 가자!"

     "그래!? 그럼 가자!"

     기사들의 앞이라서 직접 "저 가게에서 먹고 싶어!" 라고 말할 수 없었던 하쿠토였지만, 오래 알고 지낸 에리카는 그런 그와의 대화도 익숙한 것이었다.

     

     "기, 기다리십시오!! 앗, 리리아 공, 어딜 가십니까!?"

     마차에서 뛰쳐나가는 에리카와 하쿠토에 이어, 리리아까지도 마차에서 나가버린다.

     

     "이만큼 기사가 많으면 나는 필요 없어. 흑기사님한테서 들은 오늘의 훈련을 하고 싶으니, 먼저 저택으로 돌아간다."
     "......그, 렇습니까."

     쏜살처럼 바져나간 자들을 보며 지쳐버린 기사를 바라보는 오즈왈드는, 동정의 마음이 치밀어 올랐다.

     

     그런 일도 모른 채, 에리카와 하쿠토는 손님들을 따라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오오, 배고파지는 냄새다. 빨리, 빨리 주문하자!"
     "어린애 같으니 좀 진정해. ......오늘은 나도 먹을 수 있는걸~? 기사가 있으니, 독이 있나 맛보게 하면 먹을 수 있지~"

     바로 나무로 된 테이블석에 앉아 싱글벙글하는 두 사람.

     

     만석 상태인 음식점의 안을 흥미롭게 둘러본다.

     

     이쪽을 주목하는 손님들의 테이블에는, 쌀을 볶은 것에 고기와 게 등이 토핑된 요리가 놓여있다.

     

     에리카와 하쿠토의 기대감도 올라가서, 무의식적으로 주방을 향해 시선이 간다.

     

     하지만 곧장, 과도할 정도로 많은 수의 호위기사들이 둘러싼다.

     

     "......거기 당신, 이곳의 추천 메뉴를 주문해."
     "옙!"

     

     그다지 불만은 말할 수 없기 때문에, 에리카가 낮은 목소리로 한 호위한테 명령했다.

     

     "어이, 이곳의 추천 메뉴를...... 둘 내놔라."

     시선으로 에리카를 확인하면서, 하쿠토의 몫까지 신경 써서 가게 안에 있던 여직원에게 주문한다.

     

     성에서 훈련하는 일이 많은 하쿠토는, 기사들한테도 동생 같은 존재인 것이다.

     

     "......알겠다. ......셰프 님!!"

     "셰, 셰프 님?"

     주방을 향해 외치는 점원의 말투에 의문을 품는 일행.

     

     [예~이!]

     

     그 주방에서는, 청년 같은 남자의 목소리가 돌아왔다.

     

     "갈릭라이스, 토핑 아무거나, 하나 들어왔습니다!!"
     "어이, 두 개라고? 그 갈릭 라이스라는 것을 두 개."

     "......품절이다. 분명 쌀이 없는 것이다."
     "분명!? 예상만으로 판단하는 거냐!?"
     "나 정도가 되면 대략 알 수 있는 것이다."
     "......그, 그런가. 그럼...... 하쿠토, 쌀 이외도 괜찮겠나?"

     당혹해하는 기사가, 갈색 피부를 한 점원이라 생각되는 소녀의 태도에 굳어버린 하쿠토에게 물었다.

     

     "그, 그래...... 그렇게 해줘."
     "라고 한다. 쌀 이외의 것을 내놓도록."

     다시금, 에리카 일행과 나이 차이가 별로 안 나는 소녀에게 주문했다.

     

     "......알겠다. ......셰프 님! 갈릭라이스, 라이스 빼고 들어왔습니다!"
     [쌀을 뺀다고!?]

     

     등뒤에서 하나로 묶은 검은 머리를 흔들거리며, 다시 이상한 오더를 외치고 말았다.

     

     [무슨 뜻이야!? 볶은 마늘을 원하는 거야!?]

     "그게 아냐! 그런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아니라고! 방향성이 너무 달라서 셰프도 곤란해하잖아!"

     혼란스러운 셰프의 목소리를 듣자, 못 참은 하쿠토가 소녀에게 따졌다.

     

     "쳇, 싫다면 벌레답게 바깥의 잡초라도 먹도록 해라. 네게 셰프 님의 요리는 과분하다. 셰프 님과의 행복한 생활로 하늘 끝까지 올라가는 기분이었는데, 기분 나쁘게...... 앗, 왕녀 공은 머지 않아 나올 테니 기다렸으면 한다."
     "나한테만 태도가 나빠!!"

     마치 싫어하는 벌레라도 보는 듯한 시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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